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릴 없이 맛있게 스테이크 굽기 |
보스톤코리아 2015-09-10, 22:46:25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태정 기자 = ‘고기는 불맛’이라는 불변의 법칙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집집마다 그릴을 갖추고 조리를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조리법이 단순한 요리일수록 좋은 재료의 선정과 조리의 노하우가 필요하기 마련인데, 스테이크가 딱 그렇다. 완벽한 스테이크를 위해서는 크게 5가지가 중요하다고들 한다. 좋은 재료, 시즈닝, 시어링, 베이스팅 그리고 레스팅 타임. 멋진 그릴 없이도 육즙이 가득 찬 스테이크를 한번 구어 보도록 하자. ▶ 좋은 재료 고르기 우선 내가 만들고 싶은 스테이크에 적합한 고기를 사는 것이 중요하다. 즉, 소고기 부위를 먼저 선택해야 하는데, 소고기가 들어가는 요리는 조리법과 조리시간에 따라 사용하는 부위가 달라진다. 즉, 육질이 연하고 조리 시간을 짧게 해야 맛있는 부위가 스테이크나 구이용으로 알맞다. 기름이 많고 부드러운 부위를 좋아한다면 립아이(Ribeye, 꽃등심) 부위를, 담백하고 부드러운 고기를 좋아한다면 텐더로인(Tenderloin, 안심)부위를, 꽃등심부위보다는 담백하나 지방을 포기할 수는 없고 고기를 좀 씹어보고 싶다면 스트립(Strip)이나 서로인(Sirloin, 채끝살)을 구매하면 된다. 가격이 조금 부담된다면, 알목심인 척 아이 롤(Chuck Eye Roll)도 괜찮다. (소고기 부위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지난 주 기사 ‘보스톤 초보 주부를 위한, 영어로 익히는 소고기 부위’를 참고하자.) 원하는 부위를 선택하였다면, 두께를 살펴봐야 한다. 스테이크용 고기는 무게가 아니라 두께로 사는 게 좋다. 겉은 바삭하게, 안에는 육즙이 가득하게 먹어야 맛있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3cm이상으로 두꺼운 고기를 사도록 하자. ▶ 시즈닝(Seasoning) 하기 기본적으로 시즈닝은 소금과 후추로 하게 되는데, 그 전에 고기를 언제 구울지 결정해야 한다. 만약, 지금부터 40분 이후에 고기를 구울 예정이라면 미리 시즈닝해 둔다. 그러나, 40분 내에 구울 거라면 굽기 직전에 시즈닝하는 게 좋다. 시즈닝을 하면 삼투압현상 때문에 수분이 빠져 나온다. 그러면 팬을 아무리 뜨겁게 달군다고 해도 팬의 열이 수분을 날리는 데 쓰여서 시어링(Searing)에 방해가 될 수도 있고 또 굽는 동안 기름이 많이 튀어 위험할 수도 있다. 그러나 40분이 지나면 빠져나갔던 수분과 소금이 다시 내부 깊숙이 침투해 고기 안으로 모이게 된다. 그러면 고기가 더 부드러워지고, 시어링을 방해하지도 않는다. 참고로 시즈닝을 언제 하든 구울 고기는 냉장고에서 바로 나와 너무 차가운 상태면 안 된다. 시어링은 온도가 중요한데, 고기의 찬 기운이 팬의 온도를 낮추기 때문이다. ▶ 센 불에서 시어링(Searing) 하기 완벽한 스테이크를 위한 두 번째 노하우는 시어링이다. 야채나 과일 등이 골든 브라운을 띠며 캐러멜라이즈가 되는 것처럼 고기가 골든 브라운으로 변하는 현상을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라고 하며,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도록 센 불에서 노릇하게 굽는 과정을 시어링이라고 한다. 마이야르 반응은 고기의 풍미와 크리스피한 텍스처를 더욱 살려준다. 