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윙으로 우스터 입맛 사로잡은 한인 2세의 한식집 '루비두' > 뉴스 보스톤코리아
본문 바로가기


치킨 윙으로 우스터 입맛 사로잡은 한인 2세의 한식집 '루비두'

앤드류, 어머니 손맛에 20여 년 요리 경험 더해…개업 2주년

“세대가 지나 한국어는 잊어도, 한국음식 뿌리는 남을 것”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
🇺🇸 Read in English →

본문

루비두에서 가장 인기있는 꿀고추장 치킨윙
루비두에서 가장 인기있는 꿀고추장 치킨윙

감자전분을 입혀 두 번 튀긴 치킨 윙에 꿀과 고추장을 섞은 소스를 바른다. 우스터 퍼블릭마켓 안에 자리한 한식 퓨전 식당 ‘루비두’의 대표 메뉴, 한국식 치킨 윙이다. 바삭한 튀김과 달콤한 고추장 소스에는 한인 2세 오너 셰프 앤드류 데이(Andrew Day)가 추구하는 방향이 담겨 있다.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맛을, 미국인에게는 한식의 세계로 들어서는 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지난 8월 28일 우스터 퍼블릭마켓에 자리한 레스토랑에서 보스톤코리아와 만난 앤드류는 치킨 윙이 식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라고 소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식당의 팬이 된 지역 라디오 진행자가 치킨 윙 경연에 루비두를 추천했고, 매사추세츠 중부와 커네티컷 북부 청취자들이 참여한 투표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앤드류가 이 작은 식당에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치킨 윙의 인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어머니가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과 가족의 기억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일이다.


53103a9d48c0bc6e496e47748ea350f9_1789077636_3484.jpg우스터 퍼블릭 마켓에 자리한 한식집 루비두를 운영하는 앤드류 데이(사진 우)와 주방과 운영을 돕는 조카
 

53103a9d48c0bc6e496e47748ea350f9_1789077703_6609.jpg루비두의 바 전경, 대부분이 바 좌석이며 3-4개의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언어는 세대를 거치며 잊혀지지만 음식은 많은 세대를 거친 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에서는 주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그는 “여덟 세대, 열 세대가 지난 뒤에도 우리 가족이 어머니가 전해준 레시피로 만든 김치를 먹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앤드류에게 한식은 자신의 뿌리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그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요리라는 것이다.


앤드류는 20대 초반 마사스비니어드에서 요리를 시작했다. 이후 보스턴과 플로리다의 웨스트팜비치, 키웨스트 등에서 다양한 음식을 만들며 20년 넘게 주방 경험을 쌓았다. 요리사로서 어떤 음식이든 만들 수 있도록 배우고 싶었지만, 자신의 식당을 열면 한식을 하겠다는 꿈은 오래전부터 간직해왔다. 


그 꿈은 2024년 9월 우스터 퍼블릭마켓에서 실현됐다. 루비두는 오는 9월 25일 개업 2주년을 맞는다. 식당 이름은 첫째 딸 루비를 부르던 애칭에서 따왔다.


그는 작은 공간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음식을 만들고 싶어 루비두의 문을 열었다. “한국 가족의 저녁 식탁처럼 음식을 나누고, 술 한잔하면서 즐겁게 이야기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독립을 결심할 무렵 앤드류는 요리사 생활에 지쳐 있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해야 했지만, 코로나19를 거친 외식업 현장은 힘겨웠고 많은 직원과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일도 부담이었다. 다시 음식 자체에 집중하고 싶었다.


퍼블릭마켓에서 컨설팅 일을 돕던 중 비어 있던 공간을 발견했다. 어머니의 도움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직접 페인트칠과 목공 작업을 하며 식당을 준비했다.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과 가족의 도움이 한곳에서 맞물린 드문 기회였다.


루비두의 음식은 어머니의 레시피를 출발점으로 삼지만 그대로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앤드류가 미국에서 자라며 접한 여러 문화와 식재료가 자연스럽게 섞인다.


