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희귀질환 맞춤형 치료제 승인 새 길 연다
소수 환자 대상 유전자 치료도 허용 검토…‘두 차례 임상시험’ 기준도 완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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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새벽 기자 작성일본문
연방 보건당국이 기존 제약 산업의 수익 구조에 맞지 않아 개발이 지연돼 온 희귀질환 맞춤형 치료제에 대해 새로운 승인 경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소수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치료와 개인 맞춤형 치료제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23일 희귀 유전질환 등 난치성 질환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제(bespoke therapies)’ 승인 절차에 대한 예비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 소수의 환자만을 대상으로 시험된 치료제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승인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새로운 경로가 마련된다.
FDA는 특히 유전자 편집 기술을 예로 들었지만, 이번 접근 방식은 다른 약물과 치료법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티 마커리 FDA 국장은 “희귀질환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규제 장벽을 낮추고 과학적 진보를 촉진하는 것이 우리의 우선 과제”라며 “의미 있는 치료와 완치를 더 빠르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FDA가 기존 신약 승인 과정에서 수십 년간 유지해온 ‘두 차례 임상시험’ 요구 기준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최근 FDA는 여러 규정과 관행을 조정하고 있으나, 일부는 통상적인 연방 규칙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FDA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새로운 공식 규정 제정은 아니며, 60일간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최종 지침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희귀질환 분야 연구자들과 환자 단체들은 기존 승인 체계가 대규모 임상시험을 전제로 하고 있어 환자 수가 극히 적은 질환에는 사실상 적용이 어렵다고 지적해 왔다. 전통적으로 FDA는 실험 치료의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치료군과 위약군을 비교하는 임상시험을 요구해 왔으며, 참여 환자가 많을수록 근거의 신뢰도는 높아진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FDA, 희귀질환 치료제 승인에 임상 대신 과학적 개연성 기준 제시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의 경우, 수년에서 10년 이상 걸리는 임상시험과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에 이르는 개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
새 승인 경로는 ‘타당한 작용 기전(plausible mechanism)’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이는 해당 치료가 질병의 근본적인 유전적 또는 세포 생물학적 원인에 작용할 것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연구진은 치료가 실제로 환자의 유전적 이상이나 생물학적 결함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현재도 FDA는 다른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동정적 사용(compassionate use)’ 형태로 실험 치료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아직 정식 승인되지 않은 치료에 대해 기업이나 연구자가 이익을 얻는 것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이번 경로가 도입될 경우 기업들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맞춤형 치료제를 상업화할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이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대한 제약사의 투자 유인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최근 몇 년간 학계에서는 개별 환자의 유전자 결함을 직접 교정하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펜실베이니아대학교와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연구진은 노벨상을 수상한 유전자 편집 기술 ‘CRISPR’를 활용해 혈중 암모니아 축적을 일으키는 희귀 질환을 앓고 태어난 영아를 치료하는 맞춤형 치료제를 설계해 주목을 받았다.
FDA의 이번 움직임이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기회를 넓힐 수 있을지, 또 안전성과 과학적 엄밀성을 어떻게 균형 있게 유지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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