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상승이 더 벌린 매사추세츠 인종간 자산격차...백인, 히스패닉의 590배
주택소유 가구 순자산 79만달러, 세입자는 1,500달러
백인 54만9천달러, 아시안계 30만5천달러, 흑인 7,80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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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스톤 작성일 26-08-14 22:08본문
매사추세츠의 기록적인 집값 상승이 기존 주택 소유자들의 자산을 크게 늘린 반면, 주택 구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흑인과 라티노 가구는 자산 축적이 적어 인종간 부의 격차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안 가구는 상대적으로 자산이 높았지만 백인에 미치지 못했다.
보스턴글로브가 14일 보도한 보스턴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 of Boston)의 새 보고서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주택 소유 가구의 중간 순자산은 79만500달러였다. 반면 세입자 가구의 중간 순자산은 1,500달러에 불과했다.
주택 소유 가구의 순자산이 세입자 가구보다 500배 이상 많은 셈이다. 주택 소유자에게는 집값 상승으로 축적된 홈에퀴티가 가장 큰 자산이지만, 세입자가 매달 지출하는 렌트비는 자산으로 남지 않기 때문이다.
인종별 격차도 극심했다. 백인 가구의 중간 순자산은 54만9,200달러로 가장 많았고, 아시안·하와이 원주민·태평양섬 주민(AANHPI) 가구는 30만5천달러로 뒤를 이었다. 반면 흑인 가구는 7,800달러, 라티노 가구는 1,200달러에 그쳤다.
매사추세츠 인종·민족별 가족 중위 자산
2025년 경제 여건 분석 및 설문 자료 기준 · 단위: 달러
비백인 다인종 개인과 커플은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제외됐다.
자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아시안계 등을 포함한 AANHPI 가구의 중간 순자산은 백인 가구의 약 56% 수준이었다. 흑인 가구보다는 약 39배, 라티노 가구보다는 약 254배 많았다.
다만 보고서는 아시안계를 하와이 원주민과 태평양섬 주민까지 포함한 하나의 범주로 집계했다. 이 범주에는 출신 국가와 이민 시기, 교육 및 소득 수준이 크게 다른 여러 집단이 포함돼 있어 30만5천달러라는 수치만으로 아시안계 내부의 경제적 격차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AANHPI 가구의 중간 순자산 추정치에 대한 95% 신뢰구간도 8만8,900달러에서 52만1,100달러로 상당히 넓었다. 이는 조사 표본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로, 아시안계 전체가 비교적 부유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 3월부터 12월까지 매사추세츠 주민 5,0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매사추세츠 경제 상황 및 가구 기회 조사(Massachusetts Economic Conditions and Household Opportunity Survey·Mass ECHOS)’를 토대로 작성됐다.
조사 결과 매사추세츠 전체 가구의 중간 순자산은 37만4천달러였다. 그러나 전체 가구의 15.7%는 자산이 전혀 없거나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미국 태생 흑인 보스턴 주민의 중간 순자산이 8달러에 불과하다는 결과로 큰 충격을 줬던 2015년 보스턴 연은 보고서 이후 약 10년 만에 발표됐다.
현재의 인종별 자산 차이는 주택 소유율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연방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백인 가구의 약 70%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반면 아시안 가구의 주태 소유율은 57%, 흑인 가구는 39%, 라티노 가구는 32%에 그쳤다.
주택은 미국 가정이 세대간 자산을 축적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꼽힌다. 장기 모기지를 이용하면 수십 년에 걸쳐 주택 비용을 상환하면서 홈에퀴티를 쌓을 수 있고, 집값이 오르면 보유 자산도 함께 증가한다.
주내 세입자의 60% 이상은 새 아파트에 입주할 때 필요한 초기 입주 비용(첫달 및 마지막달 렌트비 및 보통 한달치 렌트비인 Security Deposit, 즉 3달치 렌트비)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구입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를 준비하는 것은 이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다.
세입자 가구 약 40%는 순자산이 전혀 없거나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상태였다. 반면 주택 소유 가구 가운데 이런 가구는 약 1%에 불과했다.
갑작스럽게 400달러를 지출해야 할 때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으로 감당할 수 없는 세입자 가구도 약 60%에 달했다. 주택 소유 가구에서는 같은 비율이 약 20%였다. 매사추세츠 전체 가구 가운데서는 35.4%가 400달러의 비상 지출을 현금 등으로 감당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오늘날의 인종별 주택 소유율 격차가 과거의 차별적 대출정책과 직접 연결돼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 은행들은 흑인과 소수계 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위험 지역으로 지정하고 주택담보대출을 거부하거나 제한하는 ‘레드라이닝’ 관행을 시행했다. 이로 인해 많은 흑인과 라티노 가정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주택 구입 붐에서 배제됐다.
같은 시기 많은 백인 노동계층 가정은 비교적 저렴한 주택과 정부가 지원한 모기지를 이용해 중산층으로 진입하고 자녀 세대에 자산을 물려줄 수 있었다. 반면 주택 구입에서 배제된 가정의 자녀들은 부모로부터 홈에퀴티나 주택 구입 자금을 지원받기 어려워 출발부터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레드라이닝은 주택 소유뿐 아니라 거주지역의 분리와 교육 기회의 불평등도 심화했다. 이는 고소득 일자리 접근성과 고용 차별 문제와 결합해 유색인종 주민들의 경제적 이동을 제약하는 요인이 됐다.
최근 10년간 매사추세츠 집값이 급등하면서 이러한 격차는 더욱 커졌다. 매사추세츠부동산중개인협회(Massachusetts Association of Realtors)에 따르면 2016년 6월 38만달러였던 주내 단독주택 중간 거래가격은 2026년 6월 71만5천달러로 올랐다. 10년 만에 88%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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