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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빈 총장의 ‘대학 재설계’ 후 브랜다이스대 지원자 40%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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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보스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672회 작성일 26-04-2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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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레빈 브랜다이스 대학 총장 (사진 =브랜다이스 대학 웹사이트 캡쳐)

(보스턴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매사추세츠주 월댐(Waltham)에 자리 잡은 브랜다이스대학교(Brandeis University)가 대대적인 학사 개편을 추진한 뒤 신입생 지원자가 1년 만에 40% 늘었다. 미국 대학 입시 시장이 위축되고 일부 중소 사립대학들이 등록 감소와 재정 압박을 겪는 가운데 나온 변화여서 매사추세츠 고등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보스턴글로브 보도에 따르면 변화의 중심에는 1970년 브랜다이스 졸업생이자 현 총장인 아서 레빈이 있다. 컬럼비아대 교원대학(Teachers College) 총장과 우드로 윌슨 펠로우십 재단 회장을 역임한 그는 미국 고등교육 분야의 대표적 전문가로 꼽힌다.


14권의 저서를 펴낸 레빈 총장은 2024년 11월 1일 론 리보위츠 전 총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한 뒤 ‘20개월 임시 총장’으로 모교에 돌아왔다. 그러나 이사회는 지난해 그에게 정식 총장직을 제안했고, 레빈 총장은 자신이 추진하려는 ‘브랜다이스 플랜’ 실행에 필요한 2천500만 달러를 이사회가 모금한다는 조건으로 이를 수락했다. 이사회가 신속히 모금에 동의하면서 그의 임기는 2027년 7월까지로 연장됐다.


‘브랜다이스 플랜’ 핵심은 대학 교육을 졸업 후 진로와 더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레빈 총장이 동료 스콧 밴 펠트(Scott Van Pelt)와 함께 펴낸 신간 ‘대격변에서 행동으로(From Upheaval to Action)’는 미국 고등교육이 직면한 위기에 대한 처방을 담고 있다. 그는 미국 전체 대학의 20%에서 25%가 향후 몇 년 안에 문을 닫을 수 있으며, 특히 작은 대학들이 즉각적인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해왔다. 그가 책에서 제시한 해법을 모교에서 직접 실험하고 있는 셈이다.


브랜다이스가 지난해 가을 발표한 개편안에 따르면, 모든 학부 신입생은 입학과 동시에 학업 어드바이저와 진로 어드바이저를 각각 배정받는다. 졸업생은 기존 학업 성적증명서와 함께 학생이 실제로 익힌 직무 역량을 기록한 ‘두 번째 성적증명서(second transcript)’도 받게 된다. 이 두 번째 성적증명서는 마이크로크레덴셜(microcredentials), 즉 직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세부 역량별 인증 체계와 연결된다.


학교 조직도 4개 단과대학으로 재편된다. 새 단과대학은 인문·문화대학(School of Arts, Humanities and Culture), 경영·경제대학(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 과학·공학·기술대학(School of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사회과학·정책대학(School of Social Sciences and Social Policy)이다. 학부 자유교양 교육과 기존 대학원·전문대학원 프로그램을 통합해 이론 학습과 실무 적용을 한 구조 안에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브랜다이스는 또 새 진로·응용 자유교양 센터(Center for Careers and Applied Liberal Arts)를 신설해 2026년 가을 정식 출범시킨다. 이 센터는 모든 학생에게 진로 상담을 제공하고,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교육에 접목하는 실험실 역할도 맡는다.


마이크로크레덴셜 시범 프로그램으로는 응용통계분석(Applied Statistical Analysis), 데이터 분석 기초(Foundations of Data Analysis), 사람 중심 연구·분석(Person-Centered Research and Analysis), 정책 분석·이행(Policy Analysis and Implementation), 음향·영상 미디어(Sound and Video Media) 등 5개 과정이 먼저 제공된다. 등록 시작 5일 만에 130명이 신청해 학교 측은 “놀라운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이 개편안은 지난해 봄 교수회 표결에서 거의 90%의 찬성을 받아 통과됐다. 미국 대학에서는 주요 학사 개편이 교수회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90%에 가까운 찬성률은 이례적이다. 학교는 2025년 7월 4개 단과대학 학장을 임명하고 본격적인 시행 준비에 들어갔으며, 2026년 가을 입학하는 2030학번부터 새 체계가 전면 적용된다.


레빈 총장은 보스턴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들은 정말로 자녀가 일자리를 얻지 못할까 걱정한다. 우리는 일자리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일자리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등교육 기관들이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 그대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시기”라며 “나는 무언가 고치는 일을 사랑한다. 손재주는 별로 없지만 대학을 고치는 일은 못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입시 시장에서 일단 반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사립대학 입학 지원자가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브랜다이스의 가을 학기 신입생 지원자는 1년 만에 40% 급증했다. 새 학사 체계는 올해 가을부터 본격 시행된다.


레빈 총장은 4월 13일부터 15일까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ASU+GSV 정상회의’에서 평생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글로벌 실리콘밸리와 애리조나주립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이 행사는 교육과 직무능력 분야의 변화를 이끄는 인물들을 매년 선정한다.


브랜다이스는 1948년 매사추세츠 월댐에 설립된 4년제 사립 종합대학으로, 한인 사회에서도 오래전부터 인지도 있는 사립대학 중 하나로 꼽혀왔다. 학생 1인당 교수 비율이 낮고 자유교양 중심 교육과 연구 대학의 성격을 결합한 모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대학 전반의 등록 위기 속에서 브랜다이스 역시 재정 안정성과 미래 경쟁력을 둘러싼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개편은 자유교양 교육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졸업 후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학사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특히 두 번째 성적증명서와 마이크로크레덴셜은 학생이 전공 이름만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역량을 갖췄는지를 보여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자녀의 4년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한인 학부모라면, 매사추세츠 안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고 한국계 학생도 꾸준히 진학해 온 브랜다이스의 변화를 눈여겨볼 만하다. 대학 이름값만큼이나 졸업 후 진로와 직무 역량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브랜다이스의 실험은 미국 사립대학들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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