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연구진, 리튬이 뇌 노화 되돌려…획기적 연구 결과 발표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은 아밀로이드 플라크로 인한 리튬 결핍 가능성
소량의 리튬 쥐에 주입하자 기억력 회복, 시계를 되돌리는 듯한 효과
??????  2025-08-06, 11:57:02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고 되돌릴 수 있는 단서를 리튬에서 찾아냈다. 정신질환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금속 성분 '리튬(lithium)'이 새로운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스톤글로브가 6일 보도했다. 

하버드 의대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6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해산물, 견과류 등의 음식이나 식수에 소량 포함되어 있고 인체에도 미량 존재하는 리튬이 뇌 노화 및 알츠하이머에 대한 저항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억력이 약해지기 시작한 초기 노화 단계의 인간 뇌에서 리튬 수치가 현저히 낮다는 점을 발견했다. 또한 리튬이 결핍된 실험쥐에 미량의 리튬을 공급하자 기억력이 회복되었다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하버드 의대 유전학 및 신경학 교수이자 노화생물학 연구센터 공동소장인 브루스 얀크너(Bruce Yankner) 박사는 “리튬이 마치 시계를 되돌리는 듯한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는 약 700만 명의 알츠하이머 환자가 있으며, 2050년까지 1,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연구는 예방 및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기존에는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으로 ‘아밀로이드 플라크’라는 끈적이는 단백질 응집체가 지목되어 왔다. 하지만 이를 제거하는 기존 약물은 기억력 회복에는 거의 효과가 없고 진행 속도만 다소 늦출 뿐이었다.
얀크너 박사는 이제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가 ‘리튬 결핍’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리튬의 작용 원리
얀크너 팀은 약 400명의 사후 뇌 조직과 생전 혈액 샘플, 매년 진행된 기억력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인지적으로 건강했던 사람일수록 뇌 속 리튬 수치가 높았다. 반면,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에서는 아밀로이드가 리튬과 결합해 뇌세포에 리튬이 도달하지 못하게 막았고, 이로 인해 리튬 수치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며 보호 기능이 사라졌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건강한 쥐에게 리튬이 제한된 식단을 제공했으며, 이 쥐들은 뇌 염증이 증가하고 신경세포 간 소통이 저하되며 기억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알츠하이머 유전자가 삽입된 쥐들에게도 리튬이 부족한 식단을 제공하자,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비정상적인 타우 단백질 엉킴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병이 심화됐다.

그러나 이들에게 다시 미량의 리튬을 공급하자, 병의 진행이 되돌려지고 기억력도 회복됐다. 특히, 이 리튬 오로테이트는 아밀로이드에 의해 가로막히지 않고 뇌에 도달할 수 있었다.

리튬, 정신 질환 치료제는 독성 
리튬은 정신질환, 특히 조울증 치료에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지만, 기존 치료에 사용되는 리튬 탄산염(lithium carbonate)은 고용량이며 독성이 있을 수 있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반면, 얀크너 연구팀이 사용한 리튬 오로테이트(lithium orotat)는 이보다 1,000분의 1 수준의 극미량으로, 생리적 농도와 비슷하며 쥐에게도 독성을 유발하지 않았다.

MIT 학습기억연구소의 리후이 차이(Li-Huei Tsai) 소장은 “리튬이 이 정도로 중요할 것이라 생각 못했다”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2017년 덴마크 전역에서 50세 이상 80만 명을 추적한 연구에서도 식수 내 리튬 수치가 낮은 지역에서 치매 진단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UC 샌프란시스코의 노화연구소 부소장인 사울 비예다(Saul Villeda) 교수는 “리튬의 안전성이 이미 잘 알려져 있어, 리튬 기반 치료제 개발이 훨씬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원의 지원 종료로 임상실험의 어려움 
이 획기적 연구가 치료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리튬 오로테이트 소량을 투여하는 실험과 위약 대조군을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큰 걸림돌이 하나 있다. 바로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학교에 대한 연방정부 연구기금 지원을 전면 중단한 것이다. 얀크너 박사는 “국립보건원(NIH)의 주요 지원이 종료됐으며, 이는 연구의 진전을 심각하게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건강한 식단이 중요
연구팀은 리튬이 풍부한 식품으로 해산물, 곡류, 견과류, 일부 채소, 미네랄 워터 등을 제시했다. 또한 최근 연구에서는 식습관 개선, 신체활동 증가, 사회적 교류 확대 등 단순한 생활습관 변화가 인지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리튬이 풍부한 해산물은 홍합, 바지락 등 조개류와 고등어, 정어리, 참지 등 어류, 미역 다시마 등이다. 곡류로는 현미, 귀리, 보리 등이며, 견과류로는 호두, 해바라기씨, 캐슈넌, 아몬드 등이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리비우 아론(Liviu Aron) 박사는 “리튬 결핍이 알츠하이머의 중요한 원인일 수 있다”며, “지금까지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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