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리 주지사 ICE 체포 제한 이민자 보호법 서명… 법안에 뭐가 담겼나
학교, 보육시설 ,병원서 사법 영장 없는 이민 체포 금지
지역 경찰의 ICE 단속 협조 제한하고 이민자 가족 보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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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스톤 작성일 26-08-11 14:38본문
(보스턴=보스톤코리아) 모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학교와 병원, 법원 등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체포 활동을 제한하고 이민자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이민자 보호법에 서명했다.
힐리 주지사는 지난 8월 5일 첼시의 이민자 지원단체 라 콜라보라티바(La Colaborativa)에서 ‘프로텍트법(PROTECT Act)’에 서명했다. 법안의 정식 명칭은 ‘법치·감독·신뢰 및 평등한 헌법적 대우 촉진법’이다.
힐리는 “누구도 자녀를 학교에 보내거나 병원을 찾고, 범죄를 신고하거나 법정에 출석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며 이 법이 주민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 법의 핵심은 ICE가 학교와 보육시설, 의료시설 등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장소에서 판사가 발부한 영장 없이 이민자를 체포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공립학교와 차터스쿨, 학교 부지 및 주정부의 허가나 지원을 받는 보육시설(childcare facilities)에서는 추방 등 민사 이민법 집행을 위한 체포를 하려면 사법 영장이나 법원의 명령이 필요하다.
병원과 커뮤니티 헬스센터, 진료소, 요양원, 약물중독 치료시설 등에서도 환자 진료 공간이나 직원 전용 공간처럼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는 사법 영장 없는 민사 체포가 금지된다.
주 법원에서도 ICE의 체포가 크게 제한된다. 법원 건물뿐 아니라 법원과 연결된 계단, 광장, 보도와 주차장 등에서 민사 체포를 하려면 사법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 영장은 법원 관계자의 검토를 받아야 하며, 법정 안에서는 민사 체포가 금지된다. 다만 법원 관련 보호조항은 법 서명 90일 뒤인 11월 3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이 매사추세츠 전역에서 ICE의 모든 체포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제한 대상은 특정 장소에서 이뤄지는 영장 없는 민사 이민관련 체포다. 형사범죄와 관련된 체포나 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따른 체포는 여전히 가능하다.
학교와 병원 밖에서도 ICE의 연방 이민법 집행 권한 자체는 유지된다. 다만 주택이나 사업장의 비공개 공간에 들어가려면 사법 영장이나 당사자의 동의 등 별도의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주 및 지역 경찰이 ICE의 민사 이민단속에 참여하는 것도 제한된다. 경찰은 특정 중범죄 수사에 이민 신분 확인이 직접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 검문이나 조사 과정에서 시민권 또는 이민 신분을 물을 수 없다.
ICE가 발부한 행정 영장이나 이민 구금 요청서만으로 석방 대상자를 계속 구금할 수도 없다. 경찰 인력이나 차량, 장비 등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자원을 이민자 추적이나 민사 이민단속에 사용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 조항은 9월 4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지역 경찰의 형사범죄 수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폭력범죄, 성범죄, 중대 마약범죄, 총기범죄 등 일부 중범죄로 복역한 사람의 석방 정보는 제한된 범위에서 연방 이민당국에 제공할 수 있다.
지역 경찰에게 연방 이민단속 권한을 부여하는 ‘287(g) 협약’의 신규 체결이나 확대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주 교정국이 기존에 유지해 온 협약은 예외적으로 계속 운영할 수 있다.
임박한 공공안전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 지역 법집행기관이 주지사의 승인을 받아 최대 12개월 동안 제한적인 협약을 맺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협약은 형사 영장 집행 등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경찰에게 추방 등 민사 이민단속 권한을 부여할 수는 없다.
ICE에 부모가 체포되거나 추방되는 상황에 대비한 가족 보호조치도 마련됐다. 부모는 자신이 구금되거나 미국을 떠나야 할 경우 자녀를 돌볼 후견인을 미리 지정할 수 있다. 후견인을 지정하더라도 부모의 친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범죄 및 인신매매 피해자가 신청할 수 있는 U비자와 T비자 관련 절차도 빨라진다. 경찰이나 검찰 등 담당 기관은 피해자의 협조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일반적으로 45일 이내에 답해야 한다. 신청자가 추방절차 중이거나 가까운 시일 안에 이민법원 심리를 앞둔 긴급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14영업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체포가 이뤄지지 않았거나 사건이 이미 종결됐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의 증명 요청을 거부할 수 없도록 했다. 이 조항은 11월 3일부터 시행된다.
사업주에게도 새로운 의무가 생겼다. 사업주가 ICE로부터 직원들의 I-9 취업자격 확인서나 기타 고용기록을 검사하겠다는 통보를 받으면, 연방법에서 달리 요구하지 않는 한 48시간 이내에 모든 직원에게 이를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
주 교도소와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된 사람들의 권리도 강화된다. 시설은 구금자에게 본인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로 변호사를 만날 권리와 수사기관의 면담을 거부할 권리를 알려야 한다. 변호사와 비공개로 통화하거나 화상으로 면담할 수 있도록 하고, 구금자가 다른 시설로 옮겨지면 변호사와 본인이 지정한 가족 등에게 신속히 알려야 한다.
이 법은 ICE를 포함한 정부 관계자가 연방헌법상 권리를 침해했을 때 피해자가 매사추세츠 주 법원에서 민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주 법무장관은 학교나 병원, 법원 등에서 불법적인 민사 체포가 발생했다고 판단하면 이를 중단시키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학교와 보육시설, 의료기관은 ICE 요원이 찾아올 경우 신원과 영장의 유효성을 확인하고 대응 과정을 기록할 담당자를 지정해야 한다. 주정부도 주민과 학교, 사업체, 경찰이 이민단속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다국어 안내서를 마련한다.
힐리 행정부와 민주당 지도부는 이 법이 이민자들이 체포에 대한 두려움 없이 학교와 병원, 법원을 이용하고 범죄를 신고할 수 있도록 해 공공안전을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연방 국토안보부(DHS)와 공화당 인사들은 지역 경찰과 ICE의 협력을 제한하면 연방 요원들이 지역사회에서 직접 이민자를 추적해야 해 공개적인 단속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법은 ICE의 연방 이민법 집행 권한 자체를 없앤 것이 아니라, 매사추세츠 주정부와 지역 경찰이 민사 이민단속에 참여하는 범위를 줄이고 학교·병원·법원 등에서 이민자들이 받을 수 있는 보호를 강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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