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뒤흔든 ‘AI 종말 시나리오’ 보고서…기술 낙관이 오히려 공포로
백서 아닌 가상 시나리오가 다우지수 800포인트 급락 촉발
AI가 경제에 긍정적일수록 주식엔 부정적일 수 있다는 역설 제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보스톤코리아 편집부 작성일본문
(보스턴=보스턴코리아) 장명술 기자 = 인공지능(AI)에 대한 월가의 불안 심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한 편의 ‘가상 시나리오’ 보고서가 뉴욕 증시를 강타했다.
23일 뉴욕증시는 AI 산업 구조 변화와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7% 떨어진 822포인트 하락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1%, 나스닥 종합지수는 1.1% 각각 밀렸다.
이번 급락의 배경 중 하나로 꼽힌 것은 투자 리서치 업체 시트리니 리서치가 발표한 7천 단어 분량의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2028년 6월을 가정한 ‘사고 실험’ 형식의 시나리오로, 경제에 성장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AI가 실제로는 지식 노동을 대규모로 대체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회사 측은 예측이 아니라 가정에 불과하다고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보고서는 “현대 경제사 전체에서 인간의 지능은 희소한 자원이었다”며 “우리는 지금 그 프리미엄이 해체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AI가 지나치게 효율성을 끌어올리면서 기업 전반의 비용 절감과 대규모 사무직 실업을 유발하고, 결국 금융시장 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언급된 종목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데이터도그(Datadog),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지스케일러(Zscaler)는 각각 9% 이상 급락했다. IBM 은 13% 떨어지며 2000년 이후 최악의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KKR(KKR), 블랙스톤(Blackstone) 등 금융 대형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최근 몇 주간 AI 관련 우려는 소프트웨어, 사모신용, 보험, 자산운영 업계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여왔다. 한때 가라오케 장비 제조였던 한 업체가 AI 기반 트럭 효율화 도구를 공개한 직후 관련 운송주가 급락했다가 곧 반등하는 등, 시장이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美정부, '미토스' 해외접속 금지…앤트로픽, 서비스 전면중단감마로드 캐피털 파트너스(GammaRoad Capital Partners)의 최고투자책임자 조던 리주토는 “AI로 인한 구조 변화 가격 반영이 대부분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가속화하는 기술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에너지와 필수소비재 등 방어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은 월가가 점점 더 조심스러워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 결제업체, 기술기업 대출에 집중해 온 사모신용 회사들을 “사실상 ‘ 사무직 생산성의 지속적 성장이라는 하나의 전제에 묶인 연쇄적 투자 구조라고 지적했다.”이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블루 아울 캐피털(Blue Owl Capital)은 3.4%,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는 5% 하락했다.
또한 도어대시(DoorDash)는 6.6% 급락했다. 보고서가 이 회사를 “사람간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최소화해 수익화하는 기업의 전형”으로 지목하며, AI 에이전트가 배달을 효율적으로 처리해 과정의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공동창업자 앤디 팡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산업은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대법원이 무효화한 기존 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새 글로벌 관세율을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혀 무역정책 불확실성도 더했다. 다만 일부 전략가들은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위험 회피 심리 속에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026%로 하락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금 선물은 2.9% 상승해 온스당 5,204.70달러, 은은 5.2% 오른 온스당 86.52달러를 기록했다.
UBS 분석가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신용 측면의 핵심 위험은 존재 여부가 아니라 파괴 속도”라며 “12개월 이내 급격한 충격은 계약상 보호장치를 압도할 수 있지만, 다년간에 걸친 점진적 조정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