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의 미국 의대 진학 (1)
보스톤코리아  2014-11-03, 17:38:10 
2014-07-25
 
 누구나 알아주는 명예,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봉사 정신, 높은 연봉까지…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는 많다. 한국에서의 상황도 비슷하지만 미국에선 특히 의사가 연봉이 가장 높은 직종 중 하나이고(연평균 소득 22만 달러 이상),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 2위로도 의사가 꼽힌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 미국에서 의대에 진학하거나, 의사 면허를 딸 확률은 어떨까?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는 한국인이 미국에서 정식 면허를 가지고 의료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가장 흔하고, 일반적인 방법은 미국의 의학 대학원을 졸업해서, 미국 의료면허 시험(USMLE)을 통과한 후에, J1(교환 방문) 비자를 받아 수련의(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친 다음, 일단 한국으로 귀국해 2년 간 체류한 후, 다시 H1(취업) 비자를 신청, 취득해 미국 병원에 취업을 하게 된다. 만약 미국에서 의대를 졸업하지 않고 한국 혹은 다른 나라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면 국가 자격증인 미국 의사 면허증이 요구되기 때문에 의료면허 시험 통과부터 시작해야 한다. 즉, 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미국 의학 대학원에 다시 입학하거나, 한국에서 의사 면허증을 딴 후에 미국 의료 면허를 다시 따야 한다.

 위의 과정은 사실 유학생이 아닌 미국 시민권자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유학생으로서 가장 어려운 관문은 의사가 되기 위한 길고 긴 여정의 첫 발걸음부터다. 의사가 되기 위해선 의학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당연한 이야기지만, 수치만 놓고 보더라도 이 당연한 일이 시민권이 없는 유학생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미국 의학대학 협회(AAMC: 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에서 작년에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의학 대학원에 재학 중인 의대생은 총 83,424명이었다. 그 중 스스로 Asian origin이라고 밝힌 학생은 18,530명으로 약 22% 비율이다. 하지만 origin은 말 그대로 동양계 미국인이라는 이야기일 뿐이고 실제로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는 유학생 신분은 1,559명으로 전체 의대생 중 2%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1,559 명 중 약 70% 이상이 미국과 유사한 의학 교육 과정이 있는 캐나다 출신이기 때문에,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순수한 한국 유학생 출신의 미국 의대생이 얼마나 적은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방식으로 계산을 해봐도 유학생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현재 미국 대학 혹은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해외 유학생은 약 82만 명 정도로 지난 10년 간 약 40% 가까이 증가했다. 이 숫자는 매년 3~8% 정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미국은 2020년까지 백만 명 이상의 유학생을 유치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국 의학 대학원들이 유학생들에게 입학 허가를 내주는 비율은 이 수치와 전혀 상반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 미국 의대에 지원한 유학생 1,419명 중 합격 허가를 받은 학생은 199명이었다. 이는 약 14%의 합격률로, 미국의 상위권 대학이나 대학원의 평균 합격률과 비교해 봤을 때는 꽤 높은 수치인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작년에 의대에 지원한 미국인 중 약 42%가 합격하여 의대생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단순하게 계산해도 유학생이 미국 의대에 진학하기가 3배 어렵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유학생의 의대 진학이 훨씬 더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또 있다. 미국의 141개 의학 대학원 중 반 이상이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으면 원서조차 받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주립 대학교 산하의 의학 대학원은 주 정부에서 교육 예산을 받기 때문에 굳이 유학생에게 높은 수준의 의학 교육을 제공할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 즉, 대부분의 주립 대학교 의학 대학원은 유학생을 받을 이유도, 여유도 없는 것이다. 

 사립 대학교라도 하더라도 사실 사정은 비슷하다. 미국 국민이 아닌 이상 정부에서 받을 수 있는 여러 장학금 혹은 보조금 지원, 심지어 학자금 대출조차 기회가 없고, 결국 유학생에게 들어가는 교육 비용은 대학 측에서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실제로 많은 사립 의대가 유학생 스스로 학비를 조달할 수 있다는 증명, 즉, 4년치 의대 수업료-약 2억 5천 만원 상당-를 예탁 계좌의 형식으로 등록 시 요구한다.

 결국, 한국 유학생이 시민권이나 영주권 없이 미국 의학 대학원에 입학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들다'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다. 

(다음 칼럼에 계속)

오승준 (Albert Oh)  
SD Academy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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