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임브리지 총격범, 정신병원 퇴원 3일 만에 60발 난사
PTSD·우울증 진단 받은 46세 타일러 브라운, 가석방관에 자살 시사
관대한 형량...사법체계 '경고 무시'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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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스톤 작성일 26-05-13 12:34본문
지난 11일 케임브리지 메모리얼 드라이브에서 60여 발을 무차별 난사해 운전자 2명을 중태에 빠뜨린 용의자가 사건 사흘 전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사건 발생 2시간 전부터 가석방 담당관에게 자살 시사 발언과 함께 반자동 소총을 흔드는 모습을 화상통화로 보였으며, 경찰이 그를 추적하는 사이 결국 그는 도로 위에서 무차별 총격을 벌였다.
12일 WBUR, CBS 보스턴, 보스턴글로브 등 현지 언론은 케임브리지 지방법원에 제출된 매사추세츠 주 경찰 보고서와 형사 기소장을 통해 사건의 상세 경위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 타일러 브라운(46)은 지난 8일(금요일) 매사추세츠 벨몬트에 있는 정신병원 맥린 병원(McLean Hospital)에서 퇴원한 상태였다. 그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불안, 우울증 진단을 받은 이력이 있다.
미들섹스카운티 검찰은 브라운에게 살해 의도 무장 폭행 2건, 무허가 총기 소지, 대용량 화기 소지, 화기 사용 폭행 등 모두 8개 혐의를 적용했다. 그는 현재 보스턴의 한 병원에서 총상 치료를 받고 있으며 기소 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사건 2시간 전, 같은 월세 집 거주자가 "정신이 나갔다" 신고
사건 당일인 11일 오전, 브라운과 같은 월세 집(Rooming house)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가석방 담당관에게 "브라운이 전날 밤 내내 술과 약물에 취해 있었고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알렸다. 가석방 담당관은 정오 무렵 브라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 상태에서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브라운은 자살 시사 발언을 했고, 가석방 담당관은 즉시 911에 신고한 뒤 상관에게 보고하고 브라운의 도체스터 자택으로 향했다.
오후 12시 8분경 브라운은 다른 전화번호로 가석방 담당관에게 페이스타임 화상통화를 걸어왔다. 그는 자신의 집이 아닌 부엌으로 보이는 곳에서 반자동 소총을 흔들며 "이 사람들 정말 대가를 치를 거다", "다시는 감옥에 안 간다"고 말했다. 그날 오후 브라운은 약물 검사를 받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는 또한 과거 살인을 저질렀고 "잡히지 않은 살인도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석방 담당관은 브라운의 모습을 스크린샷으로 찍어 경찰에 보냈고 브라운은 통화를 끊었다. 가석방관이 자택에 도착했을 때 브라운은 이미 그곳에 없었다. 얼마 후 브라운은 다시 가석방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제는 타일러 브라운이 아니다. 자신의 '슈터 네임(shooter name·총잡이 이름)'을 쓰고 있다"고 말한 뒤, 계속해서 총을 흔들며 자살 시사 발언을 이어갔다.
총격범 타일러 브라운
경찰, 위치 추적했지만 1km 반경 안에서 따라잡지 못해
이후 73분 동안 보스턴 경찰은 브라운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하기 위한 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미 비밀경호국이 케임브리지 반경 1,000미터 안에 브라운이 있다고 위치를 좁혀줬다. 보스턴 경찰은 오후 1시 6분경 케임브리지 경찰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오후 1시 21분경 매사추세츠 가석방 부서가 추가 영장을 통해 브라운의 위치를 케임브리지 켈리 로드 51번지로부터 100미터 이내로 더 좁혔다. 그러나 첫 총성이 약 0.5마일(약 800m) 떨어진 808 메모리얼 드라이브에서 울려 퍼진 것은 그로부터 약 9분 뒤인 오후 1시 30분경이었다.
