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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스역 에스컬레이터에 끼인 남성, 20분간 지나친 행인들... 결국 사망

사우스보스턴 거주 40세 남성, 새벽 5시 사고 직후 비상정지 버튼 누른 행인 없어.

MB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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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6-05-1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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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A 데이비스역 에스칼레이터 하단부에 남성이 넘어져 있는 모습. 시간이 새벽 4시 58분이었다. 에스칼레이터가 정지된 것은 무려 20분이 지난 5시 21분이었다.
MBTA 데이비스역 에스칼레이터 하단부에 남성이 넘어져 있는 모습. 시간이 새벽 4시 58분이었다. 에스칼레이터가 정지된 것은 무려 20분이 지난 5시 21분이었다.

서머빌 데이비스 지하철역에서 지난 2월 에스컬레이터 하단에 끼인 남성이 약 20분간 방치된 끝에 결국 사망한 사고가 뒤늦게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고 영상에는 행인 십여 명이 도움을 주지 않고 지나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보스턴 일원에서는 특히 에스칼레이터에 옷자락 등이 끼거나 고장으로 인한 사상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한인들은 에스칼레이터 사용시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는 사우스보스턴에 거주하던 스티븐 매클러스키(40)로, 두 어린 아들의 아버지이자 본인 사업체를 운영하던 목수였다. 그는 2월 27일 오전 5시 직전 데이비스역에서 지하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다 하단에서 넘어졌고, 재킷 자락이 에스컬레이터 계단 사이로 빨려 들어가면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MBTA 교통경찰 보고서와 역 내 감시 영상에 따르면, 매클러스키가 쓰러진 뒤 에스컬레이터가 멈춘 것은 오전 5시 21분이었다. 구급대원이 도착한 것은 그로부터 2분 뒤인 5시 23분으로, 사고 발생 시점부터 약 25분이 흐른 뒤였다.


영상에는 매클러스키가 빠져나오려 몸부림치는 동안 한 행인이 에스컬레이터 위쪽에 도착해 잠시 그를 내려다보다 옆 계단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 행인은 잠깐 그를 도우려는 듯한 동작을 보이다 그대로 역 안쪽으로 사라졌다. 매클러스키의 몸짓은 1분여 뒤 점차 약해졌고, 재킷이 끼인 채 등을 바닥에 댄 자세로 거의 움직이지 않게 됐다.


이후 여러 명의 승객이 그가 누워 있는 옆 계단으로 지나갔다. 한 사람만이 5시 15분께 잠시 그의 발목을 잡아당겨 빼내려 시도했지만, 곧 포기하고 역 안으로 들어갔다. 2분 뒤 다른 한 명이 역 안쪽에서 다가와 그를 잠시 내려다본 뒤 다시 안으로 돌아갔다. 5시 18분이 돼서야 한 여성이 그를 발견하고 휴대폰을 꺼내 911에 신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3분 뒤인 5시 21분, 레드라인 역 직원이 다가와 에스컬레이터 하단의 비상정지 버튼을 눌러 작동을 멈춘 뒤 무전으로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매클러스키가 처음 쓰러진 후 약 22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매클러스키의 누나 섀넌 플래허티는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인간성에 대한 믿음을 이렇게까지 잃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사람과 인간 행동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이 똑같이 그냥 지나칠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매클러스키는 사고 직후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약 열흘 뒤인 3월 9일 사망했다. 소방관들이 도착했을 때 재킷이 그의 목 부위를 강하게 압박해 기도를 막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대원들이 옷을 잘라낸 뒤 여러 차례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해 일시적으로 맥박을 되살렸으나 결국 회복하지 못했다.


미들섹스 카운티 검사실은 부검을 통한 사인 및 사망 경위 판정을 기다리며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MBTA는 이번 주 성명을 통해 "끔찍한 사고였다"며 "에스컬레이터 비상시에는 누구든 상단과 하단에 있는 ‘STOP’이라고 표시된 빨간 버튼을 눌러 정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알아야 한다. 즉시 911에도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 잉 MBTA 총괄책임자 겸 매사추세츠 주 임시 교통부 장관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분명히 비극이다. 시스템의 안전과 신뢰성이 최우선"이라며 "그의 사망 소식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역에는 에스컬레이터 8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사고 당일 아침 근무자가 역 개장 작업의 일환으로 8대를 모두 가동하면서 정상 작동 상태를 확인한 뒤 다른 개장 업무를 진행 중이었다고 MBTA는 설명했다. 사고 후 점검에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아 에스컬레이터는 곧 운행을 재개했다.


40년 경력의 에스컬레이터 전문가 로버트 코튼은 NBC10 보스턴에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캘리포니아 바트(BART) 교통공사에서 에스컬레이터 인프라 관리자로 일한 경력을 거론하며, 대중교통 기관은 ‘일반 운송인’ 기준에 따라 가장 높은 수준의 주의 의무를 진다고 설명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이번 사건을 ‘방관자 효과’의 전형적 사례로 분석한다. 응급 상황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는 가운데 "누군가 다른 사람이 알아서 처리하겠지"라는 인식이 결합되면서 누구도 나서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애머스트 칼리지의 캐서린 샌더슨교수는 저서 ‘Why We Act’에서, 명확한 신호와 한 사람의 적극적인 발언이 군중 전체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플래허티는 "MBTA가 책임을 인정하길 바란다"며 "‘우리는 잘못한 것이 없다’가 아니라 ‘우리가 그를 지키지 못했다’고 말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시민들에게도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면 멈춰 서서 도와주거나, 직접 도울 수 없다면 최소한 당국에 알려달라"며 "그들도 사람이다. 누군가의 가족이다.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당부했다.


■ MBTA 에스컬레이터·역내 비상시 대응 요령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를 목격하면 상단 또는 하단의 ‘STOP’ 빨간 비상정지 버튼을 즉시 누른다. 버튼은 손잡이 측면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정지 후 곧바로 911에 신고한다.


☞에스컬레이터 탑승 시 긴 옷자락, 스카프, 풀어진 신발끈 등이 끼지 않도록 주의하고 손잡이를 잡고 중앙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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