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거기에 산이 있었네 |
보스톤코리아 2024-02-26, 11:21:29 |
거기에 산이 있었네. 한국책 제목이다. 책제목은 시 한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김용택시인에겐 산이 아닌 섬진강이다. 이만큼 살아서 마주할 산이 거기 늘 앉아 있고이만큼 걸어 항상 물이 거기 흐른다인자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산은 내머리맡에 와 앉아 (김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중에서) 지난 초겨울 문턱이었다. 내 친구 조봉섭학장에게 저녁이나 나누자 연락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逆제안이 들어왔다. 밥먹기전 가까운데 산행을 가는게 어떠한가. 역시 프로 산사나이는 다르다. 그 친구 멀고 가까운 건 둘째치고 높고 험한 산만을 고집하고 즐긴다. 나에게야 언감생심이었다만 옳거니. 그건 좋은 생각일테니 마다할 순 없었다. 거기에 산이 있는 줄 알지 못했다. 산 이름인데, Blue Hills. 이렇게 깊고 높은 산이 있다니. 멀지도 않은 곳에 말이다. 그를 앞세우고, 빌려 받은 꼬챙이를 지팡이 삼아 따라 나섰다. 아니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래지 않아 내 숨소리는 거칠어 졌고, 등줄기에선 축축한 기운이 느껴졌다. 헉헉이며 따라 올라간 거다. 깊은 산속 냄새를 맡을 수있었고, 쌓인 낙엽은 볼만 했다. 밀린 이야기 나누느라 느린 행군은 더 더뎌졌다. 그러나 낄낄거리는 중에서도 정상엔 올라섰다. 천관우 선생의 그랜드캐년 감탄사만 하랴만 사방에 광활한 광경이 구비구비 펼쳐 졌다. 도시와 멀리 바다와 구름낀 회색하늘이 조화롭게 눈밑으로 출렁였던 거다. 산행 리더 덕인가. 신발 덕인가. 아니면 빌려쓴 트렉킹폴 덕분인가. 오를적과 내려올적에 미끄러지지 않아 무사히 하산 할수 있었다. 그러나 차가운 맥주한잔이 아쉬웠음을 밝힌다. 트렉킹폴을 장만해야 할까보다. 갓길에 떨어진 나무가지를 지팡이 삼기엔 거기 산은 버겁다. 산들의 높은 곳도 그의 것이로다 (시편 95:4)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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