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넷플릭스 제작 거절하고 ENA서 방송…"권리확보 위해"
제작사 에이스토리 이상백 대표, 지식재산권 확보는 생존 기반
방영권만 판매하려다보니 신생채널로…'외주 악순환' 탈출 지원 절실
유인식 감독, 시청률 3% 기대했다…시즌2 제작 확정까지는 시간 걸릴듯
보스톤코리아  2022-08-31, 10:55:03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의 성공 사례는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작품에 대한 권리를 온전히 갖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

이상백 에이스토리 대표는 31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행사 특별 세션에서 "IP(지식재산) 확보는 제작사의 생존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우영우'는 국내에서는 케이블 채널인 ENA에서, 해외에서는 190여 개국에 서비스되는 넷플릭스에서 방영됐다.

이 대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킹덤' 이후 해외 진출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며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제안을 했지만, 거절하고 방영권만 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국내 채널과 접촉했는데, (넷플릭스와 같이) 방영권 구매만 가능한 채널을 고려했다"며 "그러다 보니 신생 채널로 가게 됐고, 그렇다고 규모가 너무 작으면 안 될 것 같아 KT라는 거대 회사가 받쳐주는 ENA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국내 주요 방송사가 아닌 대중들에게 낯선 ENA 채널을 선택하면서까지 IP를 확보하려고 애쓴 데는 '킹덤'의 성공 뒤 찾아온 아쉬움 때문이다. 에이스토리는 '킹덤'의 게임 제작 관련한 IP만 소유하고 있다.

이상백 에이스토리 대표



이 대표는 "'킹덤' 때 그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방송했는데 IP가 없어서 안타까웠다"며 "IP는 '캐시카우'가 돼서 제작사가 성장할 기반이 되는데, 그런 게 없으면 제작사는 외주를 맡아 (조금의) 수익으로 생존하고, 다시 외주를 맡는 이런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제작사가 IP를 확보한 '우영우'의 경우 웹툰, 뮤지컬 등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영우' 웹툰을 5개국에 수출했고, 미국 쪽도 (계약을) 타진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뮤지컬로도 개발하고 있는데, 캐릭터만 살리고 세 가지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으로 현재 대학로 극장 하나를 확보해뒀다"고 말했다.

이어 "두세 개 극장을 더 확보해 뮤지컬을 공개하면 그 근처가 '우영우 타운'이 될 수도 있고 관광지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것이 저희 생존의 기반이 돼 더 좋은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소제작사들이 IP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저희도 처음에는 콘진원(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해주는 대출로 아주 낮은 비율의 이자를 갚아나가면서 제작을 했다"며 "그 금액이 IP를 확보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었지만,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작비 확보가 안 되면 연출이 아무리 뛰어나도 표현할 수가 없다"며 "정부가 (한국) 작품들이 계속 나아갈 수 있게 도움을 준다면 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인식 감독 



특별 세션에는 '우영우'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도 자리를 함께했다.

유 감독과 이 대표는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우영우'는 첫 회 0.9% 시청률로 출발해 마지막 회 17.5%로 막을 내렸고,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주간 시청 시간도 5주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유 감독은 "국내 드라마 방영 채널이 생소했기 때문에 3%만 나와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드라마 초반에는 '도대체 (ENA가) 몇 번이냐'는 반응도 있었다"며 "한국어로 된 언어유희가 많고, 법체계가 다른 나라에서 한국 법률을 언급하는 드라마가 인기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은빈 배우의 경이로운 연기가 가장 먼저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린 것 같고, 인간의 선함을 이야기하는 드라마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장애인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감수성도 폭넓게 (형성돼)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잔잔하게 감동을 주는 작품의 착한 매력에 끌려 연출을 맡게 됐다고 했다.

그는 "극악스럽지 않고 차분하고 잔잔하게 감동을 주는 대본이어서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출할 때 최우선 과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주인공에게 편안하게 감정 이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드라마를 통해 우리 아이 곁에 봄날의 햇살, 동그라미, 정명석 같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한다고 한 자폐인 가족의 호의적인 글이 기억에 남는다"며 "이런 희망은 판타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드라마가 이를 조금이나마 앞당기길 바랐다"고 말했다.

시즌2 제작에 대해서는 작품이 바로 나오기는 힘들겠다면서도 제작 가능성 자체는 열어뒀다.

유 감독은 "작품이 바로바로 나오기가 쉽지 않다"며 "미드(미국 드라마)의 경우 몇 개의 시즌을 예상하고 배우들과 계약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제작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들(배우들과 제작진) 헤어지기 싫은 마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여러 스케줄을 조율하고 여건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희망과 의지는 있지만, 시즌2 확정까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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