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 창문에 라디오 없는 2만5천달러 전기트럭 4분기 출시
베이조스 투자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 초저가 전기 픽업트럭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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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새벽 기자 작성일본문
전동식 창문도 없고 라디오도 없다. 차체 길이는 도요타 코롤라보다 약간 짧다. 대신 가격은 2만4,950달러.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투자를 받은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상식을 뒤집는 초저가 전기 픽업트럭을 선보인다. 최근 수년간 자동차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진 가운데, 슬레이트는 "자동차는 필수 기능만 있어도 된다"는 파격적인 발상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슬레이트는 올해 말부터 2인승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기본 가격은 2만4,950달러로 현재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신차 가운데 가장 저렴한 수준에 속한다.
현재 미국에서 2만5천달러 이하 신차는 8종에 불과하다. 자동차 업체들은 이 가격대 차량으로 의미 있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슬레이트는 오히려 저가 차량에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피터 패리시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자동차 회사도 소비자들이 사랑하는 저렴한 차량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슬레이트의 비용 절감 방식은 기존 자동차 회사들과 크게 다르다.
차량 도색 대신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500달러짜리 비닐 랩핑을 적용했고, 내비게이션 대신 스마트폰 거치대를 제공한다. 라디오와 대형 디스플레이도 없다. 창문은 손잡이를 돌려 여닫는 수동식이다.
심지어 에어컨마저 삭제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소비자 반발로 최종적으로는 기본 사양에 포함됐다. 자동긴급제동장치(AEB) 등 최신 안전장치는 탑재된다. 앞차와 일정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없지만 일반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제공한다.
슬레이트가 더욱 독특한 이유는 차량의 변신 능력이다. 소비자는 별도 판매되는 키트를 장착해 2인승 픽업트럭을 5인승 SUV로 바꿀 수 있다. 필요에 따라 다시 트럭으로 되돌리는 것도 가능하다.
차체 길이는 174.6인치로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픽업트럭 가운데 가장 작은 수준이다.
이는 한때 미국 도로를 누볐던 포드 레인저와 쉐보레 S-10 같은 소형 트럭의 부활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미국 소비자들은 지난 20여 년 동안 점점 더 크고 비싼 픽업트럭을 선호해 왔다.
업계에서는 슬레이트의 성공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린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에린 키팅 애널리스트는 "일부 틈새 소비자층을 제외하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기차 시장 환경도 녹록지 않다. 미국의 전기차 판매는 올해 5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의 정책 변화로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되면서 자동차 업체들도 다시 내연기관 차량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슬레이트 트럭의 기본 주행거리는 약 150마일이다. 추가 배터리를 선택하면 약 240마일까지 늘어난다. 또한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으며 20%에서 80%까지 약 30분 만에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슬레이트는 현재까지 16만 대 이상의 예약 주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차량 인도는 올해 4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슬레이트의 도전이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미국 자동차 산업이 다시 '합리적인 가격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중요한 실험으로 보고 있다.
최근 수년간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신차 구매가 어려워진 소비자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과연 미국 소비자들이 화려한 옵션 대신 저렴한 가격을 선택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슬레이트가 성공한다면 미국 자동차 시장에 사라졌던 소형 실용차 시대가 다시 열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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