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열정이 남달랐을 뿐이다
보스톤코리아  2011-10-24, 14:52:48 
그레이스 켈리
그레이스 켈리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가영 기자 = 7장의 앨범, 500여회의 솔로 콘서트, 보스톤 팝스와의 협연, 오바마 취임식 연주, 버클리 음대 전액 장학금 조기 입학, 작곡자이자 싱어송 라이터, 보스톤 어워드‘올해의 재즈 아티스트’ 상 수상, 세계 3대 재즈 페스티벌 공연.

이 모두는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이름을 가진 신동 알토 색스폰 연주자, 그레이스 켈리가 19살의 나이로 이루워 놓은 흔적의 일부다. 게다가 최근 글래머 매거진 주최 ‘톱 10 여대생’ 어워드에서 뮤지션 부문으로 선정되기까지 했으니, 모나코의 왕비가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글래머> 매거진 어워드의 수상을 축하한다.
영광이다. 사실 수상 소식을 들은 건 6월말이었지만, 막상 잡지에 나온 것을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 <글래머> 매거진의 ‘톱 10 여대생’ 어워드는 올해로 54년째 내려오는 권위있는 상이다. 심사 과정 역시 매우 엄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올해만도 총 500명이 지원했다고 들었다.

최근 무려 7번째 앨범, <그레이스>를 냈다.
12살때 중학교 음악 선생님의 권유로 첫 음반을 낸 후, 매년 여름마다 꾸준히 작업을 해왔던 덕이다. 이번 앨범의 경우 2000년, ‘호모렉틱스’라는 이름의 재즈 페스티벌에 참가했을 당시 제작자 데이비드 하올스가 내 재즈그룹 퀀테의 연주를 듣고 가스펠 앨범을 제안해 성사되게 됐다. 종교적이고 영적인 느낌의 곡들이 주를 이루는 음반이다. 재즈 색스포니스트의 한계를 넘는 시도라 평가 받기도 해 뿌듯하다.

앨범 대부분이 본인의 자작곡으로 이루워져있다. 다작의 비결이라면.
주변의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사람, 현재 읽고 있는 책, 매일의 경험이 소재가 된다. 물론 정해진 데드 라인 역시 창작을 부추기는 힘 중 하나다(웃음)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원래 이름은 그레이스 정이었다. 하지만 두 살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어머니가 지금의 아버지인 로버트 켈리와 재혼하면서 그레이스 켈리가 됐다. 이름이 되기 전부터 그레이스 켈리를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마치 운명같다고 느꼈던 것 같다.

보스톤 팝스와의 협연이라니, 놀랍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당시 믿기지 않았다. 그 전까진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곡을 해본 경험도 없었다. 그래서 걱정되는 마음에 물었더니, “왜 안되겠나, 너라면 할 수 있다. 하지만 팝스와의 협연이니 완벽해야 한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40페이지의 악보를 완성했고, 연주 하게 됐다. 천국이 따로 없는 기분이었다.

재즈는 기술만으로 이루어지는 장르가 아니다. 재즈 ‘소울’을 갖췄다고 하기엔 사실 어린 나이 아닌가.
물론 5,60대 재즈 뮤지션들에 비한다면 경험도, 풀어낼 음악적 이야기도 부족하기만 할거다. 하지만 나의 재즈엔 그들에겐 없는 신선함과 순수, 냉소없이 바라보는 삶의 기쁨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재능을 처음 발견 한 건 누구인가.
중학교 음악 선생님. 나를 유치원때부터 봐오며 음악적 재능을 이끌어주셨다. 재즈 거성인 필 우즈나 윈터 마샬리스, 헤리 코닉 주니어, 헴튼 켈로웨 같은 멘토와의 작업으로 얻은 도움 역시 컸다. 리 코니츠의 레슨 역시 잊혀지지 않는다. 재즈는 즉흥적이어야 한다고 배웠다. 그 순간을 창조해야 한다고도. 결국 이 점이 내가 재즈를 가장 좋아하게 된 이유가 됐다.

대체 함께 연주해보고 싶은 재즈 뮤지션이 남아 있긴 한건가.
이후엔 드러머인 로이헨이나 폴 맥카트니, 스팅, 스티비 원더와 같은 뮤직션들과도 작업해 보는 것이 꿈이다. 재즈 뮤지션이라는 틀에 갖히는 것이 싫다. 장르 역시 재즈에서 락앤롤, 일렉트로닉까지 닥치는 대로 듣고 또한 연주하는 편이다.
일 전에 기타리스트, 조지 벤슨을 롤 모델로 꼽았던 것도 그가 재즈와 팝을 넘나들며 예술적인 진실성을 줄곧 간직하는 모습이 좋아보여서였다.

케이팝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 곳 버클리에서 조차 난리가 났다. 다들 ‘뉴 웨이브’라 부르며, 좋아들 한다. 나 역시 한국말을 잘 알아듣진 못해도, 즐겨 듣는 편이다.

매사추세츠 출신으로, 보스톤에서 처음 인정 받기 시작했다. 학교 역시 이 곳에 있고.
보스톤은 내게 집 같은 곳이다. 공연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관객들의 수준이 뛰어나고, 음악적 환경 역시 남다른 편이다. 재즈 뮤지션 역시 많아 음악적 인연을 발견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그레이스 켈리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나만의 사운드를 발견하는 것.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듣곤 ‘아, 이건 그레이스 켈리지’ 라고 생각하게 됐음 좋겠다. 지금처럼 꾸준히 앨범을 내고 다양한 장르를 접하려는 노력이 언제가 그 길로 데려가 줄 것이라 믿고 있다.
재즈는 부모님 세대가 듣던 음악이라는 편견 역시 깨고 싶다. 우리 세대와 재즈와의 틈을 좁히는 다리가 될거다.

gy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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