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북한 경제, 뜻밖의 호황… "김정은 집권 이후 최고 전성기"
무기 수출·파병 대가로 수십억 달러 확보, 평양은 앱 택시·QR결제·고층 아파트 건설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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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스톤 작성일 26-06-09 00:09본문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러시아에 대한 무기 판매와 병력 파병, 중국의 지원과 교역 확대가 경제 성장을 이끌면서 김정은 집권 이후 가장 강한 경제적 기반을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WSJ에 따르면 최근 평양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고, 식당에서는 QR코드 결제가 가능하며, 전기차와 수입 자동차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피자와 치킨윙을 판매하는 식당, 인터넷 게임 카페, 애완동물 상점, 자동차 전시장도 등장했다.
김정은 정권은 전국적인 건설 붐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평양에서는 1만 가구의 신규 주택이 공급됐는데, 이는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나 시카고보다 많은 규모다. 김정은은 올해 노동당 대회에서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선언하며 경제 성과를 강조했다.
북한 경제 회복의 가장 큰 배경은 러시아와의 밀착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될 탄약과 무기를 공급하고 1만5천 명이 넘는 병력을 러시아 전선에 파견했다. 서울의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은 2023년 여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북한이 무기 판매를 통해 10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했다. 파병 대가로는 5억 달러 이상과 군사 기술 지원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의 교역도 크게 늘었다. 최근 중국과의 월간 교역 규모는 8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중국산 소비재와 부품이 대거 유입되면서 북한 내 디지털 경제 발전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한 해커 조직들의 암호화폐 탈취 활동 역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수단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북한 경제가 2024년 3.7% 성장해 최근 8년 사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의 여러 연구기관들은 이러한 성장세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북한 경제 전문가 스테판 해거드는 "북한 경제는 김정은 집권 이후는 물론 김정일 시대보다도 더 강한 위치에 있다"며 "극도로 가난한 국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정권은 확보한 자금을 지방 공장 건설과 병원, 주택 공급 등에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평양 최대 병원과 뉴욕 센트럴파크보다 큰 온실 단지, 해변 리조트 등이 완공됐다. 또한 지방 20개 시·군에 매년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는 '20×10 계획'도 추진 중이다.
평양의 자동차 보급도 크게 늘어났다. 국영 방송은 최근 새로운 교통법규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할 정도로 차량 운행이 일상화됐다. 화성지구에는 40층짜리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으며, 러시아 전쟁에서 사망한 북한 군인 가족들에게도 이 지역 아파트가 제공됐다.
다만 경제적 풍요는 평양과 특권층에 집중돼 있다. 유엔은 북한 인구 2천600만 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영양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한국 드라마를 유포하는 행위가 사형에 처해질 정도로 인권 상황은 여전히 세계 최악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직 미 국무부 북한 담당 고위관리인 정 박은 "북한 정권은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졌다"고 평가했다. WSJ는 북한 경제의 회복이 미국이 제재 완화를 지렛대로 삼아 비핵화를 유도하려는 기존 전략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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