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타이, 무령왕의 도움으로 천황에 즉위하다
보스톤 전망대
보스톤코리아  2023-01-23, 12:43:59 
백제 무령왕이 일본 게이타이 천황에게 보내는 인물화상경(일본 국보)
백제 무령왕이 일본 게이타이 천황에게 보내는 인물화상경(일본 국보)
"백제에서 온 손님들을 조정에서 대접했다. 상서로운 연꽃이 검지에서 피어났다. 한개의 줄기에 피어 있는 두송이의 연꽃". 이글은 일본 34대 조메이 천황 당시에 백제의 사신들이 일본을 방문했을때 그들을 접대하는 과정에서 상서로운 연꽃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기록한 것이다. 이는 백제와 일본을 하나의 줄기로 보고 있다는 암시라고도 할 수 있다.

일본 38대 천지 천황때 일본서기에는 백제의 멸망을 지켜보며 "백제의 이름이 오늘로 끊어졌다. 조상의 분묘가 있는 곳을 어찌 갈 수 있겠는가"라고 하며 함께 슬퍼하였다. 이처럼 두나라의 아름다운 관계는 백제 무령왕과 왜국의 게이타이 천황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오늘 두나라의 관계가 옛날처럼 복원되기를 기원하며 이글을 시작한다.

때는 서기 499년 왜국의 무열(武烈) 천황 년간이 시작되면서 일본서기에는 그에 대한 포악한 행적이 넘쳐나 그의 잔인함이 걸주(桀紂)에 비견할 만 하였다. 그는 임신한 부인의 배를 가르고, 생 손톱을 뽑고, 사람을 나무 꼭대기에 세워 놓고는 나무를 잘라 사람이 떨어져 죽는 장면을 즐겨 보곤 하였다. 서기 501년은 백제 무령왕 원년으로 백제 왕족 의다랑(意多郞)이 외교 사절로 왜국에 있는 중에 갑자기 원인 모르게 사망하였다. 사람들은 아무래도 의다랑의 죽음은 무열천황의 학정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무령왕은 4년동안 왜국과의 통교를 끊어버렸다. 4년이 지나서야 마나(麻那)라는 백제왕족을 사신으로 삼아 무열천황에게 보냈는데 그는 백제 국왕의 친족은 아니었다. 마나를 보자마자 무열천황은 백제가 수년동안 왜국과의 관계를 끊은 점에 대해 몹시 분노하고 있었다. 그는 백제 사신이 공물을 받쳤음에도 지난 4년간 공납하지 않았다고 분노하며 사신을 그대로 머무르게 하고는 돌려 보내지 아니하였다.

그 다음 해가 바뀌게 되자 무령왕은 자신의 아들 사아(斯我)를 왜국 사신으로 보내 무열천황을 달래게 된다. 당시 왜국 정국은 꽤나 혼란스러웠다. 그런 상황 중에도 자신의 아들까지 왜국으로 보낸 것은 믿을만한 구석이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이때는 이미 오호도(게이타이)왕자 세력과 백제 도래인들이 이미 정국을 장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믿어지고 시아는 응원병으로 참가한 셈이었다. 이때 무열천황은 말년에 못을 파고, 동산을 쌓으며 사냥을 즐기고 있었는데 천하 사람들은 굶주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주야로 여인과 술에 취해 살다가 갑자기 열성궁(烈城宮)에서 급사하였다. 그가 어찌되어서 죽었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당시의 강자 오호도 왕자가 그를 제거한 듯 보인다. 그가 사망했을 때 그의 나이는 19세, 혹은 57세, 또는 61세로 여러 설이 있는데, 문제는 죽은 무열천황의 대를 이을 후손이 한사람도 없는 것이었다. 천황이 죽자 후사를 결정하려고 대반 대련 금촌이 왜언왕(왜언왕)을 천황으로 천거했지만 당대의 실력자 오호도(男대역)에게 감히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삼아 천황이 되기를 탐하기 보다는 조용히 숨어 버리는 길을 택하게 된다. 왜언왕이 숨어버리자 금촌은 남대역 오호도 왕자를 26대 천황으로 받들어 모시니 그가 바로 게이타이 천황이다. 그는 응신천황의 5세손으로, 어머니는 수인천황의 7세손이다. 부친은 게체천황이 어렸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일본서기에 기록되어 있었다. 백제 무령왕의 딸 수백향(手百香)이 황후가 되어 후궁의 일을 다스렸는데 황후가 되기 전에 여러 부인들과 소생들이 있었음에도 수백향이 황후가 되는 것을 기다린 것이다.

