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핵융합 상업화 경쟁서 세계 선두권 부상
국가 주도 투자·공급망·장기계획 앞세워 속도전, 민간주도 미국과 경쟁
이코노미스트 “세계 첫 상업용 핵융합 원자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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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명술 편집장 작성일본문
핵융합 발전소 건설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세계 최초의 상업용 핵융합 원자로 개발 경쟁에서 유력한 선두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연구 거점인 허페이(Hefei)에서 최신 핵융합 실험장치인 연소 플라스마 실험 초전도 토카막(Burning Plasma Experimental Superconducting Tokamak , BEST)을 건설 중이며,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BEST는 보다 대형 프로젝트인 중국 핵융합 공학 데모 원자로(CFEDR)의 시험장 역할을 맡게 되며, 이 데모 원자로는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전력망에 연결되는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도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런 일정은 핵융합 달성을 추진 중인 영국, 유럽, 한국 등 다른 주요국 정부 주도 프로젝트보다 적어도 10년 정도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최근 중국의 연구 중심지인 허페이에 모인 1500여명의 물리학자, 엔지니어, 핵융합 옹호가들은 BEST를 중국의 기술 개발에 있어 “역사적인 전환점”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핵융합은 수소 원자핵을 융합해 막대한 에너지를 얻는 기술로, 장기적으로는 값싸고 대규모의 청정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초고온 플라스마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등 기술적 난도가 극도로 높아, 지금까지는 대부분 실험 단계에 머물러 왔다. 지금까지 행융합에 있어서는 미국과 유럽이 앞서 왔으나 중국 정부의 치밀한 계획은 중국을 선두로 부상하게 만들었다고 이 매체는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핵융합 경쟁에서 주목받는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국가가 연구 우선순위를 정하고 장기 계획 아래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막대한 공공 자금 투입이다. 셋째는 원자로 건설에 필요한 부품과 장비를 자국 산업체가 공급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실험 장치 하나를 짓는 것이 아니라, 상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산업 기반까지 함께 키우고 있다.
중국은 기술적으로도 비교적 검증된 방식인 토카막을 택했다. 토카막은 도넛 모양의 장치 안에서 초고온 플라스마를 강력한 자석으로 가두고 가열해 수소 원자핵이 융합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토카막이 발전소에서 유용해지려면 이른바 ‘연소 조건’에 도달해야 한다. 이는 플라스마가 충분히 밀집돼 스스로 열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이런 상태는 섭씨 1억5천만도 이상의 온도와 지구 자기장보다 수십만 배 강한 자기장이 있을 때 나타난다.
중국은 올해 1월 1일 이미 중국실험첨단초전도토카막(EAST) 같은 선행 장치를 통해 플라스마 밀도를 한 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단계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BEST로 넘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美정보당국, 中 차세대 핵무기 개발 중 판단…비밀 핵실험도"다만 핵융합의 과제는 물리학만이 아니다. 공학적인 난제도 해결해야 한다. 실제 원자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초전도 자석, 전력 변환 장치, 진공 챔버, 특수 금속 구조물 등 최첨단 부품이 대거 필요하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이 부분에서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은 프랑스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에도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핵융합 장치 제작에 필요한 금속 구조물과 자기 코일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연료 문제도 중요한 과제다. 핵융합에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주로 쓰이는데, 중수소는 물에서 얻을 수 있지만 삼중수소는 자연계에 거의 없고 방사성 붕괴도 빨라 확보가 쉽지 않다. 중국은 초기에는 외부 공급에 의존하되, 장기적으로는 리튬 블랭킷을 통해 원자로 내부에서 삼중수소를 자체 생산하는 기술까지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는 세계 여러 핵융합 프로젝트가 아직 완전히 풀지 못한 난제로 꼽힌다.
이 같은 기술 개발은 BEST뿐 아니라 인근의 CRAFT 시설에서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핵융합 장치에 들어갈 소재와 자석, 각종 부품은 물론, 고온 환경에서 원자로를 유지·보수할 수 있는 정밀 로봇까지 개발 중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이 기술을 완성한 뒤 건설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중국은 실제로 만들면서 배우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제도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국영 원자력 기업 산하에 핵융합 전담 국유기업을 설립했고, 올해 1월에는 원자력법을 시행해 관련 산업에 대한 규제 틀을 마련했다. 이어 3월에는 핵융합을 국가의 장기 경제 청사진인 15차 5개년 계획에 포함시키며 전략 산업으로 공식화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민간 기업 중심의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미국에서는 민간 부문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77개 스타트업이 150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이들은 첨단 토카막에서 레이저 구동 방식, 그리고 ‘스텔러레이터’로 불리는 새로운 구조의 원자로까지 다양한 기술을 통해 궁극적으로 자가 유지형 핵융합을 달성하려 하고 있다. 이들 대안 가운데 일부는 더 저렴하거나 단순할 수도 있어, 값비싼 공공 프로젝트를 앞지를 가능성도 있다. 일부 미국 기업은 2030년대 초반이면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중국의 일정과 비슷하다. 이에 따라 핵융합 경쟁은 중국의 국가 주도 모델과 미국의 민간 혁신 모델이 맞서는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어느 쪽이 최종 승자가 될지는 단정하기 이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이 연구개발, 자금, 산업 공급망, 제도 정비를 동시에 밀어붙이면서 핵융합 상업화 경쟁의 가장 강력한 주자 가운데 하나로 부상한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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