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금 내역 공개…재임 기간 중국에 은행 계좌 보유
재임 첫해·마지막해 소득세 사실상 전무…2017년 외국에 낸 세금만 100만달러
트럼프 반발…심각한 미국 분열, 더 심해질 것
보스톤코리아  2022-12-30, 21:26:48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워싱턴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세금 기록이 수년간 이어진 법정 분쟁 끝에 공개됐다.

미 하원 세입위는 3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15~2020년 세금 내역을 공개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후보자 시절부터 세금 자료를 자발적으로 모두 공개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를 거부한 뒤 재임 기간 한 차례도 세금 내역을 제출하지 않았다.

부동산 재벌의 아들이자 그 스스로도 거대한 부를 이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이전부터 오랜 기간 총소득 적자 등을 이유로 세금을 회피해 왔다는 지속적 의혹을 받아 왔다.

미 하원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 세금 내역 제출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 오랜 소송전 끝에 이달 초 6년간의 세금 기록을 마침내 넘겨받아 조사를 마친 뒤 개인정보 삭제 등 절차를 거쳐 이날 대중에 내놓았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와 마지막해 연방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내내 세금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는 상·하원 조세위 보고서를 뒷받침한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 및 미 상·하원 합동 조세위 보고서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에는 소득세 750달러만을 납부했고, 마지막해인 2020년에는 한 푼의 소득세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반면 2018년과 2019년에는 모두 110만달러의 소득세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연방 정부 소득세를 건너뛰다시피 한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국 정부에 납세한 세금은 모두 100만달러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또 2015~2017년 중국에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영국과 아일랜드에도 해외 계좌가 존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융 수입 및 세금, 비용 등을 신고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파나마, 카타르, 인도, 중국, 아랍에미리트, 필리핀, 조지아, 이스라엘,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 등 23개국에 이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마지막해인 2020년에는 한 푼의 기부금도 신고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5년 대선 캠페인 당시 당선된다면 대통령 연봉 40만달러의 마지막 한 푼까지 모두 기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3년간은 연봉을 분기별로 기부했다고 밝혔지만, 2020년 자료에서는 기부 기록이 전무하다"며 "2017년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부액이 190만달러에 달했지만, 2018년과 2019년에는 50만달러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부자 감세를 일관되게 밀어붙였지만 일부 정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 스스로의 세금 부담을 확대하기도 했다.

재임 시절인 2017년 주세와 지방세에서 세금 면제 상한을 1만달러로 설정한 규정이 대표적이다.

법 적용이 시작된 2018년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세 및 지방세로 1천50만달러를 냈지만, 1만달러만 공제 헤택을 받았다. 2019년과 2020년 역시 각각 840만달러와 850만달러를 주세 및 지방세로 납부하고 면제는 동일했다.

2016년과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세와 지방세에서 모두 520만달러를 공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자료 공개로 이미 여러 건의 연방 및 주 정부 차원의 조사에 직면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또 다른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세금 자료 공개 직후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 의원들을 비난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그는 민주당이 자료를 공개하지 말았어야 했고 대법원도 공개를 허용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이번 공개가)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 끔찍한 일들로 이어질 것이다. 심각한 미국의 분열이 이제 훨씬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자화자찬도 잊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세금신고 내역은 나의 자랑스러운 성공을 다시 한 번 보여주며, 내가 감가상각과 다른 많은 세금 공제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 수천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멋진 건물들과 기업들을 만들어냈는지 보여 준다"고 말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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