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계 여성 흡연 안 해도 폐암 위험 높아…검사 문턱도 높다
비흡연 아시안 여성 폐암 발생 증가 추세
현행 미국 선별검사 기준은 장기 흡연자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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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스톤 작성일 26-04-13 20:05본문
(보스턴 = 보스턴코리아) 장명술 기자 =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아시안계와 라틴계여성들 사이에서 폐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미국의 현행 폐암 선별검사 기준 문제로 정작 고위험군 상당수는 검사조차 받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글로브 보도에 따르면 특히 2023년 연구에서는 비흡연 아시안계 여성의 폐암 발생률이 2007년부터 2018년까지 해마다 2%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현재 보험 적용을 받는 연례 저선량 CT 폐암 검사를 받으려면 50세에서 80세 사이여야 하고, 현재 흡연 중이거나 최근 15년 이내 금연한 사람이어야 하며, 20년 동안 하루 한 갑 정도를 피운 수준의 흡연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기준 때문에 비흡연자나 흡연력이 짧은 사람들은 조기 발견 기회를 놓치기 쉽다. 검사비는 본인 부담 시 최대 400달러까지 들 수 있다. 현행 연방 가이드라인이 지나치게 좁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도에 따르면 폐암 진단을 받은 아시안계 여성의 약 50%는 평생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고, 이 비율은 중국계 미국인 여성에서 약 80%, 인도계 미국인 여성에서 약 86%까지 올라갔다. 히스패닉 여성도 비흡연 폐암 비율이 약 40%로, 백인 여성 약 20%, 흑인 여성 약 14%보다 높았다.
매사추세츠 노스보로에 사는 68세 베티나 고는 다른 문제를 확인하려고 받은 흉부 CT에서 우연히 폐의 이상 소견을 발견했다. 대만계인 그는 담배를 피운 적도 없고, 기침이나 통증 같은 증상도 없었으며, 가족력도 없었다. 하지만 치료를 시작한 뒤 자신을 포함해 아시안계 비흡연 여성 친구 4명이 폐암 진단을 받았고, 그중 2명은 숨졌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됐다. 그는 유방암 검진이나 대장내시경은 꾸준히 받았지만 폐암 검진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왜 비흡연 아시안계와 히스패닉계 여성에게 폐암이 더 많이 나타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연구에서는 환기되지 않은 환경에서의 식용유 연기 흡입, 대기오염, 광산업이나 트럭 운전 같은 직업 노출을 가능성으로 제시한다.
터프츠 대학병원의 수차리타 케어 폐전문의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유전적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여성은 폐암이 생겼을 때 EGFR 돌연변이를 동반하는 경우가 더 많아 치료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기준을 바꾸는 일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선별검사 기준은 2013년 5만 명 이상이 참여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당시 저선량 CT는 고위험 흡연자에게서 암을 1% 조금 넘는 수준으로 발견하면서 흉부 엑스레이보다 폐암 사망 위험을 최대 20%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로웰 제너럴 병원의 루치 하말 전문의는 비흡연 고위험군까지 기준을 넓히려면 방사선 노출 위험과 비용 증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부 연구는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뉴욕대 랭곤 헬스의 일레인 슘 종양전문의가 진행 중인 비흡연 아시안 여성 대상 연구에서는 CT 검사로 1.3%에서 암이 발견돼, 기존 고위험 흡연자 연구보다 높은 검출률을 보였다. 대만은 2022년 가족력이 있는 비흡연자를 대상으로 강화된 폐암 검진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이 프로그램으로 발견된 폐암의 약 85%가 0기 또는 1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발견 가능성을 보여 준 셈이다.
매사추세츠에서도 검사 확대 이전에 기존 대상자들의 참여율부터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에서 폐암 연례 검진 대상이 되는 주민 가운데 실제 검사를 받는 비율은 15%에 그쳤다. 특히 여성, 그중에서도 유색인종 여성의 검진율이 더 낮았다. 반면 2022년 40대 매사추세츠 여성의 유방촬영 검진율은 약 64%였다. 터프츠의 아시안 폐 클리닉은 차이나타운에서 관련 홍보 행사를 열며 검사 접근성 확대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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