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택가에 3층 증축 허용 …밀도 확대 정책이 유발한 이웃 갈등
버지니아 페어팩스 3층 증축 논란, “가족 위한 공간”과 “그늘 속 삶” 맞서
주택난 해결 위한 규제 완화가 새 갈등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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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스톤 작성일 26-03-15 15:20본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지방정부들이 주거 밀도 규제를 완화하는 가운데, 실제 이웃들 간에는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느냐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버지니아주 언론들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단독주택가에서는 3층 규모 증축 공사를 두고 집주인과 이웃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문제의 중심에는 민 누엔이 자신의 집과 붙여 짓고 있는 길고 직사각형 형태의 대형 3층 건물이 놓여있다.
이웃인 코트니 레너드는 처음에는 2층 규모인 줄 알았던 건물에 3층이 추가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건물이 교외 주택가인 그린브라이어 지역의 기존 풍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으며 향후 주택가격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생각했다.
페어팩스 카운티는 2021년 조닝 개편을 통해 부속주거유닛(ADU) 설치를 보다 쉽게 허용했다. 이는 급격한 인구 증가와 주택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실제로 이 지역 인구는 1990년 81만9천 명에서 2020년 115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누엔은 아내와 두 자녀, 그리고 베트남 이민자인 부모와 함께 살기 위해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증축을 추진했다. 그는 측량사와 엔지니어를 고용해 설계를 진행했고, 지난해 2월 32피트 높이, 약 3천 스퀘어피트 규모의 3층 증축 허가를 신청했다. 허가는 지난해 8월 승인됐다.
누엔은 자신의 건물이 크고 이질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우리 가족에게 필요한 공간에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웃들의 반발은 커졌다. 레너드는 지난해 가을 카운티에 항의 이메일을 보내 “깊은 좌절감과 실망을 느낀다”고 밝혔다. 처음에 카운티 측은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논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더욱 확산됐다. 지난해 11월 15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드론 영상은 큰 화제를 모았고, 1,600개가 넘는 댓글 중 상당수는 “작은 아파트를 지어놓은 것 같다”, “저가 호텔 같다”는 식으로 3층 건물의 구조를 비판하는 것들이었다.
이후 카운티는 추가 조사를 요구했다. 조사 결과, 누엔의 증축 건물은 옆집 경계선에서 7.2인치 너무 가깝게 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물 벽체가 지진이나 강풍 같은 횡압을 견디도록 적절히 시공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지난해 11월 24일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졌고, 오는 4월 심리를 통해 프로젝트의 향방이 결정될 예정이다.
누엔은 지금까지 이 공사에 약 40만 달러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건물은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외벽에는 타이벡 하우스랩이 덮여 있고 내부 계단은 설치됐지만, 문과 창문은 아직 없는 상태다. 새 냉난방 시스템도 공사중지 명령 전에 설치되지 못해 가족은 겨울 내내 큰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누엔은 “우리 가족은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동네를 지나가던 일부 운전자들이 차를 늦추고 집을 구경하거나 욕설을 던진 적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레너드 역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이 거대한 건물이 자신의 단층 주택 위로 드리워져 “말 그대로 그늘 속에서 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붕의 태양광 설비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을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으며, 뒤뜰 파빌리온 역시 제 기능을 못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집 일부가 더 차갑고 습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이웃 다툼을 넘어,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택 밀도 확대 논쟁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방정부와 정책 입안자들은 주택난 해소를 위해 더 많은 주택 공급을 원하지만, 실제 주민들은 조망권 침해, 일조권 감소, 주차 부족 같은 현실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부 온라인 댓글에서는 주택소유자협회 HOA가 있었다면 이런 건축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HOA는 집과 마당의 외관을 엄격히 통제하는 대신, 주택 소유 비용을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도 지적된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평균 HOA 비용은 월 300달러에 가깝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트레이시 해든 로 선임연구원은 “객관적으로 보면 3층 건물은 그렇게까지 큰 건물이 아니다”라며 “주변이 1층이나 2층이라고 해서 더 높은 건물이 옆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누군가를 해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은 이번 사안을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 팻 해리티 카운티 수퍼바이저는 “상식적으로 보면 높이 30피트, 길이 60피트짜리 구조물을 이웃 경계선 바로 옆에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행정 절차 이전에 이웃에 대한 배려가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누엔은 자신이 단지 가족을 위해 더 넓은 공간을 마련하려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근 교외 지역에는 훨씬 더 과시적인 대저택들도 많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현재는 “모두가 자신을 반대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다만 누엔과 레너드는 서로에게 개인적 악감정은 없다고 말한다. 두 사람 모두 이 사태가 여기까지 온 데에는 카운티 행정의 책임도 크다고 보고 있다. 누엔은 “문제가 있었다면 허가 단계에서 걸러졌어야 했다”며 항소를 제기했고, 레너드도 “카운티가 일이 여기까지 오도록 놔둔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보스톤코리아의 생각: 미국 동북부의 교외 지역은 대체로 단독주택(Single Family House) 조닝이 체계위에 형성되어 있다. 집들은 이웃과 경계선을 중심으로 일정 거리(Set Back)를 두고 건축되어 있으며 사생활 보호, 햇빝, 집 전망 유지 권리는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하나의 동네 질서로 받아들여 진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여도 실제로는 이웃 간에 보이지 않는 긴장이 늘 존재한다. 담장 설치나 나무 제거 같은 작은 문제도 미리 상의하지 않으면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많은 이웃 갈등은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이런 사소한 소통부재에서 시작된다. 하물며 동네 풍경을 바꿔놓을 만큼 이례적으로 높은 건물이라면,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경우일수록 먼저 이웃과 대화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우선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를 허가한 타운에도 충분한 책임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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