그는 음식과 맛을 통해 문화를 연결하는 공통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미쉐린 후보로 거론되는 스시 상리, 최고의 스시 한점과 인생


갈비에도 자신만의 해석을 더했다. 뼈를 가로질러 얇게 자르는 LA갈비 대신 뼈가 붙은 큰 갈비를 조리하고, 수박을 활용한 한국식 바비큐 소스를 입혔다. 익힌 고기를 뼈에서 분리해 썬 뒤 다시 뼈 위에 올리고 수박 껍질 김치를 곁들였다. 이름은 매사추세츠의 약자를 딴 ‘MA갈비’다.


어머니 사샤 김씨와 나눈 별도 대화에서도 이런 실험의 과정이 드러났다. 앤드류는 여름 메뉴로 냉면을 준비하면서 쫄깃한 냉면 면발 대신 메밀국수를 사용했다. 처음에는 김씨도 이유를 물었지만, 익숙하지 않은 식감을 어려워하는 미국 손님들을 고려했다는 설명을 듣고 직접 먹어보니 이해가 됐다고 했다.


어머니 김씨는 아들의 요리에 대해 “먹고 자랐으니까 나한테 얻은 레시피에다 나름대로 더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숙한 음식의 중심은 지키되, 이곳 손님들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다.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는 앤드류가 가장 좋아하는 한식은 김치찌개다. “아플 때도 어머니가 김치찌개를 끓여주셨고, 축하할 일이 있을 때도 김치찌개를 먹었다. 술을 마실 때도 그렇다.”는 그의 입맛은 전형적인 한국인이다. 


그래서인지 김치찌개는 루비두 개업 때부터 메뉴에 올라 있다. 다른 메뉴들은 두세 달 간격으로 바뀐다. 작은 주방에서 내놓는 음식은 약 11가지. 손님에게도,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머릿속에 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정말 많다. 이제 손님들도 메뉴가 바뀐다는 걸 알고, 그 변화를 기대하며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다만 공간과 식재료 보관에 한계가 있어 과거 메뉴를 언제든 다시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메뉴는 재료를 중심으로 운영하며, 계절과 아이디어에 따라 새로운 음식을 선보인다.


53103a9d48c0bc6e496e47748ea350f9_1789077740_6827.jpg루비두의 두부 부침
퍼블릭 마켓 내의 이웃 가게들과 공존하는 것도 운영 원칙이다. 어머니가 만두나 라면을 제안해도 마켓 안에 이미 유사한 음식을 파는 가게가 있다는 이유로 메뉴에 넣지 않았다고 한다. 맥주와 와인 역시 인근 주류 판매점을 고려해 종류를 많이 늘리지 않고, 소주와 칵테일에 무게를 뒀다.


앤드류가 원하는 성장은 식당의 규모를 크게 키우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조카가 주방과 운영을 함께 돕고, 아내와 아이들도 손을 보태는 가족 중심의 공간을 지키고 싶다. 조금 더 넓힐 생각은 있지만, 다시 많은 인력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루비두의 한식은 어머니의 손맛과 미국에서 자란 아들의 경험이 접시 위에서 함께하는 음식이다. 앤드류가 다음 세대에 남기고 싶은 것도 그 맛과 기억이다. 


루비두(Ruby Doo)레스토랑 

우스터 퍼블릭 마켓 내 하딩스트리트 쪽 

160 Green St, Worcester, MA 


[email protected]

장
장명술 편집장 [email protected]
장명술은 보스톤코리아 발행인 겸 편집장이다. 2005년 보스톤코리아를 창간해 22년째 보스턴·뉴잉글랜드 한인사회의 뉴스를 취재·보도하고 있으며, 한인사회·정치·경제 분야를 주로 다룬다. 그가 이끄는 보스톤코리아는 2024년 미국 로컬 뉴스 지원 이니셔티브 프레스포워드(Press Forward)의 공모(Open Call) 지원 대상 매체에 선정됐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보스턴 필수 생활 뉴스를 받아보세요

매주, 보스톤코리아 생활밀착 뉴스를 이메일로 전해드립니다.

관련기사

크리스 최
애나정
에이 클래스
모스이민컨설팅
제이슨전 뉴스
스마트 덴탈
성기주변호사 뉴스

불편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