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세대들의 특별한 여름 나기
보스톤코리아  2010-08-30, 14:35:25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기자 = 지난 금요일 H마트에서 눈에 띄는 두 젊은이를 접했다. 아프리카를 돕는 기금을 모으고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어린이들의 펀드레이징이야 리커 스토어에서나 대형 슈퍼에서 흔히 보는 일이나 아프리카를 돕겠다는 펀드레이징은 드물다. 더구나 한인 젊은이들이었다.

호기심에 한참을 지켜보다 궁금한 점을 이것 저것 물었다. 대답을 하는 그들에게서 ‘참 밝다’라는 느낌을 받 았다. 자신감도 있고 신념도 있었다. 궁금증은 더 커졌고, 결국 약속을 정해 다시 발걸음을 하게 만들었다.

스스로를 G세대라 일컫는 이들은 강보경(25) 씨와 이준(23) 씨다. G세대는 글로벌 세대를 뜻한다. 올 11월 강보경 씨는 아프리카의 잠비아로 이준 씨는 말라위로 각각 떠나게 된다. 강 씨는 숙명여대에서 경제와 신문방송을 전공했고, 이 씨는 조선대에서 체육교육과 재학중이다.

이들이 소속된 단체는 비영리 교육기관으로 아프리카와 같은 빈곤지역의 개발 강사를 양성하는 IICD(Institute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 and development)다. IICD는 MA주 서쪽 끝 윌리엄스 타운에 위치해 있다. 이들은 14개월 코스인 프로그램 과정 중 6개월을 미국에서 배우고, 8개월을 아프리카에서 봉사하게 된다.

지난 5월 미국으로 건너와 세계에서 모인 젊은이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며 각종 교육을 비롯한 펀드레이징도 몸으로 부딪치면서 하고 있다. 펀드레이징을 위해 방문한 보스톤은 2주 째다.
그들의 여름나기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왜 여기에 오게 됐는가? 어떻게 IICD를 알게 됐는가?
강보경:
학교 교수님이 소개한 NGO전문가를 통해 이 단체를 알게 됐다. 국내에서 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국제적인 NGO에서 일하기 위해서 외국의 단체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특히 미국의 단체는 한국 NGO보다는 좀 더 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전문화 되어 있어서 택했다.

이준: 친구를 통해서 이 기관을 알게 됐다. 대학 생활중 해야 하는 일의 리스트 중의 하나가 해외봉사였다. 여기에 오기 전에도 해외봉사 활동을 했었다. 군대에서 허리를 다치면서 의병전역을 했는데 다쳐서 병원에 누워 있을 때 몸이 낫게 되면 사람을 돕겠다는 기도를 했다.

프로그램 비용이 14개월 프로그램에 $3950이었다. 어떻게 마련해서 왔는가?
준:
스크린 골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택시비를 절약하기 위해 자전거로 30킬로 왕복했는데 그만 해고되고 말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막노동이었다. 두 달 동안 일하고 돈을 모았지만 모자라 마지막에는 바지락까지 캐서 돈을 모았다. 그래서인지 약 2주 동안 오자마자 많이 아팠었다.

보경: 내 돈과 부모님의 돈을 합쳐 마련했다.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경제학과 졸업해서 친구들이 은행에 근무하고 있다. 또 KBS인턴을 해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부모님은 이런 기회를 살리지 않느냐고 반대하셨다. 지금도 반대하시지만 결국 부모님은 자식을 이기지 못했던 것 같다. 아버지는 몸도 약한 딸이 아프리카까지 가는 걸 영 내키지 않아 하셨지만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인정하신 것 같다.

이 프로그램 중에 미국에 있는 6개월 동안 $6,000을 직접 모아야 하는 것으로 안다. 현재 얼마만큼 모았는가?
보경:
13명이 공동으로 모아야 하는데 4만 5천불이 남았다. (계산기로 나눠 보니 개인당 3천 4백불 정도 남았다)펀드레이징 트립을 통해 기금을 모은다. 6달 동안 2주씩 네 번을 나가게 되는데 이번이 세 번째다. 피츠버그, 워싱턴 DC다.

벌써 세 번째이면 앞으로 한 번 밖에 안 남았고 기금은 절반을 채 못 모은 것이 아닌가?
보경:
만약 모자라면 기금모금 트립을 더 하게 되고 주말에도 기금모금을 해서 채워야 한다.

미국에서는 어떻게 생활하는가?
보경, 준:
13명이 공동체 생활을 한다. 아프리카 팀은 2월, 5월, 8월, 11월 팀이 있다. 이 단체는 규모가 크지 않아서 한 집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된다.
8시-9시까지 모닝코스로 수업을 듣고, 9시부터 10시 반까지 모닝 업이라고 해서 각자 맡은 곳의 청소를 해야 하며 일주일에 두 끼 정도 식사당번을 맡는다. 11시부터 1시까지 랭귀지 코스로, 포르투갈어를 쓰는 나라에 가는 사람은 포루투칼어를, 영어를 쓰는 사람은 영어를 배운다. 3시부터 아프리카 역사를 배우거나 현장 프로젝트 등을 배운다. 저녁에도 강의가 있다.
액션 위크에는 미국의 오개닉 농장에 가서 배우는 경우도 있다. 뉴욕에 가서 마이크로 크레딧 은행 그라민 뱅크에 대해서 공부하기도 했다.

