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과 그에 따른 연봉 (3)

지난 칼럼에서 4년제 학사 학위를 받고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받는 초봉이 높은 직종의 전공들, 그리고 커리어가 진행되면서 연봉 인상률이 높은 전공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돈 잘 버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 할까?

사람들이 받는 연봉과 혜택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제공하는 PayScale과 세계에서 가장 큰 고용 웹사이트 중 하나인 Monster.com이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 특별한 교육(대학원 이상)이나 특수한 훈련, 혹은 경험이 필요한 직업들(의사, 변호사, 파일럿 등)을 제외하고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만을 받고 직업 전선에 뛰어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장 빨리 ‘Six-figure Salary($ 100,000)’를 벌 수 있는 전공을 조사한 것이다. 즉, 연봉으로 10만 불을 받게 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가장 적게 드는 전공은 어떤 전공인지, 그 결과를 살펴보도록 하자.

 (*모든 수치는 같은 전공을 선택한 사람들 중에서 연봉이 상위 25%에 위치한 사람을 기준으로 하였다. 즉, 같은 전공자 중 25%는 이 수치보다 더 높은, 75%는 더 낮은 연봉을 받는다. 계산된 급여는 연봉, 시급, 보너스, 수익 배분, 주식, 수수료 등 모든 형태의 수입을 포함하였다.)

석유 공학 전공자(4년제 학사 학위 한정)들이 ‘가장 빨리 10만 불을 벌 수 있는 전공’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다른 전공과 비교해 가장 높은 초봉으로 시작하는 데다가 경력이 쌓이면서 올라가는 연봉의 인상률 또한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석유 공학에서는 석유가 매장되어 있는 지역을 분석하고 원유를 시추해서 정제하는 방법을 배운다. 뿐만 아니라 석유를 운반하여 사용 가능한 상태로 만들기까지 필요한 모든 과정을 공부한다. 때문에 모든 산업의 기본 동력 자원이 되는 석유에 대해 공부한 사람이 높은 급여를 받는다는 것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 게다가 석유의 매장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고 그 가격은 점점 올라가는 추세다. 현재 ‘가장 돈 잘 버는 전공’인 석유 공학뿐만 아니라 차세대 에너지원이라 불리는 원자력 에너지를 연구하는 원자력 공학(Nuclear Engineering), 그리고 제품의 효율적인 생산과 적용에 꼭 필요한 신소재를 연구하는 소재 공학(Material Science) 등이 떠오르는 전공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컴퓨터 공학과 화학 공학 역시 이 조사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컴퓨터 공학은 전자기기의 이해나 프로그래밍 외에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디자인 요소를 배운다. 컴퓨터는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컴퓨터 엔지니어 또한 폭넓은 산업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미국 노동 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컴퓨터 공학은 향후 5년 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직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한다. 화학 공학 또한 더 이상 실험실 안의 얘기만은 아니다. 화학 산업 외에도 의료, 건축, 제조업 등 여러 분야에서의 이미 화학 공학을 필요로 하고 있다.

물론 폭넓은 영역에서의 높은 응용력은 경제학, 수학, 물리 등의 기초 학문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경제학은 단순히 돈만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경제에 미치는 작고 큰 영향을 역사, 사회, 정치적 관점에서 배우기 때문에 넓은 시야를 가지고 여러 산업의 경제 분석을 할 수 있다. 미 노동청이 2년에 한번씩 발행하는 ‘직업 전망 안내서(Occupational Outlook Handbook)’에는 경제학자들의 수요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나와 있다. 특히, 경영, 과학, 기술 산업 등의 컨설팅에서의 전망이 좋다고 한다. 응용 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 또한 사업, 정치, 심지어 일상 생활에서의 실질적인 문제를 수학적 이론과 접근법을 통해 해결한다. 예를 들어, 수학자들은 모델링을 통해 제조 공정의 효율을 높일 수도 있고 신약의 효능을 분석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광범위하게 응용이 가능한 기초 학문들이 1, 2, 4위인 공학 계통의 전공들을 제외하고 소위 ‘돈 잘 버는 전공’ 리스트의 상위권에 올라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오승준(Albert Oh)
SD Academy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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