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시민권 연방대법원 손에…미국 여론은 찬성쪽 우세
합법 이민자 자녀 시민권에는 폭넓은 지지
불법체류 부모 자녀 문제로 가면 여론 크게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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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새벽 기자 작성일본문
연방대법원이 4월 1일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시민권 제도를 계속 유지할지를 두고 구두변론을 연다.
판결까지는 수개월의 변론 및 심의 기간이 걸릴 전망이나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오랫동안 헌법에 따라 허용되어온 제도의 향방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NPR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여론은 출생시민권 자체에 대해서는 비교적 우호적이지만, 부모의 체류 신분이 쟁점이 되는 순간 의견이 크게 갈린다. 부모가 미국 출생자이거나 합법적으로 이민 온 경우 태어난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는 데 대해서는 대체로 강한 지지가 나타난다. 그러나 부모가 불법으로 입국했거나 불법체류 상태인 경우에는 자동 시민권 부여에 대한 찬반이 팽팽하게 나뉜다.
출생시민권은 미국에서 1868년 수정헌법 14조에 포함되면서 제도적으로 자리잡았다. 수정헌법 14조 1항은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하고, 그 관할권에 속하는 모든 사람은 미국 시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남북전쟁 이후 해방된 흑인들의 시민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마련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임기 첫날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며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히 불법 입국자 문제를 겨냥해, 수정헌법 14조 조항이 현재의 이민 현실에 맞지 않게 적용돼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미국식 출생시민권은 결코 보편적인 제도가 아니다. 자동 출생시민권, 이른바 속지주의는 전 세계 약 30여개국에서만 시행되고 있으며, 주로 서반구 국가들에 집중돼 있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파키스탄은 이 제도를 이미 폐지했고, 아일랜드도 2005년 국민투표를 통해 이를 없앴다. 반면 많은 국가는 부모 혈통이나 가계에 따라 시민권을 주는 속인주의를 택하고 있다. 한국은 대표적 속인주의다.
여론조사 결과는 질문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부모의 신분과 상관없이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시민권을 줘야 한다는 식으로 묻거나, 이 권리가 헌법에 담겨 있다는 점을 함께 설명하면 찬성 비율이 높아진다. 반대로 불법체류 부모의 자녀에게도 시민권을 줘야 하느냐는 방식으로 질문하면 지지율은 크게 떨어진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트럼프, 출생시민권 다시 제한…대법원 제동 피해 새 행정명령조사별로 수치도 엇갈린다. 공공종교연구소 조사에서는 부모의 시민권 상태와 관계없이 시민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응답이 약 3분의 2에 달했다. 또 다수 대학과 함께 진행한 대규모 조사에서는 59%가 제도 유지를 지지했다.
NPR과 입소스 조사에서는 출생시민권을 끝내는 데 반대한다는 응답이 53%였고, 찬성은 28%에 그쳤다.퓨리서치 조사에서는 합법적으로 이민 온 부모의 자녀에 대한 시민권 부여에는 10명 중 9명 이상이 찬성했다. 그러나 부모가 미국에 불법체류 중인 경우에는 찬성과 반대가 50% 대 49%로 거의 같았다. 유고브 조사에서도 전체적으로는 과반이 출생시민권에 찬성했지만, 불법체류자의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는 데 찬성한 비율은 31%에 머물렀다. 관광객이 미국에서 낳은 아이에게 시민권을 주는 데 찬성한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정당과 인종, 연령에 따른 차이도 뚜렷하다. 민주당 지지층과 라틴계, 흑인, 젊은 층에서는 출생시민권 지지가 높게 나타난다. 반면 공화당 지지층, 특히 백인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는 반대가 우세하다. 퓨리서치에 따르면 불법체류 부모의 자녀에게 시민권을 주는 데 민주당원의 약 4분의 3이 찬성한 반면, 공화당원은 약 4분의 1만 찬성했다.
같은 공화당 안에서도 차이가 있다. 백인 공화당원 중 찬성 비율은 18%에 그쳤지만, 히스패닉계 공화당원은 55%가 찬성했다. 인종별로는 라틴계의 75%, 흑인의 61%가 불법체류 부모 자녀에 대한 시민권 부여에 찬성했지만, 아시아계는 48%, 백인은 42%에 그쳤다.
연령별로도 세대 차가 확인됐다. 50세 미만은 불법체류 부모의 자녀에게 시민권을 줘야 한다는 데 58% 대 41%로 찬성이 더 많았지만, 50세 이상은 거의 10명 중 6명이 반대했다. 또 미국 이민 2세대는 찬성이 강한 반면, 3세대 이상에서는 반대가 더 많았다.
어떤 매체를 신뢰하느냐에 따라서도 인식 차이가 나타났다. 공공종교연구소 조사에서는 신문이나 주류 TV 뉴스를 가장 신뢰하는 사람들 가운데 80% 이상이 부모의 신분과 관계없는 출생시민권에 찬성했다. 반면 폭스뉴스를 가장 신뢰하는 응답자 가운데 찬성 비율은 41%에 그쳤고, 더 보수적인 매체를 선호하는 집단에서는 29%까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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