트럼프, 원자력 발전 4배 확대 목표 행정명령 서명…규제 대폭 완화
??????  2025-05-25, 16:37:17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일(금) 원자력 산업을 활성화하고 원자로 승인 절차를 가속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명령은 향후 25년 내 미국 내 원자력 생산량을 4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과감한 규제 완화와 행정 개편을 통해 이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명령은 에너지 수요 급증 속에서 내려졌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으로 전력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전력 인프라에 대한 압박이 커지는 상황이다. 내무부의 더그 버검 장관은 “앞으로 5년간 전력 분야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가 향후 50년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원자력은 매우 ‘핫(hot)’한 산업이다. 이제 원자력의 시대가 왔다. 우리는 이것을 대대적으로 해낼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은 독립 규제기관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권한을 에너지부로 이관하는 것이다. 그동안 미국의 원자력 산업은 NRC의 엄격한 안전심사로 인해 새로운 발전소의 인허가에 오랜 시간이 소요돼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구조가 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보고, 향후 원자로 프로젝트에 대해 에너지부가 직접 승인권을 갖도록 변경했다.

행정명령에는 ▲NRC의 심사 기한을 18개월로 제한 ▲2026년 7월 4일까지 실험용 원자로 3기 가동 ▲국방물자생산법(DPA)을 활용한 핵연료 공급 확보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NRC 측은 “백악관 지침에 따라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서명식에 참석한 핵에너지 스타트업 ‘오클로(Oklo)’의 CEO 제이콥 드위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골프공 크기의 우라늄 샘플을 들고 나와 “이만한 양의 우라늄이면 한 사람의 평생 에너지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석유, 석탄, 가스를 지원하는 다수의 행정명령을 발표해 기후 변화 대응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원자력 확대 조치에 대해서도 안전성과 핵폐기물 처리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과거 NRC 위원장을 지낸 그레고리 야츠코는 “이번 명령은 미국 원자력 안전 체계에 단두대를 들이대는 격”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신뢰를 약화시키고 산업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상업용 차세대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지 않으며, 지난 50년간 신규 대형 원자로는 단 2기만이 조지아주에서 건설됐고 이조차도 예정보다 수년 지연되며 최소 170억 달러의 예산 초과를 기록했다.

반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이달 초 소형모듈원자로(SMR) 4기 중 첫 번째 건설이 시작됐고, 미국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원자로 개발사 발라 아토믹스(Valar Atomics)의 CEO 아이제이아 테일러는 “중국과 러시아가 앞서 나가는 가운데, 미국은 과도한 행정절차에 발이 묶여 있다”며 “에너지부의 혁신 가속화 조치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NRC는 현재 2030년대 초 전력 공급을 목표로 소형 원자로 건설을 추진 중인 민간 기업들의 신청을 검토 중이며, 심사 기간은 최대 3년 이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또 다른 스타트업 '레이디언트 뉴클리어'의 COO 토리 시바난단은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 원자력 역사에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가 첨단 원자력 산업의 성공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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