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번호판 읽는 ‘플록 카메라’, 매사추세츠서 거센 퇴출 운동
범죄 수사 성과에도 영장 없는 이동 추적·이민단속 정보 공유 우려
프레이밍햄·케임브리지·세일럼 등 최소 9개 지역 계약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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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스톤 작성일 26-08-03 19:33본문
매사추세츠 각 지역 경찰이 범죄 수사를 위해 설치한 자동 차량번호판 인식 카메라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도난 차량과 범죄 용의자를 신속히 찾는 데 효과적인 도구라는 경찰의 평가와 달리, 시민단체들은 영장 없이 주민들의 일상적인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연방 이민당국과 정보가 공유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스턴글로브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에서 약 106개 지방정부가 플록 세이프티(Flock Safety)의 자동 차량번호판 인식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케임브리지, 프레이밍햄, 세일럼 등 최소 9개 지역이 주민들의 항의를 받아 계약을 종료했으며, 다른 지역들도 사용 중단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보스턴시는 짧은 시범 운영을 실시했지만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플록 카메라는 도로를 통과하는 모든 차량의 뒷부분을 촬영해 차량번호판과 촬영 시간, 위치, 차량 제조사와 모델, 색상 등을 기록한다. 범퍼 스티커, 루프랙, 차량의 흠집까지 식별할 수 있다. 수집된 자료는 기본적으로 30일 동안 보관되지만 경찰이 내려받을 경우 더 오래, 사실상 무기한 보관할 수도 있다.
플록은 미국 최대의 자동 차량번호판 인식 카메라 업체로, 49개 주에 12만대 이상의 카메라를 설치했으며 약 5천개 법집행기관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카메라 한 대당 연간 구독료는 약 2,500달러이며 별도의 설치비가 부과된다.
플록은 계약기관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하며 회사가 데이터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플록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경찰기관 간 정보 공유가 매우 쉽다는 점이다.
한 경찰서가 다른 지역 경찰서의 자료에 대한 접근을 요청해 승인을 받으면 해당 지역의 실시간 자료와 과거 기록을 지속적으로 검색할 수 있다. 일반 폐쇄회로 카메라나 휴대전화 위치정보와 달리 다른 경찰기관의 플록 자료에 접근할 때 영장이나 소환장이 요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전국적인 카메라망을 이용하면 경찰이 법원에 범죄 혐의를 소명하지 않고도 특정인의 이동 경로를 시간대별로 재구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플록 자료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전달될 가능성은 이민자가 많은 지역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플록은 ICE와 직접 계약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ICE는 플록을 이용하는 협력 경찰기관을 통해 자료에 접근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사추세츠는 지방 경찰과 연방 이민당국의 협력을 상당 부분 제한하고 있지만, 다른 주 경찰과의 정보 공유를 통해 이러한 제한을 우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프레이밍햄 시의회는 지난 6월 플록과의 계약을 만료시키기로 결정했다. 세일럼도 지난 7월 플록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 매사추세츠 지부(ACLU of Massachusetts)는 철저한 감사 절차와 자료 공유 제한이 마련된다면 번호판 인식 카메라를 합법적인 경찰 수사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적절한 안전장치가 없는 현 시스템에는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플록 카메라를 통해 도난 차량 회수와 실종자 발견, 납치 및 총격 용의자 추적에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코하셋 경찰은 지난 7월 플록을 이용해 도난당한 메르세데스 벤츠 스포츠유틸리티차량 2대를 수시간 만에 회수했다고 밝혔다. 플록은 자사 카메라가 전국적으로 1만명 이상의 실종자를 찾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12월 브라운대 총격 사건에서도 경찰은 플록 카메라 자료를 활용해 학생 2명을 살해하고 9명을 다치게 한 총격범의 위치를 특정했다.
그러나 실제 오남용 사례도 확인됐다. 밀워키 경찰관 2명은 전 여자친구를 찾기 위해 플록 시스템을 사용했으며, 이 가운데 한 명은 120회 이상 검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텍사스에서는 경찰이 실종자 수사를 이유로 들면서 낙태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여성의 이동을 조사하기 위해 플록 자료에 접근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플록의 댄 헤일리 최고법률책임자는 부적절한 검색은 전체 사용량에 비해 극히 적다고 밝혔다. 그는 주민들의 비판이 경찰의 기술 사용을 더 투명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각 경찰기관이 차량 촬영 건수와 자료 공유기관, 검색 기록 등을 공개할 수 있는 온라인 투명성 포털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정보 공개 여부는 각 경찰기관이 선택할 수 있어 의무적인 감시 장치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메라가 실제로 범인을 잡고 실종자를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영장과 독립적인 감사, 자료 공유 제한 없이 전국적인 감시망으로 확대될 경우 일반 시민의 일상까지 수사 대상처럼 기록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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