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에 눈이 없어 문 닫는 프랑스 스키장
스키 슬로프 절반가량 폐쇄…산악자전거 트레일로 전환하기도
보스톤코리아  2023-01-03, 14:59:44 
눈이 녹아내린 프랑스 스키장 모습
눈이 녹아내린 프랑스 스키장 모습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에서 올겨울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 탓에 눈이 내리지 않아 문을 닫거나, 운영을 축소하는 스키장이 늘어나고 있다.

알프스, 피레네, 보주, 쥐라산맥 인근 중·저산대 스키장은 스키 슬로프를 산악자전거 트레일로 전환하는 등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스키 리프트 운영업체 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번 겨울방학 기간 스키 슬로프 절반만이 운영이 가능했다고 일간 르몽드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프스산맥을 품고 있는 오트사부아주의 프라쉬르아를리 마을은 스키를 탈 수 있는 슬로프가 없어 다른 스키장으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프라쉬르아를리에서 20년 넘게 근무했다는 관광사무소장은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렇게 눈이 적게 내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오트사부아에 있는 레제 스키장은 일부 스키 슬로프를 아예 산악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서 손님들을 받고 있다고 프랑스3 방송이 전했다.

레제 스키장에 눈이 녹아내리면서 스키를 탈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자 하루 평균 1만2천∼1만3천명이던 고객은 5천명으로 반 토막 났기 때문이다.

고도가 높은 슬로프에서는 여전히 스키를 탈 수 있기 때문에 스키장 북쪽은 '스키어'가, 남쪽은 '바이커'가 점령하는 다소 독특한 풍경이 빚어졌다.

사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눈이 많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유지돼 스키 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었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기온이 오르면서 스키장을 뒤덮었던 눈이 점점 사라졌고, 인공 눈을 만드는 기계를 돌려도 소용이 없어지자 슬로프를 폐쇄한 것이다.

프랑스 기상청은 지난 크리스마스 당일 평균 기온이 11.3도를 기록, 1948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199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포근한 크리스마스였다고 밝혔다.

윔 티에리 브뤼셀대학교 기후과학 교수는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세기말이면 지금 저산대에서 그러듯 알프스산맥에서 스키를 타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티에리 교수는 열을 대기 중에 가두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기후 변화를 막지 않는 한 날씨는 계속 따뜻해져 눈이 녹을 테니, 상황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runran@yna.co.kr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기내 소변 난동 인도인, 알고 보니 다국적 금융사 고위 간부 2023.01.08
비행기 안에서 만취해 다른 승객을 향해 소변을 보는 등 추태를 부려 최근 외신들의 국제면에 오른 인도인 남성이 다국적 금융사의 고위 간부인 것으로 드러났다.8일(..
중국, 내일 입국자격리 폐지…방역 만리장성 34개월만에 2023.01.07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강제해온 입국자 격리가 8일부터 전면 폐지된다.중국 정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지침에 따라..
따뜻한 날씨에 눈이 없어 문 닫는 프랑스 스키장 2023.01.03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에서 올겨울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 탓에 눈이 내리지 않아 문을 닫거나, 운영을 축소하는 스키장이 늘어나고 있다.알프스,..
"EU, 중국에 코로나19 백신 무료제공 타진"…모니터링 강화 2023.01.03
유럽연합(EU)이 최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골머리를 앓는 중국에 무료 백신 제공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로이터, AP통신 등은 3일(현지시간) 파..
미궁 빠졌던 대학생 4명 살해 용의자는 범죄학 박사과정생 2022.12.31
미국 아이다호 대학교 학생 4명이 자취집에서 잠자던 중 무더기로 살해된 사건의 용의자가 47일만에 검거됐다.용의자는 이웃 대학에 다니는 범죄학 박사과정 대학원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