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가을 내 마음의 텃밭에 잡초를 모두 뽑아버리자' - 좋은 습관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 XIV - |
보스톤코리아 2015-09-21, 11:39:32 |
신선했던 봄의 향기와 화려했던 여름의 열정이 슬금슬금 떠나가려하는지, 아침저녁으로 가을의 선선한 공기가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봄에 씨앗을 뿌려 텃밭에 심은 채소들이 여름의 충만한 열기로 무럭무럭 자라나던 모습에 작은 행복을 느끼던 시간이 떠나가며, 결실의 가을을 받아 드려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텃밭을 청소하지 않고 나두면, 다음 해 씨앗을 뿌리기 전, 여기저기 자라는 잡초로 골치가 아파진다. 만약, 귀찮다고, 잡초를 뽑지 않고 씨를 뿌리면, 채소들은 잘 자라지 못하게 된다. 잡초의 번식력은 겉잡을 수 없이 강하고 빠르고, 일단 생기고 나면 완전히 없애기도 힘이 든다. 이러한 자연의 순리처럼,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도 마찬가지다. 떠나야 할 관계가 있을때, 보내야 할 관계가 있을때, 그 관계의 끝이 잘 정리되지 않으면, 새로운 관계를 잘 맺기가 힘이 든다. 상처가 주는 분노의 힘이 잡초처럼 강하고 질기기 때문이다. 배신감과 억울함의 분노때문에 내려놓아야 할 것을 알면서도 내려놓지 못하고, 보내야 할 것을 보내지 못하면 집착이라는 끈끈한 거미줄에 걸려들게 한다. 허약해진 마음이 거미줄로 꽁꽁 묶이게 되면, 오도가지 못하며 생의 피해가 점점 커져간다. 결국, 결말은 처참할 수 밖에 없다. 마음이 지쳐 미쳐버리든가, 약해진 마음이지만 정신을 추스려서 거미줄을 끊고 나오던가. 거미줄을 끊고 나와도, 한동안은 피 흘리는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느라 고통스럽다. 깊게 찔린 상처가 감염되지 않게 소독제를 뿌려야 하고, 상처가 너무 깊으면, 깊은 상처를 꼬메주어야 한다. 너무나 아프겠지만, 다른 관계를 빨리 갖지 말고 힘들어도 참아야 한다. 상처를 완전히 치료하지 않고 다른 관계를 가지면, 같은 패턴의 관계에 빠지기가 쉽다. 상처 준 이를 그리워하지 않는다면, 아픔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움과 미움이 합해지면 미워하는 적대자의 동일화의 형상이 남아있다. 그로인해, 그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만나, 상처치유를 대신하려는 성향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끝이 좋지않은 관계를 조심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마음을 잘 조정하는 소시오패스(Socio-path), 심리 조정자(Manipulator)를 잘 파악하는 심안을 키워야 한다. 이사벨 나자레-아가(Isabelle Nazare-aga)는 자신의 책 ‘ 나는 왜 맨날 당하고 사는걸까?’ 을 통해 ‘심리 조정자를 크게 다섯 타입으로 나누었다. (1)교묘하게 사람을 무시하는 교양 넘치는 심리 조정자 (2)주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독재적인 심리 조정자 (3)무슨 일이라도 해줄 것처럼 나서는 이타주의적인 심리 조정자 (4)수줍음 많은 척 심리 조정자 (5)자신의 매력과 친절함을 앞세우는 매혹적인 심리 조정자가 그들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들을 소시오패스로 진단한다. 놀랍게도, 현대인 25명 중 1명은 소시오패스라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소시오패스가 상사가 되어 성공 할 확률이 네배나 된다고 한다 (Journal of Business Ethics 2008). 로버트 헤어 박사는 자신이 만든 PCL-R 을 갖고, 피라미드 꼭대기에 위치한 소위 ‘잘 나가는 사람100 기업의 최고급 임원 203명들을 대상으로 심리성향조사, 사이코 패스 식별 검사를 했다 . 