총격이 벌어지는 동안 한 여성 운전자는 "총알이 차의 뒷부분을 뚫고 들어와 자신의 재킷을 스치듯 지나간 뒤 앞 유리를 관통했다"고 진술했다. 인근 주유소 직원들은 몸을 숨겼고, 리버마크 아파트먼트 주민들은 발코니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거나 영상을 촬영했다. 사건 현장 인근 거주자 세븐 스파크스는 "총소리에 몸을 숙여 피하려 했다. 일부 총알이 주유소에 맞았다"며 "총격범이 총을 공중에 흔들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소리쳤다"고 전했다.
총상 입은 두 피해자, MBTA 버스 기사와 도어대시 배달원
생명이 위태로운 부상을 입은 피해자 두 명은 모두 차량 안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 한 명은 MBTA 버스 기사였고, 다른 한 명은 도어대시 배달원으로 가족이 현장에서 WBUR에 신원을 확인해줬다. 한 피해자는 카시미르 방구라(Casimir Bangoura)로, 삼촌 수피아나 욤부노(Soufiana Yombuno)는 그가 동네 세차장으로 가던 중 빗발치는 총탄에 맞아 차량 통제력을 잃었다고 전했다. 욤부노는 "하느님께 감사하다. 그가 살아 있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매사추세츠 주 경찰관 랜던 베니 순경과 무장 시민 1명의 대응 사격에 팔다리 여러 군데 총상을 입고 제압됐다. 두 사람의 대응 사격으로 사건은 단 몇 분 만에 끝났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시민은 전직 미 해병대원이자 과거 사격 교관이었다. 그는 당시 메모리얼 드라이브를 남쪽 방향으로 운전 중이었으며, 차량 뒷좌석 총보관함에 9mm 글록 권총을 보관하고 있었다. 그는 브라운이 베니 순경을 향해 사격하는 모습을 본 뒤 권총을 꺼내 8발을 발사했다. 이웃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총에 맞은 브라운이 바닥에 쓰러진 뒤 누운 채로 총을 던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2020년 경찰관 살해미수 '관대한 형량' 다시 도마 위
이번 사건으로 2021년 브라운에게 비교적 가벼운 형량을 선고한 매사추세츠 사법체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브라운은 2020년 5월 보스턴 사우스엔드에서 보스턴 경찰관 4명을 향해 총격을 가했으나, 검찰이 10~12년형을 권고했음에도 서폭 고등법원( Suffolk Superior Court) 제닛 샌더스 판사는 5~6년형을 선고했다. 그 결과 브라운은 지난해 5월 MCI 셜리(MCI Shirley) 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당시 양형 심리에서 보스턴 경찰관 에드워드 게이틀리 3세는 격앙된 어조로 "브라운은 누구에게든 상처를 주는 데 거리낌이 없는 매우 위험한 사람이다. 그가 풀려나면 누군가를 다치게 하거나 죽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증언하며 최고형 선고를 호소한 바 있다. 샌더스 판사는 "수정 구슬로 미래를 볼 수는 없지만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라며 "나의 직관이 옳기를, 그리고 당신이 과거처럼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능력과 의지, 지원을 가지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레이철 롤린스 전 서폭카운티 검사장은 5~6년 선고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보스턴경찰순찰대협회는 이번 사건 직후 X(옛 트위터)에 "5년 전 사법체계가 경찰관을 살해하려 한 자에게 관용을 베푼 것은 정신 나간 짓이며, 매일 목숨을 거는 이들에게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협회장 래리 칼더론은 "이 사람은 거리에 나와 있어서는 안 됐다. 사회와 무고한 사람들에게 공정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모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12일 성명을 통해 "메모리얼 드라이브의 끔찍하고 혼란스러운 상황 한가운데서 주 경찰관들과 응급 대응 인력은 무고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험을 향해 달려갔다"며 응급 대응 인력과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전직 해병대원에 사의를 표했다. 힐리 주지사는 또한 이번 사건이 지난주 역주행 운전자에 의해 매사추세츠 주 경찰관이 순직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발생한 점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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