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코비 엘스버리가 초대형 계약을 터뜨리며 다음 시즌부터 양키스에서 뛰게 된다

(보스톤=보스톤코리아) 정성일 기자 = 보스톤 레드삭스의 1번 타자이자 중견수로 활약했던 저코비 엘스버리가 뉴욕 양키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엘스버리는 2013년 시즌을 끝으로 레드삭스와의 계약이 끝나면서 프리 에이전트 시장에서 외야수 중 최고 몸값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엘스버리의 양키스행 뉴스를 최초로 보도한 것은 뉴욕 데일리 뉴스였다. 지난 3일 밤에 엘스버리가 양키스와 계약을 맺었다는 뉴스가 터졌고, 이어 CBS 스포츠가 7년에 1억 5천 3백만 달러라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보도했다.

빠른 발과 뛰어난 수비, 곱상한 외모까지 더해 엘스버리는 레드삭스의 인기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엘스버리는 프리 에이전트가 되자마자 레드삭스의 최대 라이벌인 ‘악의 제국’ 양키스를 다음 행선지로 택했다.

레드삭스 팬들에게 이런 경험은 처음이 아니다. 2005년 자니 데이먼이 레드삭스를 떠나 양키스로 옮긴 상황과 엘스버리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양키스로 향하는 모습이 여러모로 비슷하다.

엘스버리의 양키스 행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지만 조금은 의외라는 것이 시장 반응이다. 양키스는 언제나 그렇듯이 프리 에이전트 시장에서 큰 손이지만 올해는 프리 에이전트 계약에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런 이유로 엘스버리의 영입에 더 적극적이었던 팀은 레인저스와 마리너스였다. 양키스는 지난 주말에 카를로스 벨트란과 접촉했으나 합의가 어렵다고 판단, 엘스버리로 선회하여 빠르게 계약을 이끌어냈다.

이번 계약에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어 엘스버리가 2021년에 옵션을 행사하면 계약 규모는 8년에 1억 6천 9백만 달러가 된다. 1억 6천 9백만 달러는 2001년 매니 라미레즈(레드삭스)와 2012년 맷 켐프(다저스)의 8년 1억 6천만 달러를 넘어선 역대 외야수 최고 금액이다.

엘스버리를 영입한 양키스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한 것으로 보인다. 엘스버리는 2011년에 아메리칸 리그 MVP 순위 2위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보였지만, 그 이후 성적은 2011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1년에 엘스버리는 타율 .321, 홈런 32, 타점 105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1년 이후에는 2시즌을 합친 홈런이 13개이고, 2010년에는 갈비뼈 부상으로 시즌의 절반 가까이를 결장했다.

지난 시즌 엘스버리는 타율 .298에 OPS(출루율+장타율) .781을 기록했다. 56번의 도루를 시도해 52번 성공했다. 포스트 시즌에는 14득점과 6번의 도루로 레드삭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레드삭스는 엘스버리의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꾸준하게 노력해왔다. 그러나 엘스버리는 프리 에이전트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가늠해보고 싶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올해 시즌이 끝난 뒤에 레드삭스는 1억 달러 선에서 엘스버리를 붙잡아 보려고 했으나 이미 엘스버리의 시장 가치는 레드삭스의 예산을 훨씬 뛰어넘었다.

엘스버리의 대형 계약이 터지면서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추신수는 엘스버리보다 수비와 도루는 약하지만 장타력과 출루율은 앞선다. 엘스버리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선에서 추신수의 몸값이 결정될 것으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추신수가 엘스버리와 같은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일한다는 것도 연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엘스버리는 계약에 앞서 4개 구단이 관심을 보였지만, 추신수는 레드삭스와 양키스를 포함해 8개 구단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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