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우 시장 <정치적 지뢰밭> 보스톤건축법 개정 승부수
전임시장들이 터부시 했던 보스톤시 구역 규정 개혁
지역주민 그룹 강력 반발, 우시장의 재선 위험에 정면승부
보스톤코리아  2024-02-29, 15:42:56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미셸우 시장이 ‘정치적 난제’로 손꼽히는 구역건축규정(Zoning code) 개혁에 수술칼을 들이 댔다. 각 지역구의 터줏대감 지역주민그룹들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전임 시장들이 모두 기피했던 보스톤 시 구역 규정 개정을 실행하는 정치적 모험을 불사한 것이다. 

전임 마티 월시 시장은 달랐다. 시장 재임시 자메이카플레인과 락스베리의 사용도가 낮은 용지를 다시 재구역(rezone)하여 수천호의 신규 주택 건설을 계획했다. 최초 BPDA가 이 개발계획을 승인하자 어포더블하우징 관계자, 지역주민 협회, 님비를 주창하는 지역주민 등의 즉각적이고 강력한 반발에 부딪쳤다. 이들은 도시계획(Planning) 미팅에선 드러눕는 시위를, 시청사에서는 연좌농성을 벌였다. 

강한 반발에 놀란 당시 마티 월시 시장은 이 BPDA 승인 안을 시의 구역 위원회(Zoning Commission)에 부쳐 최종 법안으로 완결하는 마지막 조치를 취하지 않고 흐지부지 지나쳤다. 
오늘날 250에이커에 달하는 자메이카플레인/락스베리 주택개발 계획은 여전히 공중에 뜬 상태다.

다만 시장에게 하나의 비공식 지침서 역할을 하고 있다. 보스톤 시장이 특정지역의 건축 지형도를 바꾸려 할 때 모두가 각자의 의견을 가진 지역주민 조직의 강력한 반발을 살 수 있다는 반면교사 지침서다. 

미셸 우 시장은 전임 시장 마티 월시이 우회했던 정치적 지뢰밭에서 직진을 선택했다. 자메이카/락스베리처럼 강력한 반발을 일으킬 수 있는 오래된 시 전 지역의 구역 규정(Zoning code)을 포괄적 개혁 방침을 천명했다. 

미셸우 시장이 추진하는 새로운 구역 규정(Zoning code)은 과거 “건축물의 사용도 중심의 법률” 즉 업무용, 주거용, 창고용 등의 건물의 사용 기능을 중심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을 형태 즉 건물의 크기를 중심으로 개정한 것이다.  

새로운 건축법 첫번째 단계는 “광장과 거리”이니셔티브다. 시 도시계획부서가 대중교통 정류장(전철역)간의 도로에 어떤 건물이 건축될 수 있는지 법안 초안을 만든다. 이는 월시 시장 때부터 시작된 찰스타운 및 기타 지역의 지역건축개발에 맞춰서 추진된다. 우 시장은 이들 중 상당부분을 법제화한다는 계획이다. 

보스톤의 4000여 페이지에 달하는 구역 규정은 수십년간 사용되어 현대적 요구에 맞지않고 불필요하게 복잡하다. 또 건축 추진과정에 모두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집 뒤뜰의 덱(deck)이든 고층 빌딩이든 거의 모든 건축계획은 그 지역의 기존 구역개발규정과 다른 특례규정에 따라 승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의견 개진 과정을 단순화하는 경우 과거 강력한 영향을 미쳐왔던 지역주민 그룹과 각 옹호 그룹들이 목소리를 잃게 되는 것을 불보듯 뻔하다. 이들은 건축 허가 과정에서 시 정부에 너무 많은 권한을 준다고 지적한다. 반발하는 이들의 표를 의식하게 되는 시장은 늘 양보해왔으며 이러다 보니 구역규정의 개혁이 뒷전으로 미뤄져 왔다. 우 시장과 개발업자들은 이 규정의 개정이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현대의 규정은 개발업자들이 좀더 법의 규정에 따라 짓도록 허용하고 있어 신규 건축이 용이하다. 과거처럼 주요 개발프로젝트가 좌절되거나 지연되는 잠재적인 법적인 장벽을 제거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발업자들은 좀더 예측이 가능한 건축 규제를 원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많은 돈이 걸려있기도 하다. 건축업자들은 지역 주민그룹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원, 공공예술, 어린이 스포츠 팀 등의 “지역사회 혜택” 항목에 수십만달러를 배정한다. 

