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와 슈퍼볼이 갑자기 정치화된 이유
테일러 스위프트, 슈퍼볼, 대선이 한데 묶인 MAGA 음모론 떠돌아
보스톤코리아  2024-01-30, 22:07:36 
(보스톤=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이번 슈퍼볼 파티를 이웃들과 함께 즐길 계획이라면 단지 응원하는 팀의 승패만 신경썼던 과거와 달리 슈퍼볼, 테일러 스위프트 그리고 2024 대선까지 엮인 음모론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몇 몇 극우 논객들이 캔자스시티 칩스와 테일러 스위프트 그리고 조 바이든이 대선 승리를 위해 공모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갑자기 슈퍼볼이 정치화 됐다. 

너무 터무니 없고 우습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비밀 국제 조직이 어린아이를 잡아먹는다던가 하는 큐아넌의 음모론을 극우 공화당 지지자들은 우습게 여기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또 무려 50여차례에 달하는 대선 불복 소송을 심지어 상당수 공화당 소속 판사들이 기각했어도 이들은 지난 2020년 대선을 도둑맞았다고 생각한다. 

지난 가을 한 블록파티에 참석했던 자리에서 캔자스시티에 극도로 반감을 보이는 한 사람을 만났다. 칩스의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가 너무 오만해서라는 것이었다. 탐 브래디가 은퇴한 후 풋볼경기를 관심있게 보지 않은 것이 상당기간 됐기에 그러나 보다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이유가 짐작이 된다. 

최근의 음모론은 다음과 같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국제적인 스타덤과 캔자스 시티 타이트엔드 트래비스 켈시와 관계 모두 비밀스런 “엘리트”들이 제조한 음모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올해말 선거에서 민주당을 돕고 조바이든의 재선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심지어 캔자스시티에 패한 볼티모어 레이븐스도 이번 대규모 음모에 의해 어메리칸리그챔피언십에서 진 것이며 캔자스시티 칩스를 슈퍼볼로 보냈다는 것이다. 

이처럼 어이없고 어처구니 없는 생각의 형태는 지난 2020년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사실 대선에서 이겼다”고 말하는 것과 유사한 패턴이다. 대부분의 공화당 지지자들 마저도 트럼프가 졌다고 생각했지만 트럼프는 결코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결국 1.6 의회습격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문제는 이 같은 음모론이 결국 이 근거없는 이야기를 사실로 둔갑시켜버린다는 것이다. 3년이 지났지만 아이오와 공화당 코커스에 참가자 66%가 바이든이 합법적으로 대통령이 됐다고 믿지 않았다. 심지어 큐아넌의 아이 잡아먹는 이야기로 인해 한 남성은 권총을 들고 워싱턴의 한 피자집에 나타나기도 했다. 

스위프트 음모론은 팍스 뉴스 진행자 제시 워터스에 의해 조장됐다. 그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국제적 유명세에 의문을 제기했다. “왜 테일러가 왜, 어떻게 이리 유명해진 것인지 궁금하지 않는가. 4년전 국방성 심리전 부대가 나토 회의 중에 테일러 스위프트를 한 자산으로 부각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다 칩스가 슈퍼볼에 진출하자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가 거들었다. 그는 대선 캠페인 중 1.6사태가 연방 요원의 함정이었으며 대선을 도둑 맞았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과거 트위터인 X에 “2월 누가 슈퍼볼을 우승할 것이며 인공적 문화적으로 떠받쳐진 커플이 올 가을 대선 후보를 지지선언할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적었다. 

스위프트는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을 지지했으며 지난해에는 팬들에게 투표하라고 독려한 적이 있다. 

이제 수백만의 미국인들이 테일러 스위프트가 올 가을 지지선언을 할 경우 국제적인 음모에 의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믿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이런 음모론적 사고가 문화적인 아이콘과 스포츠계의 아이콘마저 정치화시키면서 극단적인 사고의 분열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모든 정책이 잘못되었거나 싫거나 하지는 않지만 음악계 슈퍼스타와 스포츠 스타의 사랑마저 어처구니 없는 음모론으로 바꿔버리는 광기를 접하면서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느낀다. 음모론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사람들과의 벽을 무슨 방법으로 허물어야 하나. 갈길이 너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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