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이민 단속 대상 시민권자로 무차별 확대" > 뉴스 보스톤코리아
본문 바로가기


"ICE, 이민 단속 대상 시민권자로 무차별 확대"

WSJ, 이민 단속 현장 촬영자·시위 참가자·운전자까지 무더기 표적

정부 SNS에 신상 공개했지만 상당수는 기소조차 안 되거나 무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

본문

이민 단속국 요원들. ICE가 이민자는 물론 사진을 촬영하거나 지켜보는 미국 시민권자들마저 겨냥하는 방식으로 공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WSJ가 그동안의 이민단속 행태를 분석해 지적했다
이민 단속국 요원들. ICE가 이민자는 물론 사진을 촬영하거나 지켜보는 미국 시민권자들마저 겨냥하는 방식으로 공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WSJ가 그동안의 이민단속 행태를 분석해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이민 단속 과정에서 단속 대상을 시민권자를 가리지 않고 확대했으며, 연방요원 폭행 혐의로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미국 시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로는 기소되지 않았거나 법정에서 무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보도를 통해 국토안보부(DHS)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임에도 오히려 미국 시민을 겨냥하는 방식으로 공권력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연방 공무원들이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연방요원 폭행 혐의자로 공개 지목한 279명 가운데 181명이 미국 시민이었다. 이들 중 거의 절반은 결국 폭행 혐의로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도 없었다.


그러나 국토부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름, 머그샷, 기타 신상 정보는 이미 이들을 표적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일부는 가족, 친구, 직장에 해명을 해야 했고, 경우에 따라 자택과 직장 주소까지 온라인에 퍼지면서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WSJ는 특히 시민들이 법적 대응 비용과 보석금, 결근 손실까지 떠안아야 했다고 전했다. 이후 영상이나 증거를 통해 혐의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드러나도 정부 계정들은 사건 결과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으로 남부 국경 불법 입국이 기록적으로 줄었다는 평가를 받는 한편, 미국 시민을 대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시위 참가자, 단순 참관자, 지나가던 행인까지 연방요원에게 체포된 뒤 정부 발표에서는 ‘테러리스트’ 또는 ‘공격자’로 묘사되는 사례가 수백 건에 달했다.


워싱턴DC 사례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WSJ에 따르면 44세 시민 시드니 로리 리드는 지난해 7월 22일 연방요원들이 교도소 밖에서 이민 단속을 벌이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다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요원은 그를 벽쪽으로 강하게 밀치며 체포했다. 


그러나 ICE는 도리어 리드가 연방요원을 폭행했다고 공식 성명을 냈으며 이후 형사 고발장에는 리드가 요원의 손을 콘크리트 벽 쪽으로 “강하게 밀었다”는 주장이 담겼다. 그러나 법원에 제출된 녹음과 영상에는 요원들 스스로 리드가 어떻게 자신들을 공격했는지 두고 의견이 갈렸다. 


결국 세 차례의 대배심은 리드에 대한 중범 폭행 혐의 기소를 거부했다. 검찰은 대배심이 필요 없는 경범 혐의로 낮췄지만, 리드는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리드는 “영상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100퍼센트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민 단속 현장을 촬영하거나 지켜본 시민들이 연방기관의 새로운 표적이 되고 있다.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의 데이비드 비어는 “연방요원들이 시민에게 자신들을 관찰하거나 촬영할 권리가 없다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그런 입장을 취하는 순간 누구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리적 위협, 체포, 변호사 접견 없는 장시간 구금 등은 “사실상 정치적 반대세력을 겨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cc2a20cc0b8432232e67696d80147218_1773349875_0089.jpg
시카고에서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이 비디오를 촬영하던 미 시민 데이앤 피게로아의 차를 자신들의 차량으로 받고 강제로 피게로아를 체포하고 있는 영상의 한 장면. ICE은 오히려 피게로아가 차로 들이받고 발로 요원을 찾다고 주장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버몬트서 ICE 체포작전, 이민자 보호 시위대와 격한 충돌


실제로 WSJ가 200건이 넘는 영상을 검토한 결과, 미국 시민 체포는 크게 세 유형으로 집중됐다. 시위 현장, 단속 현장 촬영, 그리고 차량 운전 상황이었다.


일리노이주 브로드뷰의 ICE 시설 앞 시위에 참여했던 71세 공군 참전용사 데이나 브릭스도 ‘폭력적인 폭도’라고 X에 묘사됐으나 법원 기록과 바디캠 영상을 확인한 검찰은 아예 기소를 포기했다. 


미네소타 리치필드에서는 타깃 매장 직원 조나단 가르시아가 연방요원들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다 요원 폭행 혐의로 체포됐으나, 현재까지 기소가 이뤄지지 않았다.


운전자 사례도 적지 않았다. 연방 당국은 X 게시물에서 미국 시민 32명이 차량을 무기로 사용했다고 주장했지만, WSJ가 확인한 법원 기록상 이들 가운데 실제 폭행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사람은 1명뿐이었다. 3명은 사건이 기각됐고, 나머지 다수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시카고에서는 데이앤 피게로아가 운전하던 차량을 국경순찰 차량이 들이받은 뒤 무장한 요원들이 그녀를 차에서 끌어내리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졌다. 국토부는 오히려 피게로아가 정부 차량을 막고 일부러 들이받았으며, 진압 과정에서 두 요원을 발로 차 다치게 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시민인 피게로아는 몇 시간 뒤 풀려났고, 기소되지 않았다.


미네소타에서는 올해 1월 37세 여성 르네 굿이 연방요원 총격으로 숨진 사건도 큰 논란을 낳았다. 또 다른 미네소타 사건에서는 중환자실 간호사 알렉스 프레티가 1월 24일 연방요원들에게 사망한 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부터 “연방 법집행 요원을 살해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르네 굿 사건과 함께 이 두 사건은 정부의 초기 발표가 영상 공개 이후 흔들리면서 거센 역풍을 불러왔다. 


연방 검사들 내부에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민 단속이 집중된 도시의 일부 연방 검사는 법무부 지도부로부터 증거가 빈약하거나 기소 가치가 낮아 보이는 사건까지 공격적으로 폭행 혐의로 밀어붙이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WSJ에 말했다. 일부는 이에 반발해 사직했고, 다른 검사들은 마약, 공직 부패, 총기 범죄 같은 중대 사건을 다룰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까지 미국 정부가 소셜미디어에서 폭행 혐의자로 공개한 미국 시민 가운데 15명만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그중 10명은 더 가벼운 혐의였다. 


피해는 단순히 형사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리드는 이틀가량 연방 당국에 구금돼 있는 동안 친구나 직장에 전화 한 통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후 알래스카 개썰매 경기에서 개 조련사로 일할 기회를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공항에서 자신의 이름이 문제 인물로 표시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국토안보부는 이에 대해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위험한 폭도들로부터 요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하고 헌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여전히 현재의 진압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변인은 “수정헌법 1조는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를 보호하지만 폭동은 보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한
한새벽 기자
한새벽은 보스톤코리아 기자다. 2012년부터 14년째 뉴잉글랜드 지역 뉴스와 보스턴 한인사회를 취재하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보스턴 필수 생활 뉴스를 받아보세요

매주, 보스톤코리아 생활밀착 뉴스를 이메일로 전해드립니다.

관련기사

크리스 최
에이 클래스
애나정
제이슨전 뉴스
모스이민컨설팅
성기주변호사 뉴스
스마트 덴탈

불편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