가장 큰 어려움이 뭔가?
보경:
펀드레이징이 가장 힘들다. 다른 사람의 돈을 얻는 것이 가장 힘들다. 우리는 목표액이 있는데 그것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반면 좋은 것은 아프리카에 왜 가야 되고 아프리카를 왜 도와야 한다고 설명하다 보면 더 많은 동기 부여가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이런 펀드레이징을 해본 적이 없다. 놀라운 것은 미국인들은 기부에 대해서 아주 몸에 배어 있다는 점이다. 자기 대신 도와달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월마트 같은 저소득층이 이용하는 곳에 가는 경우 “미국이 먼저”라고 말하고 “아프리카가 아닌 나를 도와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가장 큰 보람은 뭔가?
(두 사람 모두가 대답을 못했다. 음-하고 망설이기만 했다. 모든 초점은 아프리카에 맞춰져 있으며 이제 그 과정이라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11월 아프리카의 잠비아로 떠나는 G세대 강보경 씨
11월 아프리카의 잠비아로 떠나는 G세대 강보경 씨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끼는 특별한 것이 있는가?
보경:
외국인들과 사는 것이 처음이다. 밥은 미국식으로 먹는다. 누가 식사 당번이냐에 따라 약간 스타일이 달라진다. 문화충격이 많았다. 충돌도 있었지만 문화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 미국에는 온 나라 사람들이 다 있다. 그런 데서 오는 생각의 범위가 확장됐다.

기부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는가?
보경:
워싱턴의 중국 분들은 잘 안 주셨는데 이곳에 오는 중국 분들은 정말 잘 기부한다. 한국 분들은 웃으면서 지나가고 주시는 분들은 큰 돈을 주시기도 했다. 오늘 어떤 한국 분은 50불을 주셨다.

준: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 같다. 피츠버그에 있을 때 미국인이 집에 초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개인에 대해 묻고 조언도 주었다. 감동적인 것은 한 고등학생이 사가지고 나오던 물건을 작은 것으로 바꾸고 남은 돈으로 기부했던 것이었다.

보스톤 한국사람은 어떤가?
보경:
대개 잘 도와 주신다. 조금만 설명해도 알고 있다며 도와주신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이해도가 높다. 어제 어떤 분은 ‘나는 NGO 싫어해. 좌파잖아?’하시면서도 기부하셨다. 그런 거 별로 안 두려워한다. 의문을 표하는 분들에게 설명하면 반드시 기부하시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에서 이런 일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은가?
보경:
세대가 완전히 바뀌었다. G세대다. 요즘 해외봉사는 필수다. 왜 한국에 관심을 안 가지고 외국에 나가느냐 하는 사람도 없다. 외국어도 잘한다. 나라를 경계로 우리나라를 챙겨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우리가 못살고 했을 때 원조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도 도와야 한다. 지구는 공동체로 본다.

왜 이런 일을 하게 됐나?
보경:
하나님의 사랑이 감사해서 이웃을 사랑하고 돕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돕는 게 행복했다. 대학 때 돈이 없어 내일 뭘 먹지 이럴 때 지하철에 있는 걸인을 도왔고, 이 사람이 행복한 게 내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프리카의 말라위로 떠나게 될 이준 씨
아프리카의 말라위로 떠나게 될 이준 씨
 
준: 라오스로 해외봉사 갔을 때 6살 된 어린이가 아주 잘 따랐다. 그런데 과거 경험으로 나에게 뭔가를 바래서 접근한 것이라 판단했다. 마지막 돌아오는 버스에서 그 어린이가 울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진심을 느꼈다. 상처가 컸다. 이와 더불어 누군가를 돕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이 이유가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보경: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 다른 NGO에서 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니면 미국에서 국제관계 석사 공부를 하고 싶다. 방송을 통해서도 이런 일을 알리고 싶었으니 그런 회사를 찾아가거나,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 생각을 바꿀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준: 자전거를 타고 아프리카 5천 5백 킬로를 일주하고자 한다. 자전거 여행을 통해서 모금도 할 수 있으면 한다. 애쓸래틱 트레이너를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 나 대신에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을 계속하고 싶다.

보경 씨는 11월 잠비아로 떠난다. Farmer’s Club이란 프로젝트를 맡았다. 자급자족하는 잠비아 인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수익을 창출하는 게 보경씨의 목표다. 워크샵을 통해 이 같은 기술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외 커뮤니티 미팅, 여성, 아이들을 위한 클럽 등도 운영 구상중이다.

준 씨는 말라위로 간다. Teacher training College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한다. 영어를 가르친다. 수업 외에도 개인적으로 전공인 체육학을 살려 축구 클럽을 만들고자 한다.
인터넷 후원을 원하는 한인들은 www.iicd-volunteer.org에서 할 수 있다. 반드시 박스에 May Africa Team 2010을 적어야 이 두 사람에게로 후원금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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