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이유 없이 열이 났다가 내렸어요 |
뉴잉글랜드 한인의사연구회 건강강좌(5) |
보스톤코리아 2023-12-20, 11:29:51 |
아이가 성장하면서 또는 어린이집을 다니다 보면 열이 날 수 있습니다. 열이 나서 병원에 데려갔는데, 특별히 열이 날 만한 소견이 안 보인다고 하며 지켜보자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이러스, 세균 등이 우리 몸에 침입해 증식하는 것을 감염이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 증상이나 소견이 나타난 것을 감염병이라 합니다. 예를 들어 가족이 인플루엔자(플루 또는 독감)에 걸렸는데, 기침을 통해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나에게 들어온 상황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감염을 일으키지 못할 정도로 적은 양의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우리 몸의 여러 방어 전략에 의해 무력화되어 사라집니다. 감염이 되긴 했지만, 바이러스가 면역 반응에 의해 제거되면 독감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역시 사라집니다. 이 과정에서 무증상으로 항체만 만들고 넘어가거나, 열만 나고 회복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이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바이러스와 세균에 노출되며 면역력을 갖춰가게 됩니다. 물론 대부분 특별한 증상 없이 넘어가는데 어떤 때는 감기나 수족구병에 걸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하루 정도 열났다가 이유도 모른 채 회복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 아이가 이유 없이 열이 조금 났다가 내렸다면 걱정하지 마시고, ‘우리 아이가 또 면역을 얻어서 튼튼해 졌구나!’ 생각하세요. 적당한 열은 면역 반응에 유리하기 때문에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이와 비슷하게 예방접종 후에도 일시적으로 열이 나기도 하는데, 이 역시 아이의 건강한 면역반응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거리두기와 마스크, 손 위생 등 적극적인 감염 예방을 통해 잘 이겨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렇듯이 이로 인한 이점과 동시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는데요, 바로 '면역 부채(immune debt)'라는 문제입니다. 코로나19 팬더믹에 의한 장기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격리 조치, 마스크, 손 위생 등 적극적인 감염예방법으로 인해, 많은 사람, 특히 어린이들이 각종 바이러스 및 세균에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면역 체계는 이러한 병원균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으며, 이것이 바로 면역 부채입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는 적극적인 조치를 통해 코로나19 외 대부분 바이러스/세균 유행이 사라졌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에 대한 면역력 획득 기회도 놓쳐 집단 면역 기능이 낮아져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외 감염 질환들이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이 감기를 달고 지내거나, 각종 감염병에 걸리면서 열도 자주 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면역 부채는 이후 병원균에 처음으로 노출될 때 더 강한 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나, 대부분 잘 회복되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다만, 필수 예방접종은 꼭 완료해서 중증 감염들을 예방해야 합니다. 면역 부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평소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충분히 자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원균에 접촉했다고 다 열나고, 아픈 것은 아니라 예방접종처럼 항체만 만들고 넘어가는 경우가 더 많으므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때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때 논란이 된 수두 파티처럼 예방접종도 하지 않고, 대량의 병원균에 일부러 노출하면 병에 걸릴 뿐 아니라 때로는 중증화되어 안 좋은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체온이 1℃ 상승할 때마다 대사율이 10% 증가하면서 심박수, 호흡수도 다 빨라져 피곤하거나 몸살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보충, 그리고 푹 쉬는 것이 아이의 회복을 돕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탈수 교정은 혈액 순환 개선으로 우리 몸의 면역 상태도 향상해 결과적으로 열성 질환에서 빨리 낫게 도와줍니다. 게다가 충분한 수분 섭취는 직간접적으로 열을 내려주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발열 시 주의 사항입니다. 먼저 생후 3개월 이내의 아기는 38℃만으로도 중증 질환의 위험 신호로 반드시 의사에게 연락해야 합니다. 생후 3~6개월 사이의 아기는 39℃ 이상이면 중증 질환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생후 6개월 이후 아기는 39℃ 이상의 고열이 다 중증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발열과 더불어 1) 아프거나 힘들어 보이는지, 2) 활동성이 줄어들었는지, 3) 보호자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반응이 평소와 다른지, 4) 숨쉬기가 힘들어 보이는지, 5) 입술이나 손발이 창백하거나 청색증이 보이는지 등도 살펴봐야 하며 이상이 있으면 의사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그 외에 경련하거나, 40℃ 이상의 열이 처음 났거나, 고열이 5일 이상 지속되거나, 발열에 동반된 다른 증상(기침, 구토, 복통 등)이 심하거나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도 의사의 상담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아이들이 아프지 않게 잘 자라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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