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원화源花 미실美室(19)
보스톤코리아  2024-03-11, 11:43:46 
576년8월, 제24대 진흥왕이 사망하였다. 왕의 병이 위독하여 회복이 불가능해지자 사도왕후와 미실은 내정을 장악하였고, 외정은 세종과 설원, 미생을 비롯한 노리부(사도왕후의 오빠, 화랑세기에는 세종과 다른 인물로 등장한다) 일파의 세력들이 거머잡았다. 그들은 왕위를 이을 금륜태자에게는 진흥왕의 사망을 비밀로 했다. 사도왕후는 모든 통제권을 장악하고 나서 상중임에도 불구하고 미실과 태자를 상통하게 한 후, 미실을 왕후로 삼겠다는 약속을 받고나서야 둘째 아들 금륜태자를 왕위에 올렸다. 금륜에게는 이미 부인 지도가 있었지만 권력을 잡은 사도와 미실 일파는 지도를 출궁시킬 계책을 꾸미고 있었다. 또한 사도태후는 금륜태자를 왕위에 올리기 직전에 뭇 사람들로 부터 중망이 높은 거칠부(황종)를 먼저 상대등으로 삼았다(거칠부를 576년에 상대등으로 삼았다는 삼국사기의 기록과 일치한다). 하지만 왕위에 오른 금륜태자(제25대 진지왕)는 미실을 왕후로 책봉하지 않았으며, 지도왕후를 폐하지도 않았다. 다만 정사政事는 돌보지 않고 많은 후궁들과 정사情事에만 몰두하였다. 결국 사도태후와 미실 일파는 진지왕을 폐위하기로 하였다. 노리부는 병권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화랑도들 중에서 7세 풍월주 설화랑이 이끄는 낭도들은 통제권 안에 있었지만, 문노가 지휘하는 무도와 격검술로 무장된 호국선 낭도들은 여전히 통제권 밖에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거칠부의 딸 윤궁을 문노와 혼인시켰고, 거칠부의 작은 딸 윤옥允玉은 미생(미실의 동생)의 첩으로, 거칠부의 아들 윤황과 사도태후의 딸 월륜月輪공주를 부부로 맺으면서 세력을 공고히 하였다. 즉 문노의 일파도 진지왕을 폐위시키는 세력에 합세하게 되었다. 폐위거사 준비를 완료한 노리부 일파는 579년7월17일(음력) 진지왕을 폐위하고, 어린 김백정을 제26대 진평왕을 옹립하였다. 화랑세기의 기록으로 보면 미실을 왕후로 들이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또한 국사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기 때문에 진지왕은 폐위되었다. 사도태후는 자신이 낳은 아들이었지만 진지왕 폐위거사를 진두지휘하였고 결국 장자인 동륜태자의 맏아들 백정을 왕위에 올렸다.(삼국사기에는 579년7월17일 죽어서 다만 영경사永敬寺 북쪽에 장사지냈다는 기록이 있고, 삼국유사에는 정사가 어지럽고 문란하여 국인들이 그를 폐위하였다고만 기록되어 있다. 자세한 내용이 기록된 화랑세기의 기록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폐위거사를 성공한 노리부는 상대등에 올랐고(579 ~ 588년), 문노는 8세 풍월주가 되었다(579 ~ 582년).
567년에 태어난474)  김백정은12살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584년까지 조모인 사도태후가 섭정을 하였다. 그리고 미실과 보명이 좌우후左右后가 되어서 진평왕을 색도色道하였다. 즉 진지왕을 폐위시키고 진평왕을 옹립한 일파는 조모인 사도태후가 조정을 장악하였고, 미실과 보명은 미혼인 왕의 침전을 차지하였다. 미실과 보명은 진흥왕의 후궁들이었고, 아들 동륜태자와도 사통을 하였기에 결국 그들은 3대에 걸쳐 색공/색사를 하였다. 화랑세기의 기록에 의하면 진지왕 폐위거사를 마무리한 후 미실은 진평왕을 색도하는 좌후가 되었지만 왕궁에서 기거하지 않고 영흥사永興寺에 들어가서 거처를 마련하였다. 
546 ~ 548년 경에 태어난 미실이 31 ~ 33세 무렵에 12세의 어린 진평왕의 후궁이 되어 보화공주를 낳았다. 진평왕은 17세(584년)가 되면서 조모의 섭정을 벗어나 친정을 하였다. 그의 부인은 복승공의 딸 복힐구(마야부인)인데, 언제 결혼을 했는지 기록이 없다. 다만 친정을 시작한 17세 무렵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딸만 둘 또는 셋(또는 넷, 삼국사기에는 천명과 덕만, 삼국유사에는 선화공주, 화랑세기에는 선화공주가 더 있다). 632년에 덕만이 왕위를 이어 선덕여왕이 되었는데, 그 당시 50세 가량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화랑세기의 기록, 즉 진평왕의 출생연도와 사도태후의 섭정 기간 등을 종합해보면 선덕여왕이 즉위할 무렵에 그녀의 나이는 45세 전후로 볼 수 있다).
한편, 풍월주의 위를 문노에게 물려준 설화랑은 미실을 따라 영흥사로 들어갔다. 물론 그는 따르는 심복 낭도들을 데리고 가서 사신두상私臣頭上이 되어 미실의 출입을 호위하였다. 설화랑은 불교에 심취하여 미륵선화彌勒仙花475) 라는 이름도 더해졌다.    

474) 화랑세기에 의하면 진평왕 김백정은 567년에 태어났다(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그의 출생년도가 없다). 그에게는 두 동생 백반과 국반(제28대 진덕여왕의 아버지)이 있다. 아버지 동륜태자가 572년에 사망하였으므로 아마도 백반은 569년생이고 국반은 571년생 정도로 추측해 본다. 

475) 미륵선화, 즉 화랑도로서 미륵보살이 되었다는 것이다. 미륵보살彌勒菩薩은 미래불로 믿고 받드는 보살이다. 미래에 성불하리라는 수기를 받아 부처가 되기로 예정되어 있지만, 현재는 도솔천(Tusita, 지족천知足天이라고도 한다. 미륵보살이 머무는 내원과 천인들이 즐거움을 누리는 외원으로 구성된 천상의 정토를 가리키는 이상세계이다)에 머물면서 천인들을 위해 설법하고 있다. 미륵은 친구를 뜻하는 마이트리야(Maitreya)를 음역한 것이며, 자씨慈氏로 의역된다. ‘미륵상생도솔천경’ 에는 바라나시국의 칼파리촌에서 태어난 브라만계급의 아들인 미륵은 부처의 제자가 되어 교화를 받고 마침내 도솔천에서 태어나는 영광을 얻는다. 여기서 미륵은 4천세(인간의 나이로 56억6700만년) 를 보낸 뒤 지상으로 내려와 성불한다. 그 때 지상은 풍요롭고 청정하며 모든 복덕을 갖추고 있다. 미륵불은 첫 모임에서 96억 명, 두번째는 94억 명, 세번째는 92억 명을 제도하여 모두 성자聖者가 되게 하고, 8만4000세를 살다가 열반에 든다고 기록하고 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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