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에 쏠린 세계의 이목, 결국 LNG가 세계 경제의 발목
이코노미스트, 카타르 LNG 수출 중단에 글로벌 공급 충격
대체 물량 부족 속 수요 감소 불가피…반도체 공급 타격 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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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명술 편집장 작성일본문
중동 전쟁이 확대되면서 국제 유가가 세계 경제의 최대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글로벌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에너지는 석유가 아니라 액화천연가스(이하 LNG)라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11일 보도에서 이번 전쟁이 세계 LNG 공급망을 흔들며 예상치 못한 경제 병목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타르 에너지 장관 사드 알카비는 6일 “이번 상황은 세계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며칠 전 이란의 공격으로 일부 시설이 타격을 입자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에너지는 LNG 생산 및 수출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전투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LNG 운송도 어려워졌다. 카타르에너지는 계약상 불가항력 상황을 의미하는 ‘포스 마쥬르’를 선언하며 계약된 LNG 공급을 이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차지하는 국가다. 이 때문에 카타르 공급 중단은 곧바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LNG 가격은 세계 시장에서 급등했고 발전과 난방, 비료 생산에 LNG를 사용하는 국가들은 대체 공급을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번 사태가 세계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네 가지 변수에 달려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카타르 생산 중단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생산이 재개된 뒤 수출 정상화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각국이 보유한 가스 재고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공급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 여부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전쟁의 향방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전쟁의 방향을 결정할 주요 인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그리고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미국이 “더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군사적 위협을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란 역시 전쟁의 종료 시점을 자신들이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쟁이 몇 주 만에 끝날 수도 있지만 몇 달 이상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노르웨이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카타르 LNG 수출이 15일간 중단될 경우 올해 세계 LNG 생산량은 약 4.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단 기간이 한 달로 늘어나면 감소 폭은 14%를 넘을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생산 재개 속도다. LNG는 천연가스를 영하 160도까지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생산 설비를 다시 가동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전문가들은 첫 LNG 화물이 다시 선적되기까지 약 2주가 걸리고 완전 정상화까지는 4주에서 6주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이란 전쟁 유가 충격, 미국 경제에 450억 달러 격차 만들어그동안 각국은 저장된 가스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러나 석유와 달리 LNG에는 국제적인 전략 비축 시스템이 없다.
유럽연합(EU)은 LNG 수입의 약 13%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다. 겨울 이후 저장량이 평년보다 낮은 상황에서 공급 차질이 길어질 경우 다음 겨울 대비 가스 저장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상황이 더 취약하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한국은 약 52일 분량의 가스 재고를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은 약 20일, 대만은 약 11일 수준이다. 모건스탠리는 인도의 가스 재고가 5일에서 6일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체 공급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JP모건은 이번 LNG 공급 충격이 매우 갑작스럽게 발생했으며 대체 물량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세계 LNG 수출 시설은 대부분 최대 가동 상태에 가깝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호주 LNG 시설은 약 90%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 LNG 시설도 약 95% 수준에서 가동되고 있다.
러시아가 일부 공급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러시아의 여유 공급 능력 대부분이 유럽으로 연결된 파이프라인 가스이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하려면 유럽이 대러 제재를 완화하고 가스관을 다시 가동해야 하는데 정치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시장이 균형을 맞추는 방법은 하나뿐이라고 보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발전, 산업 생산, 화학 비료 생산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경제 활동이 줄어드는 방식이다.
이번 LNG 충격은 단순한 에너지 가격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산업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LNG 의존도가 높은 대만의 경우 전력 공급이 흔들릴 경우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인 TSMC 등 주요 반도체 공장의 생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동 전쟁의 파장이 석유 시장을 넘어 LNG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결국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는 변수는 유가가 아니라 LNG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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