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대 집단 성폭행 사건 일파만파 … 일부 학생은 처벌 에세이로 경감
뉴욕 주지사 독립 조사 요구·검찰 재수사…미성년 고교생 사이서도 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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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명술 편집장 작성일본문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학교가 2024년 발생한 집단 성폭행 의혹 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한 것이 내외부의 비판을 받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타고 당시의 사건 내용이 미성년자들에게 쉽게 회자되며 대학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이번 사건이 피해를 주장하는 여학생의 민사소송으로 다시 주목받으면서 뉴욕 주지사는 독립 조사를 요구했고, 당시 기소하지 않았던 지역 검찰도 재수사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9월 29일 보도에 따르면,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이날 코넬대가 학생 보호 의무를 다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대학 이사회에 외부 변호사를 통한 독립 조사를 요구했다. 당시 대학의 대응뿐 아니라 교내 문화 전반도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논란은 이달 한 여학생이 코넬대와 남학생 사교클럽(Fratinity) ‘카이 파이(Chi Phi)’ 회원 7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확산됐다. 원고는 2024년 술과 약물의 영향으로 동의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했으며, 대학이 자신을 보호하지 않고 사건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분을 키운 것은 소장에 담긴 스냅챗 단체대화방 메시지다. 소장에 따르면 한 회원은 사건 당시 ‘위층에서 공짜로 성관계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노골적인 여성 비하 메시지를 다른 회원들에게 보냈다. 원고는 이후 다른 남성들이 방으로 들어와 성폭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소식은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한인 고교생들 사이에서도 공유되고 있다. 매사추세츠의 한 한인 학부모는 고교 1학년 아들이 친구들 사이에서 스냅챗을 통해 퍼진 사건 소식을 접했다고 전했다. 향후 코넬대 진학을 목표로 삼았던 그 학생은 이후 동생과 여전히 이 대학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당시 형사기소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톰킨스 카운티의 매슈 밴하우튼 지검장에 따르면, 원고는 사건에 관한 소문이 교내에 퍼진 것을 알게 된 뒤 대학 경찰을 찾아가 2024년 11월 6쪽 분량의 진술서에 서명했다.
밴하우튼 지검장은 당시 진술서에는 의사에 반해 약물을 투여받거나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없었으며, 약물 사용과 성적 행위가 자발적이고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합의하에 이뤄진 것으로 기술돼 있어 기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민사소송에서 원고가 제기한 주장과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비판이 확산되자 밴하우튼 지검장은 9월 28일 사건을 다시 수사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교클럽 회원 7명에 대한 형사기소 여부를 판단받기 위해 사건을 대배심에 회부할 방침이다.
코넬대는 사건 이후 자체 조사를 벌여 해당 사교클럽 지부의 활동을 정지시키고 관련 학생들에게 징계를 내렸다. 징계에는 퇴학과 정학, 에세이 작성 과제 등이 포함됐다. 일부 학생에게 내려진 조치가 충분했는지를 놓고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학이 구성한 성폭력 예방 태스크포스의 조사 결과 역시 우려를 더했다. ‘동의 없는 성적 접촉’을 경험했다고 답한 학생 비율은 15%로, 2023년의 11%보다 높았다. 학부 여학생의 경우 35%로, 2021년 조사 당시 20%에서 상승했다. 학부 여학생들이 피해 장소로 가장 많이 지목한 곳은 기숙사였으며, 교외 주거지와 사교클럽 건물이 뒤를 이었다.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압박도 이어졌다. 코넬대가 위치한 이타카 시장은 대학의 대응을 비판하며 학생 행사 허가의 일시 중단을 촉구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하원의원도 대학의 성폭력 관련 문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배우 플로렌스 퓨가 남성들에게 성폭력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는 170만 개 이상의 ‘좋아요’가 달렸다.
코넬대 총장과 교무처장, 이사회 의장은 29일 밤 공동 서한을 내고 2024년 교내에서 벌어진 일은 당시에도 지금도 끔찍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학 구성원 모두가 성폭행이나 학대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생활하고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사소송의 피고 중 한 명인 스콧 크레치마르의 변호인은 의혹을 부인했다. 변호인은 의뢰인이 스냅챗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원고와 성적 행위를 하거나 신체 접촉을 한 적은 없으며 잠시 방에 머무는 동안 원고가 괴로워하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의혹의 사실관계와 대학의 대응 적절성은 향후 수사와 소송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사건에는 한국계 학생이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 한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일부 네티즌은 이 학생의 신상털기를 통해 개인의 사생활 정보를 노출하기도 했다.
■프래터니티·소로리티
프래터니티(Fraternity)는 미국 대학의 남학생 사교클럽, 소로리티(Sorority)는 여학생 사교클럽을 뜻한다. 대부분 전국 단위의 조직 아래 대학별 지부(chapter)를 두고 있어, 다른 대학의 회원과 졸업생까지 연결되는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그리스 문자를 조합한 이름을 사용하며, 이들의 활동과 문화를 통틀어 ‘그릭 라이프(Greek Life)’라고 부른다.
회원 선발과 입회 절차를 거쳐 가입하며 회비를 낸다. 친목·봉사활동, 학업·진로 지원과 동문 네트워크 등이 장점이며, 지부별 공동 숙소를 운영하기도 한다. 반면 일부 단체에서는 폭음과 강압적인 신고식인 ‘헤이징(hazing)’, 성폭력 문제가 반복돼 논란이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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