예를 들어 컬럼비아-세븐힐시빅협회는 도체스터 모리시 블러바드의 7개 빌딩건축을 추진과정에서 $750,000의 기부금을 받았다. 이 협회는 아무런 단서없는 선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풍부한주택 매사추세츠 그룹의 캔슨 베나나브 대표는 모호한 지역사회 혜택시스템은 “문제가 많고 윤리적인 의문의 경계선상”에 있다고 지적하고 우 시장의 “광장 및 거리”이니셔티브는 구역규정을 개혁해나가는데 “작지만 아주 중요한 조치”라고 평했다. 그는 “지역주민그룹의 비공식적인 비토 권한을 없애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내년 재선을 앞둔 미셸 우 시장에겐 지역주민 그룹들은 강력한 정적이 될 수 있다. 이 그룹들은 비록 전체 유권자 대비 소수이지만 아주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에 정치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보스톤글로브는 이를 ‘정치적 지뢰밭’이라고 표현했다. 

우시장은 건축규정개정이 정치적으로 위험이란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건축법 개정은 더 많은 신규 주택공급으로 가격을 저렴하게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우시장은 “모두가 현재의 건축법이 문제가 많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계획을 추진하는 것이 많은 정치적인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우려처럼 보스톤보존연맹의 앨리슨 프레이지 대표는 벌써 날선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우 시장은 선거당시 공약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여론은 우시장으로부터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앨리슨 대표는 지난 선거에서 우시장을 지지했으나 “우리의 의견이 무시당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선거가 있다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시장의 텃밭이었던 진보 층의 이탈이다. 

건축법에 대한 반발은 시 전역에서 일고 있다 올스턴에서부터 이스트보스톤의 지역주민그룹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최근 4개의 지역주민그룹은 편지를 보내 “관료적이고 중앙집권적인 전제주의적 법제화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해 건물 증축을 규제하는 능력을 상실하게 될까 전전 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주민 그룹뿐만 아니라. 주택 건축 승인 진행과정에서 반대를 표해 자신의 이해를 충족해왔던 환경 및 노조 등의 많은 옹호그룹들도 영향력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많은 이해그룹들의 반대는 향후 정치적으로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 시장에게 조언하는 올스턴 시빅협회 앤소니 드이시도로 회장은 “모든 커뮤니티에는 밀집거주 빌딩을 허용하는 구역규정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다. 비록 시가 이 같은 반대를 예상은 했겠지만 이를 너무 과소평가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 의문”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우 시장은 계속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구해 왔지만 “변화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 시장은 이미 월시 전임 시장은 건들이지 않았던 민감한 문제들에 뒷걸음질을 거부하고 있다. 우시장은 올스턴과 매타팬의 개발계획을 구역위원회(Zoning Commission)를 통해 법제화하도록 했다. 

지난 9월 보스톤 계획 및 개발기구(BPDA)가 설리번 스퀘어 인근 고층 빌딩 건축 계획을 승인하자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지역구 선출직 의원들도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과거 이들은 이 같은 반대를 통해 개발 계획을 좌초시켰었다. 그럼에도 우 시장은 이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미 우 시장은 전임 시장들에게서 악역을 담당했던 BPDA를 개혁해 시정부의 지휘하에서 움직이도록 했다. 논란의 중심이었기에 전임 정부들은 기피했었던 작업이었다. 우시장은 아주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는 새로운 기초를 만드는데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라고 추진 이유를 들었다. 

일부에서는 그의 대담한 움직임을 격려하고 있다. 
전 시의원 맷 오말리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지역사회의 수호자임을 자처하고 있으며 어떤 것은 건축하고 건축하지 말지를 결정하고 있다. 그것은 본래적으로 불공정하며 좋은 개발에 많은 방해가 되고 있다. 공정하고 간단하며 이해 가능한 규정은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텃밭의 반발에도 필요한 개혁이라면 추진하겠다는 미셸우 시장. 그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내년 선거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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