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최근 몇 년 사이 최악의 틱 시즌
??????  2025-07-10, 16:05:01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뉴잉글랜드 지역이 최근 몇 년 사이 최악의 틱 시즌을 겪고 있다고 보스톤글로브가 7일 보도했다. 특히 매사추세츠와 로드아일랜드, 마사스빈야드 등에서는 틱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마사스빈야드로 이사 온 린 맥코맥은 평소 하이킹을 즐기지만, 올해는 집 주변 산책로조차 마음 편히 다니지 못하고 있다. 그는 “함께 사는 파트너가 1970년대부터 이 지역에 살았는데, 올해처럼 틱이 심한 해는 처음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맥코맥은 정원 일을 하고 집에 들어올 때마다 몸에서 틱을 발견한다고 전했다. 그는 틱 방지용 옷을 입고 잔디에 삼나무 오일(Cedar oil)까지 뿌렸음에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의 파트너는 ‘론스타 틱’에 물려 육류와 유제품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알파갈 증후군’을 앓고 있다. 론스타 틱은 원래 미국 남부에서 흔했지만, 최근 몇 년 새 북상하며 뉴잉글랜드 지역까지 확산됐다.

뉴잉글랜드 주민들은 틱으로 인한 각종 질병에 이미 익숙하다. 라임병을 옮기는 사슴 틱, 로키산 홍반열을 유발할 수 있는 도그 틱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틱 개체수와 틱 매개 질병 모두 급증하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뉴잉글랜드와 인근 지역의 응급실 틱 관련 방문이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북동부 지역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233명이 틱에 물려 응급실을 찾았는데, 이는 전국 평균인 118명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매사추세츠주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응급실 방문자의 약 0.6%가 틱 노출과 관련이 있었고, 이는 2022~2024년 평균(0.4%)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틱 관련 응급실 방문은 7월에 가장 많다.

매사추세츠주 역학 책임자인 캐서린 브라운 박사는 “응급실 통계만으로 틱 노출을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사람과 틱의 접촉이 실제로 크게 늘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드아일랜드 대학 벡터 매개 질병 연구소의 토머스 매더 소장에 따르면, 뉴잉글랜드 지역의 틱 매개 질병 증가의 주된 원인은 ‘검은다리 틱(사슴 틱)’ 유충 개체 수 증가다. 이 틱 유충은 양귀비 씨앗 크기로 매우 작고, 약 20%가 라임병을 옮긴다. 특히 습한 날씨에 번식이 활발해진다.

매더 소장은 “겨울 온도보다는 봄철 초기에 얼마나 건조하냐가 더 큰 영향을 준다”며 “올해는 봄과 여름에 습도가 예년보다 높아 틱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보스톤 글로브 기상팀장 켄 마한 역시 “기후 변화로 봄·여름철 습도가 지난 20년보다 높아졌고, 이는 틱 개체수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스톤 지역에서는 이슬점이 70도를 넘는 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틱 개체수는 작은 설치류와 사슴 개체수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 동물들이 틱의 주요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매더 소장은 “최근 5년 사이 틱 관련 가장 큰 변화는 남부에서 북상한 론스타 틱의 확산”이라며 “로드아일랜드와 매사추세츠 남동부, 마사스빈야드, 내러갠셋만 일대는 이미 론스타 틱이 대규모로 번졌다”고 경고했다.

마사스빈야드에 거주하는 보디빌더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앨리슨 카메론 패리는 가족 대부분이 알파갈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린 아이가 있어 마당에 천연 틱 방지제를 뿌리지만, 키 작은 아이일수록 틱 위험은 더 크다”며 걱정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과 보스톤대학이 최근 공동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도 틱 예방 방법이 강조됐다.

하버드대 리처드 폴락 박사는 EPA 인증 틱 방지제인 퍼메트린을 옷에 뿌릴 것을 권장했으며, 틱을 발견했을 경우 즉시 제거할 것을 당부했다. 폴락 박사는 “틱이 24~36시간 동안 피부에 붙어 있으면 라임병을 옮길 가능성이 커진다”며 “응급실에 갈 필요 없이 바로 틱을 떼어내고 보관하라”고 조언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소속 감염병 전문가 다니엘 솔로몬 박사는, 틱이 피부에 붙어 있었던 경우, 발견 후 72시간 내에 항생제 독시사이클린을 복용하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주 보건부 브라운 박사는 틱 노출 우려가 야외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을 경계하며, 틱 방지제를 사용하고 밝은색 긴 옷을 착용해 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하고, 외출 후에는 옷을 고온 건조기에 넣어 숨은 틱을 제거하라고 당부했다.

반려동물의 경우, 틱 방지 약을 복용시키거나 목덜미에 바르는 외용제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탑스필드에 사는 패트릭과 릴리 마빈 부부도 올여름 반려견 3마리에서 틱을 자주 발견했다. 특히 2년 전, 낸터킷에서 키우던 골든리트리버 ‘케빈’이 틱에 물려 라임병에 걸렸던 경험이 있어, 지금은 예방 약을 꾸준히 먹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틱 매개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발네바와 화이자가 공동 개발 중인 라임병 백신은 현재 임상 3상에 돌입했으며, 매사추세츠 의대 매스바이올로직스는 라임병 예방 항체를 개발했으나, 아직 사람 대상 시험은 시작되지 않았다.

론스타 틱이 유발하는 알파갈 증후군에 대한 예방책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미시간대 연구진이 쥐 실험에서 효과를 확인한 나노입자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마지막으로 맥코맥은 “틱은 너무 작아서 더 무섭다. 눈에 잘 안 보이지만 사람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는 질병을 옮긴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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