이들의 사이코 패스의 비중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와 비슷한데,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타났다(Fortune,2010). 203명중 8-9명은 연구목적으로 사이코 패스 성향을 진단할때 사용하는 기준치를 넘어 설 정도였다. 그들은 아주 매력적인 사람으로 상대자가 듣고 싶어하는 말 “넌 참 잘해.”라는 칭찬을 기가막히게 잘한다. 진솔하게 느껴지게 하는 호감과 함께 꿈에서나 나올법한 이상적인 사람이 주는 호감은 마치 소울 메이트를 만난 것 처럼 깊은 유대감을 느끼게 만든다. 상대가 무엇을 좋아 하는지 잘 알고, 마음까지도 읽으면서, 자신의 거미줄에 걸려드는 먹이가 될 때까지 교묘하고 은근하게 유도한다. 이들은 겉으론 상냥하고 예의 바른 ‘친절한 사람’의 가면을 쓰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상대하는 사람이나 상황, 목적에 따라 가면을 바꾸며 자신의 실제 모습을 잘 감춘다. 그들의 마음에는 ‘양심’이라는 ‘죄책감’이 없기에, 내면은 매우 차갑고, 분석적이며 계산적이다. 마음에 드는 먹이감이 생기면, 먹이감으로 이익이 있는 지의 여부를 먼저 타진해보고, 만약, 이익이 없어보이면, 한 순간에 시크해진다. 만약, 그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성공을 빛나게 해주는 악세사리가 될 가치가 느껴지는 상대가 나타나면, 그의 거미줄에 들어가게 하는 작업은 시작된다. 거미처럼 느리고, 조심스럽게 접근하면서 상대를 조정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이익이 오지 않으면, 그토록 열심하던 그의 성의도 관심도 사라진다. 그의 호의를 믿고, 진실한 마음을 주었던 친우나 연인은 자신에게 그토록 특별했던 그가 냉정해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무언가 잘못해서 그런가 하고 고민을 하게된다. 계속되는 그의 냉대를 느끼며, 자신의 능력, 장점, 인성을 의심하게 된다. 이렇게 좋은 사람을 자신이 부족해서 놓친다는 생각에 더욱 최선을 하며, 자신의 권리, 필요, 욕구를 다 버리고, 그 한사람에게 매진하게 되는 것이다. ‘순진한 사람’이 심리 조종자의 거미줄에 걸려들면, 자신의 자존감을 망가뜨리고, 자신의 삶의 피해와 손해를 보아도, 끝까지 그들 가면 속에 숨어있는 제 2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채 살아 갈 수도 있다. 드라마 작가 하명희씨는 ‘상류사회’를 통해 순진과 순수의 차이를 명쾌하게 말해준다. 순진은 분순물이 하나도 섞이지 않은 것을 말하며, 이용당하고 버려지기 쉽다. 순수하다는것은 분순물이 하나도 안 섞인것이 아니라, 온갖 잡탕을 정재하고 단련시켜서 순수성이 되는 거다. 하 작가의 말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이, 상처의 불순물을 잘 걸러내면, 더 순수한 자아가 생겨나게 된다. 마음에도 근육이 만들어 진다.(공지영,'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2014). 순수한 마음에 근육까지 보강되면, 심리를 조정하는 소씨오 패스를 빨리 알아차리는 심안이 발달된다. 소씨오 패스에게 더 이상 당하는 삶이 아닌, 자신을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맑고 밝은 생이 다가오는 것이다. 이번 가을, 마음의 텃밭을 정리해보자. 중증마비로 뇌성마비를 겪으며 온 몸이 마비되어 입으로 쓰는 시인 김준엽씨는 ‘내 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시를 써서 순수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의 시를 소개로 칼럼의 마무리를 대신하도록 한다.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330 Beacon St. Brookline, MA 02446 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508-728-0832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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