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도 공연도 부담, 폭등하는 물가에 미국인들 집에서 시간 증가
공연·스포츠 관람료, 전체 물가보다 빠르게 상승
젊은층 외출 지출 줄이는 사이 업계는 고소득층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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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새벽 기자 작성일본문
친구와 식당에서 저녁을 먹거나 가족과 야구장을 찾는 평범한 외출이 갈수록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공연장과 스포츠 경기장, 식당, 커피숍 등 집 밖에서 여가를 즐기는 데 드는 비용이 전체 물가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미국인들의 생활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9월 19일 외출 비용 상승으로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며, 특히 소득이 적은 젊은층이 외식과 공연 관람 등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방 노동통계국(BLS)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6년까지 미국의 전체 물가는 8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콘서트 입장료는 두 배 이상으로 올랐고, 스포츠 경기 입장료는 123% 뛰었다. 반면 TV와 취미용품 등을 포함한 가정 내 여가 관련 품목의 가격 상승률은 37%에 그쳤다.
영화표 가격은 대체로 전체 물가와 비슷한 속도로 올랐지만, 대도시에서는 평균보다 훨씬 비싼 경우도 있다. 여기에 팝콘과 간식 비용까지 더하면 가족의 주말 영화 관람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지출이 된다.
외식과 집밥의 비용 차이도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인용한 올해 물가 자료에서 외식비는 전년보다 3.4% 오른 반면, 가정에서 소비하는 식료품 가격은 2.2% 상승했다. 집 밖으로 나가면 교통비까지 추가된다.
반면 집에서 즐기는 여가에 필요한 제품은 가격 변화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TV 가격은 전년보다 약 1% 올랐고, 게임·취미용품도 비슷한 수준의 소폭 상승에 그쳤다. 휴대폰 가격은 오히려 12% 하락했다.
공연과 스포츠 관람료가 오르는 배경에는 기꺼이 돈을 내는 소비자들이 있다. 티켓 가격을 연구해 온 마이애미대의 하리 나타라잔 경영학 교수는 팬데믹 이후 공연 기획사와 프로 스포츠 구단들이 현장 관람을 원하는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가격을 올려도 관객이 계속 찾아오자 추가 인상에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좌석 구성도 수익 극대화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 나타라잔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여러 공연장과 경기장이 가장 저렴한 입장권 가격을 약 20% 올리는 동시에, 부유층을 겨냥한 최고가 입장권의 판매 물량을 크게 늘렸다. 그만큼 중간 가격대 좌석은 줄어들었다.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좌석이 고가 상품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 저가와 고가의 갈림길에서 기꺼이 고가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을 노리는 정책이다.
미국인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 흐름은 생활시간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하루 평균 문화·오락 행사에 참여한 사람의 비율은 2019년부터 2025년 사이 20% 넘게 감소했다. 외식을 하거나 술을 마시러 나간 사람의 비율도 비슷하게 줄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매사추세츠 4인 가족 중산층 되려면 얼마 벌어야 하나?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연구진은 미국인들이 집 밖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2003년부터 2019년까지 하루 평균 29분 줄었으며, 2019년부터 2023년 사이에는 다시 53분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변화에는 비용 부담뿐 아니라 재택근무 확대,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는 방식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소비 패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확인된다. PNC은행의 브라이언 르블랑 이코노미스트는 고객들의 카드 결제에서 콘서트와 스포츠 입장권 구매 빈도는 다소 줄고, 공예용품점과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취미생활과 영상 시청을 즐기는 데 돈을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외출 관련 지출을 가장 많이 줄이는 집단은 Z세대다. 젊은층은 통상 소득에서 외출과 여가에 쓰는 비중이 크지만, 지금의 높은 가격을 감당할 여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르블랑은 500달러짜리 공연 입장권을 예로 들었다. 중상위 소득 가정의 부모가 자녀에게 사주는 것은 가능해도, 23세 인턴이 자신의 소득으로 구매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공연장과 경기장 역시 모든 소득계층을 대상으로 표를 팔기보다, 여전히 저축과 지출 여력이 있는 중상위 소득층을 겨냥하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물론 집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데 반드시 큰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도서관이나 공원을 이용하고 친구와 산책하는 방법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무료 활동이 여가 관련 연구에 항상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외출을 줄이는 대신 다른 지출을 조정해 즐거움을 지키려는 젊은이들도 있다. 시카고에서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는 카티아 사벨리예프(24)는 여가비를 생활 예산의 중요한 항목으로 정해두고 다른 도시의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한다. 한 달에 30달러를 내고 일주일에 최대 네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는 AMC 구독 서비스도 이용한다.
그는 “세상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어디서든 기쁨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며 “그것이 외출이나 공연 관람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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