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인생 5 |
보스톤코리아 2023-10-02, 11:35:09 |
7번홀 : 골프 그리고 매너와 배려 골프채를 처음 잡고 머리 올리러 가는 날 (필드에 처음 나가는 날) 선배 골퍼가 우려섞인 목소리로 몇가지 골프 에티켓을 말해준다. 첫째, 티잉그라운드에는 플레이어 외에는 올라갈 수 없으니 밑에서 기다려라. 둘째, 벙커샷 후에는 반드시 모래를 정리하고 나와라. 세번째, 그린에서 남의 퍼팅라인(Putting Line: 그린위의 볼과 홀을 직선으로 이은 선)을 절대 밟지 마라. 이 외에 지켜야 할 사항이 너무도 많지만 우선 이 세가지만 명심하고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한다. 그렇지 않아도 필드에 처음 나가 모든게 어리둥절해서 내 볼 하나 다루기 힘든 마당에 참 하지 말라는 것도 많다. 처음에야 이것저것 신경쓸 겨를없이 골프선배가 시키는데로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나서 나도 어느정도 초보자에게 이러쿵 저러쿵 골프에 대해 말 할 정도가 되어서야 그때 내 골프 선배가 왜 그렇게 신신당부 했는지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골프란 운동은 플레이어의 매너 즉 에티켓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운동이다. 그런데 이 골프의 에티켓을 곰곰 살펴보면 규칙 모두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플레이어를 위한 배려로 가득차 있다. 다시말해 상대방이 가장 편하고 안정된 마음으로 최상의 조건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내가 배려해 주어야 하는 모든것들을 나열한 것이다. 골프도 경기임에 틀림없는데 나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라니… 참 어이없는 규칙이기는 하지만 매력적인 규칙임에 틀림없다. 오죽하면 골프규칙집 서론에 "골프 규칙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코스에서 항상 다른 플레이어를 배려하는 일이다" 라고 분명하게 밝혀 놓았을까! 자! 이제 나의 '골프와 인생' 일곱번째 홀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오늘은 친한 친구들이 아닌 업무상 거래처 지인들과 플레이에 나섰다. 평소 일로 가끔 만나 술한잔 기울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이지만 속 마음까지 터 놓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다. 최대한 줄건 주고 받을건 받는 상호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들이랄까? 어쨋던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해야 하는 그다지 재미있다고는 할 수 없는 그런 라운딩을 해야하는 날이다. 첫홀 티잉그라운드에 올랐다. 한참 어드레스 자세를 갖추고 티샷을 준비하는데 지들끼리 업무상 일로 대화를 나눈다. 심지어는 사무실에서 걸려온 전화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고있다. 신경이 쓰인다. 친구들 같으면 "야 자식들아 좀 조용히 해 나 티샷 하잔아…"하며 한마디 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리가 자리인 만큼 아무소리 못하고 상한 기분을 안고 그냥 티샷을 날린다. 볼이 잘 맞을 턱이 없다. 사실 이날도 동반 플레이어들이 라운딩 내내 무매너로 플레이를 한건 아니다. 지킬건 지켰다. 다시 말해 티잉그라운드에 쫓아 올라와 티샷을 준비하는 동안 어설프게 헛스윙을 하며 나의 플레이를 방해한 사람은 없었다. 단지 티잉그라운드에는 플레이어만 올라 간다는 그 규칙은 지키면서도 그 규칙 내면에 깔려있는 다른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까지는 염두에 두지 않았을 뿐이다. 티샷을 모두 마치고 세컨샷을 위해 함께 이동한다. 이동 중에 서로간의 사업상 목적을 위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볼로 자리한다. 하지만 대부분 아마추어들의 세컨샷은 깊은 러프속에 박혀있기 일수이다. 이때 열과 성을 다해 함께 볼을 찾아주는 사람, 건성건성 볼을 같이 찾아주는 척만 하는 사람, 다른 사람 볼이야 아에 신경 안쓰고 자기 볼에만 집중하는 사람 등 다양한 형태가 나타나게 된다. 물론 상대의 공을 함께 찾아야 된다는 규칙은 없다. 하지만 이런 작은 일 하나에도 상대에 대한 배려 등 남을 대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나타나는게 골프다. 이런 골프의 매너는 실생활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나게 된다. 내가 협회라고 불리우는 단체에서 일을 하다보니 일의 특성상 화원사간 이견을 조정하는 업무가 주를 이루는데 당연히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회의라는것을 자주 하게 된다. 그런데 이 회의에서도 개인의 골프매너가 여지없이 들어나게 된다. 물론 각자가 속해있는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리라 양보라는게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상대를 배려해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해 주는 사람, 배려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게 상대 이야기 중간에 훅 끼어드는 사람, 상대야 무슨 이야기를 하던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 끝까지 아무말 하지 않고 자리만 지키는 사람 등 그야말로 천태만상의 성격을 적나라하게 들어내게 된다. 어쨋던 나는 잃어버린줄 알았던 볼을 나의 동반 플레이어가 찾아주는 바람에 벌타없이 기분 좋게 세컨샷을 날렸다. 하지만 나의 세컨샷은 그린 주위에 포진해 있는 모래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오늘 참 초구부터 잘 풀리질 않는다. 벙커에 다다른 나는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가뜩이나 자신이 없는 벙커샷인데 벙커안은 온통 발자국 천지이다. 더군다나 나의 볼이 움푹 페인 발자국 안에 위치해 있다. 뒷팀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앞팀의 전횡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런 매너 없는것들…” 첫홀부터 여러가지 거슬리는 일들로 그날 골프는 완전히 망쳤다. 무심코 행한 상대방의 행동이 나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나는 무심코 내 성격을 드러내며 다른 사람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까? 골프란 운동은 늘 게임이 끝난 후 라운딩 도중 동반자의 게임을 위해 나는 얼마만큼의 배려를 했는지 그리고 나의 실수로 인해 상대방에게 실례를 범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게하는 운동이다. 아울러 라운딩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숨은 모습을 동반자에게 적나라하게 노출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인생역시 상대에게 얼마만큼의 배려를 하며 살아가는지 그리고 나의 실수로 인해 상대가 마음의 상처는 받지는 않았는지 늘 스스로 생각하며 행동할 때 그 사람을 매너있는 사람 또는 배려심 깊은 사람이라고 우리는 부른다. 과연 내가 남들로 부터 매너있는 사람으로 평가 받을지 아니면 배려심 없는 독불장군으로 평가 받을지 늘 염두에 두고 살아갈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박진영 (보스톤라이프스토리닷컴 대표)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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