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도버 등반인 워싱턴마운틴서 여름 폭설에 조난사
중국계 지첸씨 워싱턴마운틴 정상 근처에서 조난
1.5인치 눈과 시속 80마일의 강풍에 시야 제로
보스톤코리아  2022-06-21, 23:00:13 
6월 20일 아침 눈 덮힌 워싱턴 마운틴 정상 관측소
6월 20일 아침 눈 덮힌 워싱턴 마운틴 정상 관측소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중국계 지첸(53)씨가 6월 13일 워싱턴마운틴을 등반하다 갑작스런 폭풍과 비, 폭설로 인해 조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씨는 신고 4시간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회생하지 못했다. 

토요일 오후 등반에 나섰던 지첸씨는 워싱턴마운틴 정상인근에서 시속 50마일이 넘는 강풍과 얼음비를 만났다. 목적지는 클라우즈헛오브더레이크였다. 기온은 섭씨 영하인 32도 이하로 떨어졌고 강풍은 체감온도를 15도로 만들었다. 

그는 아이폰 GPS를 통해 추적하고 있는 아내에게 문자로 “움직이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것같다”고 적었다. 그러나 조금 후 그는 움직임을 멈췄다. 아내가 구조대 호출을 묻자 바로 “그래, 죽을 수도 있을 것같다”고 답했다. 

아내인 리우씨가 911을 호출하자 911은 첸씨가 전화해 주길 요청했다. 첸씨는 세번의 문자를 통해 “반드시 전화해야 해야 해, 죽을 것 같아. 포기”라고 적었다. 그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구조대는 4시간 후 첸씨를 밝견했다. 숨은 붙어있었으나 심각한 저체온증이었다. 블리자드와 같은 조건에서 구조대는 그를 워싱턴 마운틴 정상으로 옮겼으며 그곳에서 대기한 구급차에 태워 베를린의 병원으로 후송했다. 한시간의 인공호흡 노력에도 결코 그는 다시 깨어나지 못했다. 

6월 중순에 워싱턴 마운틴은 얼마나 험악한 날씨로 돌변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이번 사건이었다. 마운틴 정상에서 약 1마일 떨어진 첸씨가 있었던 장소는 거의 바람과 눈비로 앞을 볼 수 없는 상태였다. 이는 하루 전인 금요일만 해도 많은 방문자들이 사진을 찍었던 날씨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이날의 험악하게 돌변한 날씨로 인해 다른 조난자도 발생했다. 첸씨의 아내가 뉴햄프셔 산악구조대(New Hampshire Office of Fish and Game)에 연락했을 때에는 이미 한무리의 구조대들이 센테니얼 트레일에서 부상당한 등반자를 구조하고 있었던 상태였다. 

첸씨의 사태가 급박해 보이자 구조대는 15명으로 구성된 전문산악구조대로 임시 수색팀을 편성해 구조에 나섰다. 센테니얼 구조팀 중 3명도 합류했다. 첸씨의 마지막 문자가 남겨진지 3세간 이후인 밤 9시 30분에서야 첫번째 구조팀이 수색을 시작했다. 

수색 시작시 날씨는 80마일의 강풍이 불었으며 비와 눈비, 그리고 눈이 동반해 내렸다. 수색팀은 한시간 후 첸씨를 발견했다. 

워싱턴 마운틴 관측소는 19일 아침 1.3인치의 눈이 쌓였다고 밝혔다. 

보스톤글로브에 따르면 첸씨는 엔진니어였으며 취미가 등산이었다. 또한 철학책에 심취한 철학자였다. 그가 가장 사랑했던 책은 “사피엔스(Sapiens)”였다. 이 책에서 가장 반복적으로 나오는 인용구는 “돌아보면 불가피했던 것들은 당시에는 결코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역사의 철칙이다”였다고. 

첸씨는 19세의 아들 키웬씨와 같이 등반하곤 했으나 그날 아들이 다른 일이 있어 혼자 등반하게 됐다. 첸씨는 이미 워싱턴 마운틴을 2번이나 등반했던 경험이 있었다. 

아들 키웬은 “그는 늘 산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무모하지 않고 언제나 날씨를 챙겼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모든 등반이 잘 됐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나 혼자니까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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