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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국, 시민권자도 노린다… 30년 전 기록으로 뉴햄프셔 여성에 박탈 소송

매달 100~200건 법무부 이첩 지시…올해 소송 이미 약 40건

범죄 혐의 없이 과거 이름·추방 기록 누락만으로도 박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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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귀화한 미국 시민권자들의 수십 년 전 이민 기록까지 다시 조사하며 시민권 박탈 절차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미 이민국(USCIS)은 각 지역 사무소에 매달 100~200건의 잠재적 시민권 박탈 사건을 법무부에 넘기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과거 종이로 보관했던 지문자료까지 디지털화해 다른 이름으로 이민 혜택을 받은 사례를 찾아내고 있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뉴햄프셔에 거주하는 방글라데시 출신 네 자녀의 어머니가 약 30년 전 다른 이름으로 내려진 추방 명령을 시민권 신청 당시 숨겼다는 이유로 시민권 박탈 소송을 당했다고 보스턴글로브가 보도했다.


뉴햄프셔 연방 지검은 지난 7월 16일 내슈아에 거주하는 칸다커 나즈문네사 울라를 상대로 연방법원에 귀화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정부는 1994년과 2007년 지문기록을 비교한 결과 울라가 1995년 ‘셰이크 나즈문네사 나즐리’라는 이름으로 추방 명령을 받은 사람과 동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라는 1996년 영주권을 취득하고 2009년 미국 시민이 됐다. 법원 기록에는 울라가 범죄나 인권침해에 연루됐다는 내용은 없다. 정부가 문제 삼는 것은 다른 이름으로 진행된 과거 이민 절차와 이를 귀화 신청서에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뉴햄프셔에서 처음 제기된 시민권 박탈 소송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국적으로는 귀화 시민권자의 과거 기록을 다시 조사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NBC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USCIS 지역 사무소에 매달 100~200건의 시민권 박탈 가능 사건을 법무부에 이첩하도록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4월 기준 외국 태생 미국 시민권자 384명을 시민권 박탈 가능 대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토안보부 산하 연구소가 울라의 오래된 지문을 분석하기 약 두 달 전이었다.


법원 통계 분석기관 트랜잭셔널 레코드 액세스 클리어링하우스(TRAC)에 따르면 시민권 박탈 소송은 2025년과 2026년 초까지 과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해 5월부터 급증했다.


올해 6월 중순까지 연방정부가 제기한 시민권 박탈 소송은 약 40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어느 한 해에 제기된 전체 귀화취소 소송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자크 케일러 USCIS 대변인은 “귀화 과정에서 거짓말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며 “사기로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을 적극적으로 추적해 법무부에 귀화취소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 민사국 책임자인 브렛 슈메이트 법무차관보도 지난 7월 20일 “귀화 절차를 속인 사람은 법무부의 전면적인 법 집행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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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까지는 표면만 긁었을 뿐”이라며 “더 많은 소송이 제기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슈메이트 차관보는 지난해 6월 법무부 민사 담당 변호사들에게 보낸 지침에서 시민권 박탈을 주요 집행 우선순위로 지정했다.


과거에는 전쟁범죄와 테러, 중대한 범죄 전력을 숨긴 사람을 중심으로 시민권 박탈 소송이 제기됐다. 그러나 새 지침은 정부가 ‘충분히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사건을 추적할 수 있도록 폭넓은 재량을 부여했다.


울라 사건처럼 수십 년 전의 지문기록을 다시 분석해 복수의 신원을 사용한 사례를 찾아내는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TRAC 연구진은 최근 제기된 여러 소송이 오래된 지문기록의 재검토를 근거로 하고 있다며, 연방정부가 과거 추진했던 지문자료 디지털화 사업을 다시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사업은 종이 형태로 보관됐던 약 31만5,000건의 과거 지문자료를 디지털화해 서로 다른 신원으로 이민 혜택을 받은 사람을 찾기 위한 것이다.


울라를 상대로 한 소장에 따르면 그는 1994년 나즐리라는 이름으로 첫 번째 이민 절차를 시작했다. 첫 사건이 진행 중이던 1995년 10월에는 울라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이민 신청을 제출했다. 같은 해 11월 이민판사는 나즐리를 방글라데시로 추방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이민당국은 두 사람이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1996년 4월 울라의 영주권 신청을 승인했다고 정부는 주장했다. 울라는 2007년 귀화를 신청하면서 과거 추방 명령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고, 2009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정부는 울라가 중요한 사실을 고의로 숨기거나 허위로 진술해 시민권을 불법적으로 취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과거 추방 명령 자체 때문에 울라가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받을 자격이 없었다고 보고 있다.


울라의 변호인 로널드 에이브럼슨 변호사는 “정부가 소장에서 주장한 내용과 모순되는 증거를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어 방법과 사건의 맥락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울라는 1994년 남편과 두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미국에 입국한 뒤 미국에서 두 자녀를 더 낳았다. 현재 가족과 함께 내슈아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 연방정부의 시민권 박탈 소송은 한 달에 약 한 건 정도로 드물었다. 주로 전쟁범죄나 인권침해, 중대한 범죄 전력을 숨긴 사람이 대상이었다.


미국이민변호사협회(AILA)는 정부가 귀화취소 사건을 광범위하게 발굴할 경우 시민권 박탈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귀화 시민들이 시민권을 영구적인 지위로 믿지 못하게 되면 투표와 정치 참여 등 미국 시민으로서의 활동을 꺼리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귀화 시민권은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으며 연방법원의 판결을 거쳐야 한다. 정부는 피고가 시민권을 불법적으로 취득했거나 중요한 사실을 고의로 숨기고 허위진술을 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email protected]


한
한새벽 기자
한새벽은 보스톤코리아 기자다. 2012년부터 14년째 뉴잉글랜드 지역 뉴스와 보스턴 한인사회를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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