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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유가 충격, 미국 경제에 450억 달러 격차 만들어

휘발유·디젤값 폭등에 저소득층은 허리띠 졸라매,

에너지 기업 주주들은 막대한 이익... S&P 500 에너지 섹터 32% 상승,

1분기 메이저 5개사 잉여현금흐름 84%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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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8일전의 개솔린 가격이
불과 8일전의 개솔린 가격이

이란 전쟁이 촉발한 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 공급 차질이 미국 경제 내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월 16일 보도했다.


OPIS 가격 데이터와 연방 수요 통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인들은 이란과의 전쟁 기간 동안 작년 같은 기간보다 휘발유와 디젤 비용으로 누적 약 450억 달러를 더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솟은 연료비로 인해 저·중소득층은 소득 대비 더 많은 비용을 사용해야 했으며 이 결과로 소비여력을 크게 감소시켰다는 분석이다. 


같은 시기 석유·가스 기업에 투자한 사람들은 큰 이득을 챙겼다. 에너지주의 막대한 수익은 호황을 누리는 기업 실적 시즌을 뒷받침했고, 인공지능 주도의 증시 상승세에 힘을 보태 주식시장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높아진 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형편이 어려운 미국인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음에도 반대 급부로 소득이 급증한 고소득층으로 인해  미국 경제는 큰 침체를 겪지 않을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보고 있다.

 

미국인들의 에너지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상승으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하고 사상 최저 수준의 소비자 심리 지수가 나타나자 다른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번 유가 충격이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미국에는 오히려 수출 사상 최대치라는 형태로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사추세츠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의 이사벨라 베버 경제학 교수는 "문제는 ‘미국이 누구를 의미하느냐’이다"며 "미국의 소득 계층별로 보면, 이번 충격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정말로 최상위 부자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다수 사람들은 거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오히려 훨씬 큰 비용 부담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버 교수는 유가 충격을 ‘부의 재분배’에 비유했다. 그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2022년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거둔 막대한 이익 중 약 50%가 미국 최상위 1% 부유층으로 흘러갔다.


올해 들어 S&P 500 에너지 섹터 주식이 32% 상승하면서 주주들은 인플레이션의 타격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상태다. 분석업체 지오로직(Geologic)의 ‘에벌루에이트 에너지’ 데이터에 따르면, 석유·가스 기업들의 1분기 합산 실적은 최근 몇 년 새 최고치로 올라섰다. 미국 셰일 유전 지대에서 신규 시추가 거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몇 달 안에 이익과 배당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현재의 가격 상승은 알래스카에서 노스다코타, 그리고 서부 텍사스와 뉴멕시코에 흩어진 작은 마을들에 이르기까지 석유산업지대의 지역 사회의 세수 형태로 들어가고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 생산자들의 미온적인 반응과 시추 기술의 발전은, 셰일 붐 시절처럼 대규모 고임금 일자리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미국 내 원유 시추 시설은 11% 줄어들었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석유·가스 채굴 부문 고용은 1972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에 근접해 있다.


월스트리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생산성 향상과 자본 절제 기조의 결합이 기업의 수익성 상승으로 작용하기에 잠재 투자수익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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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로직의 ‘에벌루에이트 에너지’ 분석에 따르면 엑손모빌, 셰브런, BP, 셸, 토탈에너지스 등 글로벌 메이저 5개사의 1분기 잉여현금흐름은 직전 분기보다 84% 늘어난 360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중소형 석유·가스 생산업체 37곳을 분석한 결과도 같은 기간 53% 늘어난 17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러한 흐름이 아직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급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오로직의 마크 영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쟁발 가격 상승이 "1분기 끄트머리에 시작됐다"며 "이를 2분기로 연장해 보면 현금이 매우 빠른 속도로 들어오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산 원유 가격은 4월 1일 이후 평균 배럴당 약 99달러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9% 올랐다. 호르무즈에서 에너지 수송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으며, 이는 전 세계 공급망을 따라 파급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다. 미국의 송유관 운영사, 원유를 제품으로 가공하는 정유사, 그리고 전 세계로 석유를 실어 나르는 유조선 운영사들의 주가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의 연료 가격은 아직 2022년 최고치에는 미치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주유에 쓰는 비중도 과거 수십 년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늘어난 세금 환급금 덕분에 많은 미국인들이 충격 초기 국면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앨런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14일 고객들에게 "환급금 유입이 5월에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고,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연료비 급등에 훨씬 더 취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운송부 통계에 따르면 3월 한 달 동안 미국 항공사들이 작년 같은 달보다 항공유에 쓴 추가 비용은 약 13억 달러에 달했다. JP모건은 휘발유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2026년 말까지 유지될 경우 미국인들이 작년보다 1,720억 달러를 더 쓰게 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 수치에는 디젤 추가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중·고소득층의 항공, 숙박 등 여행 관련 지출은 전년보다 증가한 반면, 저소득층은 지출을 줄이고 있다. 패스트푸드 체인 윙스톱(Wingstop), 전당포 체인 이지코프(Ezcorp) 등 저소득 고객을 주로 상대하는 기업들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휘발유값 급등이 미친 충격을 거론했다

.

주유소 자체도 영향을 받고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3월 가격이 급등하면서 연 소득 12만 5,000달러 미만 가구는 주유 양을 전체적으로 줄였다.


뉴욕 연준의 경제 연구 자문 막심 핀콥스키는 같은 달 고소득층 운전자의 소비는 거의 변화가 없었으며, 이는 2022년 충격 당시 고소득층이 소비를 줄였던 것과 다른 양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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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5월 21일 일부 업데이트 됐음을 알려드립니다. 
한
한새벽 기자
한새벽은 보스톤코리아 기자다. 2012년부터 14년째 뉴잉글랜드 지역 뉴스와 보스턴 한인사회를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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