이 반응은 섭씨 155도 이상일 때 나타나기 때문에 팬이 충분히 달궈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미디움 레어로 굽는다고 가정하고 고기를 구워보자. 불과 가까운 곳에 레스팅 타임 때 고기를 쉬게 할 접시를 놓아 따뜻하게 해 주자. 두꺼운 팬을 올리고 센 불에서 약간 흥건한 정도의 기름을 두르고 달군다. 기름을 충분히 세 바퀴 정도 돌리는 느낌으로 뿌리면 된다. 팬이 충분히 달궈 졌는지 확인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집게로 고기를 집고 팬에 살짝 넣을까 말까 해봤을 때 ‘치지지지직’ 소리가 나는지 확인 하면 된다. 센 불에서 기름이 골고루 묻게 해주면서 굽는데, 모든 면이 골든 브라운이 되도록 바삭하게 굽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고기를 수시로 뒤집어 주면서 굽는다. 소고기는 한 번만 뒤집는다거나 여러 번 뒤집으면 안 된다는 논란이 있으나, 그릴이 아닌 팬에서 구울 때에는 마음껏 뒤집어야 한다. 모든 스테이크의 겉면은 노릇해야 하나, 의도한 스테이크 굽기 정도에 따라 시어링을 어느 정도 할지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레어로 구울 거라면 시어링에서 색을 다 내고 불을 줄여 속만 따뜻하게 해준다. 미디엄 레어는 살짝 노릇해질 때까지만 굽는다. 속을 익히는 동안에 겉도 더 익기 때문이다. 반면 웰던으로 먹을 사람은 시어링을 덜 해줘야 약한 불에서 오래 익혀도 겉이 타지 않으니 참고하자. ▶ 불을 줄이고 베이스팅(Basting) 하기 고기의 모든 겉면이 노릇해졌다면 중간불로 줄이고 원하는 굽기 정도에 맞춰 익혀야 한다. 베이스팅 과정이란 팬을 살짝 기울여 기름을 스푼으로 떠서 고기의 중심에 끼얹어주는 것인데, 끼얹고 뒤집고를 반복해야 한다. 베이스팅을 하면 고기가 촉촉해지고 육즙도 풍부해진다. 단, 레어로 하고 싶은 사람은 베이스팅 과정을 건너뛰면 된다. 원하는 정도로 거의 다 구워졌을 때, 고기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버터 30g을 넣는다. 고기에 고루 버터가 묻게 하면서 베이스팅 한다. 단, 버터로 오래 베이스팅을 하면 타기 쉬우므로 버터는 끝내기 2분 전쯤에 넣어 풍미만 준다는 느낌으로 한다. ▶ 레스팅 타임(Resting Time)을 준다 완벽한 스테이크를 위해 고기에게 레스팅 타임을 주자. 이름 그대로 고기를 구워 팬에서 뺀 다음 잠깐 휴식하는 시간이다. 동물성 단백질에 열을 가하면 수축한다. 육즙이 한쪽에 모이게 된다는 말인데, 쉴 시간 없이 접시에 올라가서 잘리면 모여 있던 육즙들이 쫙 흘러버린다. 우리가 먹어야 할 맛있는 육즙을 접시에 양보하는 셈인 거다. 레스팅 타임을 주면 수분이 천천히 골고루 퍼져 육즙을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다. 즉, 베이스팅까지 마친 고기를 팬에서 꺼내서 따뜻하게 준비해 놓은 접시에 올린다. 접시를 전자레인지에 30초 정도 데워 준비해 놓거나 요리 하는 동안 미리 빈 접시를 불 가까이 놓아두면 편하다. 보통 5-10분 정도 레스팅 타임을 주는데, 두께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고기를 굽는 시간의 3분의 1정도를 레스팅 타임으로 보면 된다. 스테이크가 차가워지면 안 되니까 고기를 구웠던 가스레인지 위나 호일로 감싸서 보호해줘도 좋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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