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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은행위, 암호화폐 규제 법안 통과…여전히 걸림돌 남아

'클래리티법' 15대 9 초당적 가결로 본회의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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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6-05-1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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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틀을 정하는 클래리티법안이 14일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날 '2025 디지털 자산 시장 클래리티법(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 of 2025)'을 15대 9의 초당적 찬성으로 가결했다. 민주당 의원 2명도 찬성표를 던졌다. 4개월간 위원회에 묶여 있던 이 법안은 이번 통과로 상원 본회의 표결을 향한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이 법안은 의회를 최종 통과해 법으로 제정되면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폭넓은 규제 체계를 세우게 된다. 디지털 자산 중개업자에 대한 규칙을 만들고, 특정 디지털 자산과 거래 활동에 대한 규제 권한을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배분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클래리티법은 어떤 법인가

클래리티법은 그동안 미국 암호화폐 업계가 겪어온 가장 큰 문제, 즉 '어떤 규제 기관이 무엇을 담당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점을 입법으로 정리하려는 법이다. 그동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명확한 규칙 대신 개별 제재와 소송으로 암호화폐를 규제해왔고, 업계는 이 불확실성 때문에 상당수 사업을 해외로 옮겨왔다. 현재 전 세계 중앙화 거래소 거래량의 약 88%가 미국 밖 플랫폼에서 이뤄지고 있다.


법안의 핵심 장치는 디지털 자산을 세 가지로 분류하는 것이다. 첫째는 '디지털 상품(digital commodity)'으로, 가치가 블록체인 사용과 본질적으로 연결된 자산을 말한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대다수 토큰이 여기 해당한다. 둘째는 투자 계약 자산, 셋째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이다.


이 분류에 따라 규제 권한이 나뉜다. 프로젝트가 처음 자금을 모으기 위해 토큰을 파는 '1차 시장' 단계는 SEC가 계속 관할한다. 반면 그렇게 발행된 디지털 상품이 거래소에서 사고팔리는 '2차 시장' 단계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맡는다. 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인 일상적 거래의 관할권이 SEC에서 CFTC로 넘어가는 셈이다. 코인베이스 같은 중앙화 거래소와 중개업자들은 CFTC에 등록해야 하며, 거래 감시·기록 보관·이해충돌 최소화 등의 핵심 원칙을 지켜야 한다. 거래소가 고객 자산과 회사 자산을 섞는 행위도 금지된다.


탈중앙화 금융(DeFi)의 경우,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운영·유지하는 것과 관련된 활동(검증 등)은 SEC와 CFTC의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양 기관의 사기 방지 권한에서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이 DeFi 면제 조항을 두고는 개발자를 보호한다는 찬성론과 범죄에 악용될 길을 연다는 반대론이 맞선다.


가장 논쟁이 컸던 부분은 의외로 관할권 문제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이자'였다. 미국 은행권은 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막는 조항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이자를 주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을 빨아들여 지역 대출과 경제 활동을 위협한다는 논리다. 결국 지난 5월 1일 톰 틸리스, 앤절라 알소브룩스 상원의원이 은행 예금 이자와 경제적·기능적으로 동등한 형태의 이자 지급을 금지하는 절충안을 내놓으면서 법안 처리의 가장 큰 걸림돌이 치워졌다.


참고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자체에 관한 규칙(준비금, 라이선스, 상환권 등)은 2025년에 이미 제정된 별도의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다룬다. 클래리티법은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서 어떻게 거래·사용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론이 아닌 실제 위협"… 반부패 단체의 경고

국제투명성기구 미국지부(TI US)는 이날 성명을 내고 법안에 "심각한 불법 자금 허점"이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스콧 그레이탁 부사무총장은 "수정된 법안에 일부 긍정적인 진전이 담기긴 했지만, 여전히 해외 플랫폼과 탈중앙화 금융(DeFi) 시스템, 기타 고위험 행위자들이 명확하고 포괄적인 자금세탁 방지 및 제재 의무를 지도록 보장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레이탁 부사무총장은 "의회는 범죄자, 제재 회피자, 랜섬웨어 조직, 부패한 외국 관료, 테러 자금 조달자, 마약 밀매업자, 적대적 외국 세력이 기본적인 자금세탁 방지 장치를 우회해 돈을 옮기는 데 악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 구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법 집행단체, 사기 방지 단체, 국가안보 인사, 소비자 보호 단체 등도 비슷한 우려를 표해왔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법안의 미진한 부분, 특히 법 집행 관련 문제를 다루기 위해 본회의에서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추진 측 "오히려 단속 도구 강화"

반면 법안을 주도한 팀 스캇 은행위원장(공화)은 정반대 입장을 폈다. 스콧 위원장은 "국가 안보를 지킨다는 것은 범죄자와 테러리스트, 적대적 정권이 악용하려 해온 문을 닫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법안은 자금세탁 방지와 제재 규정을 강화하고 법 집행기관에 더 나은 도구를 제공한다. 이 도구들은 (범죄를) 숨기기 더 어렵게 만들고 법 집행을 더 쉽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안이 "낡은 규칙"을 손질해 혁신을 미국 안에 붙잡아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업계도 환영했다. 블록체인협회의 서머 머신저 최고경영자(CEO)는 "지속 가능한 디지털 자산 정책은 초당적 토대 위에 세워져야 하며, 이번 표결은 미국에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는 초당적 인식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의 단테 디스파르테 최고전략책임자도 "포괄적인 디지털 자산 규제를 향한 의미 있는 초당적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남은 쟁점은 '이해충돌 조항'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도 조건부 지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패스 협상의 중심에 섰던 한 민주당 의원은 "오늘 나의 표는 계속 선의로 협력하겠다는 표"라며 "우리에게는 아직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법안이 최종 입법되기까지는 두 가지 큰 고비가 남아 있다. 하나는 암호화폐와 DeFi 기술이 금융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는 장치를 보강하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 관료가 암호화폐 업계와 이해관계로 얽히는 것을 제한하는 '정부 윤리 조항'이다.


특히 이해충돌 조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이 암호화폐 사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민감한 쟁점이 돼 왔다. 백악관 측은 대통령을 겨냥한 조항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그런 조항 없이는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상원 본회의 통과에는 60표가 필요해, 추진 측은 상당수 민주당 의원의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법안의 미진한 부분을 해결해 민주당의 동의를 확보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추진 측은 늦어도 8월 안에는 본회의 표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상원은 6월 27일부터 7월 12일까지 독립기념일 휴회, 8월 8일부터 9월 13일까지 여름 휴회에 들어가며, 10월부터는 중간선거 국면에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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