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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 평결 불발…린지 클랜시 세 자녀 살해사건 무효심리

단 한 명의 배심원 이견으로 만장일치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 재심 여부 아직 결정 안 해…9월 29일 향후 절차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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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지 클랜시(사진 우측)와 변호사 케빈 레딩턴 (사진= CBS 뉴스 사진 캡쳐)
린지 클랜시(사진 우측)와 변호사 케빈 레딩턴 (사진= CBS 뉴스 사진 캡쳐)

매사추세츠주 덕스베리에서 세 자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린지 클랜시(36)의 재판이 배심원단의 평결 불일치로 무효가 됐다. 검찰은 아직 클랜시를 다시 재판에 넘길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플리머스 고등법원의 윌리엄 설리번 판사는 9월 4일 배심원단이 며칠간 논의를 거듭하고도 만장일치에 이르지 못하자 무효심리(mistrial)를 선언했다. 무효심리는 무죄 판결이 아니기 때문에 검찰은 같은 혐의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클랜시는 2023년 1월 24일 덕스베리 자택에서 5세 딸 코라와 3세 아들 도슨, 생후 8개월 된 아들 캘런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클랜시는 아이들을 살해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당시 산후정신병을 앓고 있어 자신의 행동이 잘못이라는 사실을 판단하거나 법에 따라 행동할 능력이 없었다며 형사책임능력 결여를 주장했다.


배심원단은 지난주 목요일부터 평의에 들어갔으나 이번 주 화요일 처음으로 만장일치에 이를 수 없다고 재판부에 알렸다. 수요일에도 진전이 없다는 두 번째 통지문을 보냈다.


설리번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서로의 의견을 다시 검토하도록 촉구하는 이른바 ‘튜이-로드리게스 지시’를 내렸다. 교착상태에 빠진 배심원단에 평의를 계속하도록 요구하는 절차로, 강력한 효력 때문에 ‘다이너마이트 지시’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금요일 오전 “무거운 마음으로 만장일치에 이를 수 없으며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임을 알린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다시 제출했다.


배심원장이 법원에 전달한 내용에 따르면 교착의 원인은 한 남성 배심원의 이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심원장은 해당 배심원이 재판부가 설명한 ‘합리적 의심’의 법적 기준을 따르려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설리번 판사는 배심원들을 한 명씩 따로 불러 공정성과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합리적 의심에 관한 지침을 다시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의 배심원을 제외해 달라는 변호인 측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배심원단이 끝내 평결 불가를 통보하자 설리번 판사는 무효심리를 선언할 예정이었다. 이에 클랜시의 변호사 케빈 레딩턴은 선언을 막기 위해 한 시간의 유예를 요청한 뒤 매사추세츠주 대법원에 긴급 개입을 청구했다.


변호인 측은 한 배심원이 합리적 의심을 잘못 해석해 나머지 배심원들의 평결을 가로막았다며 재판부가 무효심리를 선언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 대법원 단독재판부가 금요일 오후 줌 화상으로 양측 주장을 들은 뒤 변호인 측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무효심리가 최종 선언됐다.


살인사건에서 유죄 또는 무죄 평결이 나오려면 배심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평결이 성립되지 않는다. 이번 사건에서는 살인 행위 자체보다 범행 당시 클랜시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정신상태였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재판에서는 4주 넘게 증언이 이어졌으며, 배심원단에는 클랜시가 범행 전 수개월 동안 받은 정신건강 치료와 당시 상태에 관한 방대한 증거가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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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측 전문가들은 클랜시가 범행 당시 명백한 정신병적 상태였으며 아이들과 자신을 죽이라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클랜시는 자신이 죽거나 자녀들과 분리되면 아이들이 고통받을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있었다는 것이 변호인 측 설명이다.


부모의 자녀 살해를 연구해 온 법정신의학 전문의 필립 레스닉은 클랜시가 아이들을 자신과 함께 죽게 해 천국으로 보내는 것이 아이들을 위한 행동이라고 믿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러한 정신상태 때문에 클랜시가 행동의 위법성을 이해하거나 법에 따라 행동할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검찰도 클랜시의 정신건강이 범행 전 크게 악화됐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클랜시가 당시 자신의 행동이 잘못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행동을 통제할 능력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 전문가는 클랜시의 행동이 환청의 명령에 따른 급성 정신병보다는 자살을 계획한 사람이 자녀를 남겨두지 않으려는 이른바 ‘이타적 자녀 살해’의 특성과 더 가깝다고 증언했다.


클랜시는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됐다. 2023년부터 주정부가 운영하는 튜크스베리병원에 수용돼 치료받고 있으며,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병원에 머물 전망이다.


플리머스카운티의 팀 크루즈 지검장은 무효심리 선언 후 재심 여부에 대해 즉답하지 않았다. 그는 수사·기소팀과 논의한 뒤 정식 법정 절차를 통해 향후 방침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크루즈 지검장은 “이 사건은 처음부터 세 아이를 위한 정의를 실현하는 문제였다”며 담당 검사들이 소셜미디어에서 공격받은 데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레딩턴 변호사는 클랜시가 무죄 평결을 받아야 했다며 한 배심원이 다른 배심원들의 7주간 노력을 무산시켰다고 비판했다.


클랜시의 전 남편 패트릭은 변호사를 통해 배심원단과 법원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재심 가능성에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아이들을 잃은 상처에서는 영원히 회복할 수 없고 완전한 종결도 있을 수 없다”며 “또 다른 재판을 통해 이 비극을 다시 겪어야 한다는 전망은 패트릭과 가족 모두에게 극도로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9월 29일 향후 절차를 논의하는 심리를 열 예정이다. 검찰이 재심을 결정하면 새 배심원단을 선정해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심리하게 된다.


산후우울증이나 산후정신병과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전국 산모 정신건강 핫라인 1-833-TLC-MAMA로 전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자살 충동이나 위기 상황에서는 988 자살 및 위기 상담전화로 연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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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장명술 편집장 [email protected]
장명술은 보스톤코리아 발행인 겸 편집장이다. 2005년 보스톤코리아를 창간해 22년째 보스턴·뉴잉글랜드 한인사회의 뉴스를 취재·보도하고 있으며, 한인사회·정치·경제 분야를 주로 다룬다. 그가 이끄는 보스톤코리아는 2024년 미국 로컬 뉴스 지원 이니셔티브 프레스포워드(Press Forward)의 공모(Open Call) 지원 대상 매체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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