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공립 도서관 초라한 한국서가
보스톤코리아  2009-12-11, 23:15:01 
보스톤 공립 도서관에 꽃혀있는 한국책. 워드 97, 한글 97 등 10여년이 훌쩍 넘은 버전을 위한 책이 버젓히 꽃혀있다
보스톤 공립 도서관에 꽃혀있는 한국책. 워드 97, 한글 97 등 10여년이 훌쩍 넘은 버전을 위한 책이 버젓히 꽃혀있다
6백 10만권 도서중 475권만이 한국 아이템
‘한류’ 보스톤 공립도서관에선 찾을 수 없어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기자 = 미 최초 공립 도서관인 보스톤 공립 도서관 한국 섹션이 초라한 모습으로 수년간 방치되고 있다.

하버드 등 유명대학은 물론 미국의 역사를 상징하는 도시가 바로 보스톤. 이곳 다운타운 카플리 스퀘어에 위치한 보스톤 공립도서관은 1848년 매사추세츠 최고법원의 판결에 따라 설립, 미 최초 일반에게 공개된 대형 도서관이며 미 최초로 책을 무료로 대여해 준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한류’를 외친지 10여년이 되어가지만 적어도 이 역사적인 보스톤 공립도서관에서는 한류가 살아 숨쉬지 않고 있다.

도서관 2층, 각 국의 외국 서적이 전시되어 있는 서고에 위치한 한국섹션은 찾기조차도 쉽지 않다. 서가 선반을 몇 개씩 차지하고 있는 중국 책 및 일본 책과는 달리 한국 섹션은 한선반도 차지하지 못한 채 라오, 라티비안 책들과 선반을 나눠 쓰고 있다.

도서관 대변인 지나 퍼릴 씨에 따르면 한국 책은 총 475권으로 400권이 어른, 75권이 청소년 대상 도서다. 6백 10만권의 도서를 비롯 DVD 등 기타 소장 물을 포함하면 총 1천5백만 아이템이 소장된 대형 도서관에 단 475권만 존재하는 한국 섹션, 이것이 미국에서 한국 책의 현실이다.

턱없이 적은 수의 책만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니다. 겉 표지가 뜯어진 이광수 전집이 맨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옆 선반 ‘장군의 아들’ 소설 옆에는 워드 97, 한글 97 , 오피스 97활용 등 2009년인 지금, 거의 거들떠 보지도 않을 책들이 버젓이 자리하고 있다.

지나 퍼릴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한 답변에서 “(보스톤 도서관 외국 서가 관리자에게 알아본 결과) 최근 수년간은 한국 책을 새로 사거나 교체한 적이 없었다”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이처럼 한국 서적이 적절하게 업데이트 되지 않는 것에 대해 지나 퍼릴 대변인은 “한국 서적을 제대로 관리하고 서적을 분류할 수 있는 전문 업체의 부족으로 업데이트를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나 퍼릴 대변인은 “전문 한국 카탈로깅 업체를 발견해 서적을 정기적으로 보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에 대한 한인들의 피드백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당기간 한국 서적의 정기적 구입에 뒤쳐져 있었던 것은 결국 이 지역 한인들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도서관은 독자들과 시민들의 의견에 대응하기 마련인데 한국 서가가 초라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도서관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

보스톤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은 이곳 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낮은 인지도에 불만을 표출할 때가 많다. 그러나 도서관에 한국서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도와 인지도가 낮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한국어 책도 귀한 마당에 한국을 소개하는 영어책은 두말할 나위 없다. 사비를 털어 미국교사들에게 한국 역사를 가르치는 컨퍼런스를 개최한 한인 2세 학부모 아그네스 안 박사는 “미국내 대형 서점 도서관을 둘러봐도 한국 역사에 대한 영어 책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안 박사는‘요꼬 이야기’로 인해 한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고자 이 같은 노력을 한 것이다.

하버드에서 한국의 궁중 정원을 강의했던 심우경 고려대 조경학과 교수도 보스톤 총영사관에 보내는 이메일에서 “한국기업체는 활발히 홍보하고 있는데 한국은 없습니다. 하버드 도서관에도, Dumbarton Oaks도서관에도 중국. 일본 자료는 엄청난데 한국에 관한 자료는 전무합니다.”라고 한국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기사를 제보한 보스톤 유학생 박노순 씨는 “한국인으로서 정말 초라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도서관은 살아 있지만 한류는 살아있지 못한 까닭이다.

editor@bostonkorea.com
<끝>

3개국이 세들어 있는 선반에 한국 서적이 놓여있다.
3개국이 세들어 있는 선반에 한국 서적이 놓여있다.
 
선반도 초라하지만 뜯겨진채 보이는 이광수 전집도 보인다.
선반도 초라하지만 뜯겨진채 보이는 이광수 전집도 보인다.
 
복도에 설치된 서가에 자리잡은 일본 선반. 책이 여유있게 꽃혀있다.
복도에 설치된 서가에 자리잡은 일본 선반. 책이 여유있게 꽃혀있다.
 
중국 선반. 복도 양쪽 서가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중국 선반. 복도 양쪽 서가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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