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입장에서 사업했다"
보스톤코리아  2010-09-27, 15:08:25 
박동준 사장 작고 후 릴라이어블을 이끌어 오고 있는 김영숙 사장
박동준 사장 작고 후 릴라이어블을 이끌어 오고 있는 김영숙 사장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기자 = 써머빌소재 릴라이어블 마켓이 30주년을 맞았다. 릴라이어블 마켓은 보스톤 지역에서는 올스톤 하버드 애비뉴 미림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토종 한인 식품점이다.

올해 30주년의 의미는 각별하다. 지난 2007년 10월 릴라이어블을 운영해왔던 박동준 사장이 작고하면서 급작스레 김영숙 사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아야 했다. 더구나 2009년 H마트란 대형 체인 한인마켓이 보스톤 지역에 진출하면서 그 입지가 상당히 흔들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릴라이어블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대형 마켓과 경쟁관계에서 공존하는 중형 마켓으로 오히려 탄탄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인 소비자들에게는 대형 체인의 대안 마켓으로서의 리더 격 역할을 해주고 있다.

김영숙 사장은 그 동안 릴라이어블과 코리아나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과로로 병원신세도 진 적이 있다. 그만큼 남다른 노력이 숨겨져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보스톤코리아는 김영숙 사장과 지난 9월 20일 전화 인터뷰를 통해 30주년을 돌아보았다.

릴라이어블이 30주년을 맞았다. 식품점을 개업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30년 전에는 한국 식품점이 거의 없어 상당히 불편했다. 캠브리지와 써머빌에 많은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었지만 한국장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생각해 큰 계획 없이 식품점을 열게 됐다.

릴라이어블이 성장하게 된 원동력은 무엇인지?
릴라이어블이 소비자 입장에서 사업을 했기 때문인 것 같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소비자 입장에서 정직하고 믿을만하게 운영했고 폭리를 취하지 않았다. 상당히 정직하게 장사를 했던 것 같다. 그게 오늘날까지 사업할 수 있는 뒷받침 이다. (김사장은 정직이란 말을 훨씬 더 많이 썼다)

그 동안 이름이 릴라이어블과 한국종합식품 두 가지로 쓰였는데 최근 릴라이어블 한 가지로만 쓰고 있다. 이유가 있는지?
릴라이어블은 현재의 위치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전신이었던 미국 정육점의 상호였다. 신용이라는 자체가 마음에 들고 그래서 계속 릴라이어블로 상호를 유지했다. 법적으로도 릴라이어블로 등록되어 있다. ‘릴라이어블’이란 신용 더 이상 가는 말이 있겠나. 말만 신용이 아니라 상호에 걸맞게 그런 자세로 사업을 해왔다.

그 동안 릴라이어블을 전담했던 박동준 사장이 작고하고 이를 이어받아 전혀 차질 없이 릴라이어블을 이끌어 오고 있다. 비결이 있는지?
그 동안 박사장님께서 기반을 잘 쌓아 오셨던 것 같다. 나는 식당(코리아나)을 맡아 오랫동안 일을 해왔기에 식품점까지 맡아서 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전에도 말했듯이 한인들에게 정직하게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상품이 유효기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아 손님에게 팔 수 없는 정도가 되면 과감하게 치어버린다. 내가 못 먹는 것은 손님들도 못 먹는다. 그런 것을 계속 이어받아서 하다 보니 (손님들과) 통하는 게 있었다. 손님들이 알아서 평가해줬다.

최근 대형 한인 마트 입점에 지역 터줏대감 마트로 꾸준하게 H마트와 경쟁하고 있다는 평가다. H마트 입점 후 어땠는지?
H마트가 이곳에 진출한다고 했지만 매장을 계약한 몇 년 후에 개장했다. 조만간 개장 하겠지 하면서 사실 두렵다는 거 보다 조금 힘들어 지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장하고 1주일 에서 열흘 사이에는 손님이 전혀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차별화되게 가자라는 생각을 했다. 중국제품보다는 한국의 농협제품 등을 쓰면서 차별화해야만 기존 손님을 확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손님들이 하나 둘씩 늘기 시작했다.
지금은 H마트를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일하다 보니까 중형 매장이 대형 마트 보다 이점이 있었다. 대형 마트는 관리가 힘든 반면 매장이 알맞게 적당해 관리가 쉽다. 수시로 제품이 이상이 있는지 점검하고 그러면 바로 바로 교체를 하니까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30년을 지나 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릴라이어블을 맡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제 3년 됐다. 어려웠던 점이 한 두 번 이 아니었지만 대형 마트가 들어와도 손님들이 찾아주는 것에 감사해서 가능하면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려고 하고 있다. 직원들도 잘해줘서 그나마 어려움 없이 일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업 운영하면서 어려움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뭐 그 정도 어려움이라고 보면 된다.

릴라이어블 만의 장점이 있는지?
위치가 좋은 것 같다. 시내에서 가깝고 넓고 시내에 이렇게 큰 마켓이 이점이다. 손님들이 가격이 가장 예민하다. 가격, 신선도 그게 최고다. 물론 친절도 중요하다.

지난 27년 동안 릴라이어블을 이끌어 왔던 박동준 사장의 노하우가 있다면
앞을 내다보고 사업을 했다. 사업에 열정도 많았고, 마인드가 10년은 앞서 갔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물품 구입 당시 상당히 선택을 잘했다. 개업 당시 그 때 벌써 일본 식품을 같이 취급했던 것도 그렇다. 일본 식품을 취급한 곳이 없었다. 릴라이어블만 유일하게 한국 식품과 일본식품을 동시에 취급했었다. 한국 고객뿐만 아니라 일본 고객도 잡을 수 있었다. (현재 대부분의 일본 식품점이 문을 닫았다. 일본인구의 감소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일본식품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을 흡수한 릴라이어블의 역할도 일정 정도 작용을 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30년 후 릴라이어블의 비전은?
(잠시 생각한 후) 릴라어블 마켓은 그대로 있을 것이다. 모든 면으로 봐서는 30년 후에는 지금의 몇 10배로 커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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