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백학 White Crane
보스톤코리아  2022-11-28, 11:38:33 
내 아이가 즐기던 취미가 있다. 새를 관찰하는 거다. 한동안 카메라와 망원경을 메고 집을 나서곤 했다. 파랑새를 찍었는지 철새를 관찰하는지 그건 묻지 않았다. 백학白鶴일 수도 있겠다.

노래 백학은 드라마 모래시계에 배경음악으로 깔렸더랬다. 러시아 가곡인데, 들을적엔 가슴이 저린다. 드라마와 썩 잘 어울렸던 거다. 2차 세계대전중 징집되어 떠나 죽어간 병사들을 기렸다던가. 가사歌詞 보다는 듣는 쪽이 더 가슴이 먹먹하다. 러시아의 전승기념 행사 때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라 했다. 한국어 가사 번역이다.

노을진 하늘 저멀리 
슬픈 기러기때 날아가네
그무리 날개속에 빈자리 
지쳐버린 자린 내자리
아~

가을이 깊어 간다. 가곡 고향의 노래도 그럴듯 하다. 고향을 기리는데, 일절 가사는 다음과 같다. ‘국화꽃 져버린 겨울 뜨락에 /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 아 이제는 한적한 빈들에 서보라 / 고향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백학이나 기러기가 생각나는 건 겨울이 코앞이기 때문만은 아닌듯 하다. 러시아에선 백학이 다시 호출되는가.  징집령이 떨어졌는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때문이라 했다. 젊은이들이 전쟁터로 나간다는 거다. 러시아에선 다시 이 노래가 울려 퍼질 것인가. 

죽음의 백조. Swan of Death라 한다. 요즈음 한창 한국 신문에서 보인다. 사진에서 보는건 짙은 군청색 동체動體이다. 날렵하고 강인해 보인다. 그런데 백조와 백학과 기러기와 스완은 어떻게 다른가. 백조는 발레에서나 나올법 하다. 발레는 가벼운데, 백조는 전폭기와 사뭇 어울리지 않는 이름인듯 하다. 오히려 살벌하다. 

한국에선 봄이면 제비이고, 가을엔 기러기 일터.  기러기 울어 예는 하늘 구만리~  박목월 시인이다. 가을이 깊어만 간다. 아니 곧 겨울인데 흉흉한 소식만 들려 온다. 울적하다.

보스톤에도 철새는 있는가. 기러기처럼 떼지어 오고 가는 새들 말이다. 아이에게 물어봐야 할텐가. 

공중의 학은 그 정한 시기를 알고 (예레미야 8:7)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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