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32세 풍월주風月主 신공信功(4)
보스톤코리아  2023-01-23, 11:30:19 
화랑 죽지竹旨의 활약상이 기록된 삼국사기는 671년 백제의 잔당(부흥군)들이 있던 가림성과 당나라 군사들이 주둔해 있던 석성石城(부여군 석성면에 있던 성이다)을 공격하여 대승한 이후, 더 이상의 기록이 없어서 그의 행적을 자세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그는 진덕여왕, 무열왕, 문무왕과 신문왕 등 4대에 걸쳐서 강병부국强兵富國에 일조했을 것으로 본다.  
한편 삼국유사에는 죽지랑의 출생신화 외에도 그에 관한 기록이 더 있다. 삼국유사에는 향가 14수421) 가 전하는데 그중에서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 는 화랑 득오가 죽지랑을 떠올리며 지은 노래이다. 
먼저 그 배경을 보면, 제32대 효소왕 재위시(692 ~ 702년 재위), 죽지랑이 이끌던 낭도 중에 화랑 득오得烏가 있었다. 매일 빠지지 않고 출석하여 주어진 임무을 성실히 이행했던 득오가 갑자기 열흘 가까이 낭문에 나오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죽지가 득오의 집으로 찾아갔다. 득오의 어머니 말에 의하면 아간(아찬, 6등급) 익선益宣이 와서 부산성 창직倉職으로 데려 갔단다. 그렇게 갑자기 떠나는 바람에 인사도 못했다는 것이었다. 즉 익선은 득오를 차출하여 멀리 떨어진 부산성에서 창고지기로 부역을 시켰다. 
이에 죽지는 떡과 술을 준비하여 낭도 137명과 함께 부산성으로 향했다. 
부산성에 도착한 죽지는 득오를 만나 가지고 간 술과 떡을 먹이고 나서, 익선에게 득오의 휴가를 요청하여 데려오려고 하였으나 거부당했다. 
그때 부산성을 지나던 사리使吏 간진侃珍이 세금으로 곡식 30석을 걷어 성으로 운반하다가 그 광경을 보게 되었다. 간진은 죽지랑의 선비를 소중히 여기는 인품을 아름답게 보았고, 익선의 융통성 없음을 추하게 여겼다. 그래서 운반하던 곡식 30석을 익선에게 주며 청을 받아드리길 거들었으나 통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말안장을 익선에게 주니 그제야 허락하였다. 
한편 이사건을 월성의 화주花主(풍월주의 부인)가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익선을 잡아다 그의 더러움을 씻겨 주고자 했으나, 익선은 이를 미리 알고 도망쳐 숨었다. 이에 화주는 익선 대신 그의 아들을 잡아다 성안의 연못에 목욕을 시켰다. 때는 마침 겨울인지라 익선의 아들은 얼어 죽고 말았다.
효소왕 또한 이 일을 전해듣고 나서 익선과 동향인 모량리 출신으로 관직에 있던 자들을 모조리 내쫓아 다시는 벼슬을 못하게 하였다. 게다가 승려도 되지 못하게 하였다. 혹, 승려가 되었더라도 사찰에는 출입을 금지하였다. 당시 원측은 해동의 고승이었으나 모량리 사람이라 승직을 받지 못하기도 하였다. 한편 왕은 간진의 행동은 의롭게 여겨 그의 자손들을 평정호손으로 삼아 상을 주었다. 
이 일이 있은 먼 훗날 득오가 죽지랑을 떠올리며 노래를 지었는데 이게 ‘모죽지랑가’ 이다(시대적인 배경은 학자들에 따라 조금씩 달리한다. 즉 진평왕 재위시 있었던 일화를 가지고 효소왕 때 노래를 지었다는 설이 그것이다). 
다음은 득오가 지은 ‘모죽지랑가’ 이다(최철 풀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인용). 
<간 봄 그리워함에 모든 것이 서러워 시름하는데
아름다움을 나타내신 얼굴이 주름살을 지으려 하옵내다
눈 돌이킬 사이에나마 만나뵙도록 하리이다
낭이여, 그리운 마음의 가는 길이 다북쑥 우거진 마을에 잘 밤이 있으리이까>       

421) 삼국유사의 향가 14수는 다음과 같다. 제목만 나열한다.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 헌화가獻花歌, 안민가安民歌,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 처용가處容歌, 서동요薯童謠, 도천수관음가禱千手觀音歌, 풍요風謠, 원왕생사願往生歌, 도솔가( )率歌, 제망매가祭亡妹歌, 혜성가彗星歌, 원가怨歌, 우적가遇賊歌 이다.
삼국유사에 실린 14수에 더하여 혁련정赫連挺이 찬술한 균여전均如傳(원명 - 대화엄수좌원통양중대사균여전大華嚴首座圓通兩重大師均如傳)에 향가 11수가 전한다. 균여가 지은 보현십원가 11수는 다음과 같다.
예경제불가禮敬諸佛歌 – 모든 부처를 예배하며 공경하는 노래, 칭찬여례가稱讚如來歌 – 여래불을 칭송하는 노래, 광수공양가廣修供養歌 – 공양을 넓게 닦는 노래, 참회업장가懺悔業障歌 – 참회하여 업보를 짓는 것을 막는 노래, 수희공덕가隨喜功德歌 – 공덕을 수희 하는 노래(수희: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함), 청전법륜가請轉法輪歌 - 법륜을 굴리길 청하는 노래(법륜: 부처의 설법을 비유한 말), 청불주생가請佛住世歌 – 부처님이 세상에 머물길 청하는 노래, 상수불학가常隨佛學歌 – 항상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노래, 항순중생가恒順衆生歌 – 항상 중생을 따르는 노래, 보개회향가普皆廻向歌 – 회향을 두루 미치게하는 노래(회향: 자신의 공덕을 남에게 돌림), 총결무진가總結無盡歌이다(6세 풍월주 세종조에서 재인용).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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