게이타이 천황의 즉위를 둘러싸고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문제는 일본서기 기록중 한 권이 없어져 정확하게 계보를 쓸 수 없는 것이다. 현재 일본 학계에서는 게이타이 천황이 정말 오진천황의 5세손인가하는 문제의 진위를 밝히기 보다는 야마토 왕권의 중추를 이루고 있던 소가씨 같은 호족들의 지지로 게이타이가 천황으로 즉위했다는 사실에 더 중점을 두고 잇다는 것이다.

신찬 성씨록, 헤이안시대 초기 사가 천황이 편찬

오사카 지역에 여러 소국들이 있었는데 야마토가 이들의 중심에 있었다

응신 천황 일본에 정주

부여계 기마만족이 야마토 대화 정권을 세웠다

게이타이를 죽음으로 이끈 반정(磐井)의 반란
임나 4현을 백제가 빼앗아 가자 땅을 빼앗긴 가야는 신라와 결속하게 되었고 또한 왜국 조정도 국론이 양분되게 되었다. 축자국의 반정은 원래 가야사람이었는데 왜국인이 된 사람이었다. 그는 임나지역은 마땅히 가야인들에게 땅을 돌려 주어야 한다며 주장하던 중에 반란을 일으켰다. 게체천황은 모야신 장군과 물부대련 녹록화로 하여금 반정을 사살하고 반란을 진압시켰는데 임나의 구사모라(지금의 마산?)성을 차지해 버렸다. 이는 게체천황의 밀명에 의한 것이었다. 게체천황은 가야의 혼란을 이용해 백제, 신라처럼 가야땅의 일부를 차지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때 백제 무령왕은 이미 사망했을 때였다. 그러나 백제 신라가 연합하여 모야신을 공격하자 게체천황은 모야신으로 하여금 임나에서 철수하도록 하였다. 만약에 백제, 신라에게 모야신과 게체천황이 밀약한 것이 탄로나면 게체의 입장이 난처해질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모야신은 대마도에 이르러 목숨을 잃게 되는데 일본서기에는 그가 병들어 죽었다고 하지만 정황으로 짐작하면 그는 게체천황에게 암살당한 듯싶다. 괴이한 것이 있었으니 천황 25년 2월에 천황이 사망했는데 태자와 황자가 모두 죽었다고 한다. 정변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왜국은 일찌기 웅략천황이 고구려, 신라로부터 빼앗은 대마도로부터 완전히 축출 당한다. 그리하여 대마도는 660년 백제가 망할 때까지 소유권을 차지하려고 백제, 신라간의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게 된다.

일본 천황은 백제 사람이다
오늘날 일본인들은 일본 황실이 한번도 단절되지 않고 지금까지 2,000여년 동안 이어져 왔다는 뜻으로 천황제 국가 이데오르기의 근간을 이루는 만세일계(萬世一系)의 관념을 가져오고 있었다. 때문에 일본의 권력자들은 천황의 자리를 찬탈할 능력을 가졌더라도 직접 권력을 빼앗는 것을 꺼렸고, 쇼군같은 직위를 통해 천황을 유폐하고 우회적으로 통치하였다. 만세일계라는 용어는 1867년에 명치유신 때의 태정대신 이와쿠라 도모미가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이다. 2차 세계대전 직전까지도 일본인들은 천황가의 혈통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 해왔다. 그러나 이제 아키히토 상왕은 본인 자신이 이 금기를 깨고 일본황실과 무령왕의 백제 혈족에 대해 말하고 있다. 두 사람의 역사 학자들은 만세일계의 황통이 천황가의 백제왕가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천황가가 여러번 교체되었다는 주장이 제기 되면서 천황가의 혈통 금기는 차츰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천황가 교체설은 동경대학의 에가미 나미오(江上波夫) 교수가 제기하였다. 그는 고대 일본에 국가를 처음 세운 것은 일본 민족이 아니라 기마 민족이 한반도를 거쳐 규슈에 상륙했다가 4세기말에 기나이로 이동해 야마토 조정을 세웠다는 "기마 민족설"을 1948년에 발표하였다.

그 뒤 와세다 대학의 미즈노유 교수는 1952년에 3왕조 교체설을 주장하였다. 그는 일본 최초의 천황은 진무천황이 아니라 제10대 스진천황이고 그 다음 왕조는 앞 왕조와는 혈연 관계가 없는 규슈에서 올라온 닌토쿠천황이 개조(開祖)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황가는 이전의 황통과는 혈연관계가 전혀없는 게이타이천황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일본 고대 황족과 귀족의 계보를 편찬한 신찬성씨록에는 30대 천황 비타츠가 백제왕족으로 기록되어 있다. 비타츠가 백제사람이면 비타츠의 할아버지 게이타이도 백제사람이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로 생각된다.


김은한 
보스톤코리아 컬럼니스트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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