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복장 인식 (Enclothed Cogn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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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스톤코리아 편집부 작성일본문
한국 삼성회장이 팬들을 만났다. 팬보다는 고객이라 해야 할진대. 그가 단상에 섰고, 마이크를 잡았을 적에 카메라 플래쉬가 곳곳에서 터졌다. ‘삼성폰으로 찍고 있나요?’ 수줍은 듯 회장의 첫마디 였다. 관중석에선 와~ 웃음이 터져나왔다. 마켓팅이 깔끔하다.
회장이 당일 입었던 윗저고리가 화제라 했다. 계열회사 제품인데 값비싼 점퍼는 아니라고 전한다. 덕분에 점퍼는 날개 돋친듯 팔렸다 했던가. 연예인도 아닌바, 대중을 향한 영향력은 대단하다. 일거수 일투족은 물론 신는 신발부터 입고 있는 옷까지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 된거다.
이번엔 회장의 아들이다. 아들은 해군장교로 임관했는데, 고된 훈련을 마쳤다고 한다. 임관식엔 아버지인 회장이 직접 참석했고, 제복에 장교계급장을 달아 주었다던가. 훈련은 무척 힘들었을 게고, 장교 아들의 눈가에도 눈물이 비췄다 했다. 지켜보던 아버지가 한 말. “수고했다.”
두어달 전 입교하던 해군소위의 모습이다. 청바지에 허름한 티셔츠인데, 배낭을 메었더랬다. 이젠 해군장교 복장이 깔끔하고 당당하게 보여 썩 잘어울린다. 목소리마져 다부진 장교가 된거다. 복장이 사람을 만드는 건지. 아니면 복장이 장교를 만드건 건지.
옷이 날개라는 한국 속담도 있다. 성공하고 싶다면 성공한 사람처럼 입으라. 모두 복색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인데, 복장인식(endothed cognition, 服裝認識) 이라 한다. 말이 어렵다만 제복효과制服效果 와 같은 의미라고 한다. 해군장교는 지휘관답게 제복을 갖춰 입어야 하는 바.
병원의사는 흰가운으로 신뢰감을 증진할 수있다고 한다. 모시옷이 선비의 제복인가. 시 한편이다. 아닌게 아니라 모시옷 입을 모습은 선비를 떠올리게 된다.
삼복 더위에 생각나는 모시옷 한 벌
내 작은 몸보다 치수가 넉넉한 그 마음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품위는 얼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태도에서 나온다.거울 앞에 입고 서 보면
(나는) 의젓한 한국의 선비
(송수권, 모시옷 한 벌 중에서)
그나저나 삼성회장의 직접 마케팅 덕을 봤던가. 아마 그러했을 것이다. 덕분에 해군장교를 지원하는 젊은이들도 늘어날게 틀림없다. 일단 폼나지 않는가.
한국육군 일개 병사로 병역의무를 마쳤다. 내 이야기인데 상병을 달았을 적에 어깨가 조금은 펴졌다. 색바랜 군복이 몸에 맞는 듯 싶었던 거다.
새해 첫날이다. 새해 첫날엔 한복을 입어야 제격이다. 독자 여러분 새해에 복많이 받으시라.
아담과 그의 아내를 위하여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니라 (창 3:2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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