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가을 꽃
보스톤코리아  2022-09-26, 11:45:09 
한국에서 공부했던 이탈리아 교수의 술회이다. ‘수다스러운 하숙집 아줌마가 훌륭한 한국어 선생님이었다. 매일 이런저런 주제로 대화하면서 듣고 말하는 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늘었다.’ 그가 펼쳐 보이는 한국어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요샌 한국말을 제법 할줄 아는 외국인도 상당히 많다. 그런데 말은 곧잘 한다만, 글쓰기는 다르다. 또한 글쓰기에 앞서 글을 이해하는 문해력이 먼저 일수도 있겠다. 어휘력이라 해야 하나.

어휘력이라 하기에 떠오르는 신문기사가 있다.  심심甚深한 사과謝過를 지루하고 재미없는 사과라 잘못 알아들었단다. 또한 금일今日마감을 금요일에 마감으로, 고지식하다를 고지식高知識이라 오해한다는 거다. 사흘 (3일)을 사일인 4일로 우겼다던가.  이런걸 고지식 (성질이 외곬으로 곧아 융통성이 없다) 하다 해야 하나. 읽히는 대로 읽고 이해하려 했으니 말이다. 하긴 문해력이란 말도 그러하고 어휘력이란 단어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신문기사는 이어진다. 나무와 꽃이름을 요즈음 젊은이들은 너무 모른다. 불평을 듣던 젊은이의 항변이다. ‘꽃과 나무이름은 몰라도 커피 이름인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모카, 바닐라 라테는 압니다.’  연세지긋한 분들이야 그저 다방커피만 기억 할수도 있겠다. 봉지 커피던가. 

나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나무와 꽃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책꽂이 식물도감엔 한국품종인 나무와 풀과 꽃만 있다고 애써 변명한다. 어중간한 중늙은이 이며 어설픈 꼰대인가. 

풀꽃도 있다. 계절과 상관없이 어디서건 어렵지 않게 눈에 띄인다. 노란색도 있을 것이며, 분홍에, 흰색꽃도 있을 수있다. 그러나 그 꽃들을 이름없는 무명화無名花라 하진 않는다. 내가 모를 뿐이다.
가을꽃 중엔 국화도 있으며 코스모스도 있다. 용해원 시인의 코스모스 길 이다. 

코스모스 길을 따라
너무도 좋은 그대가 
달려올 것만 같아
대문을 활짝
열어 놓았습니다.
(용해원, 코스모스 길 중에서)

보스톤 가을꽃은 어떤게 있던가. 동네 어느집 마당엔 무궁화가 피었다. 단풍도 이젠 굵게 물들기 시작했다. 나무는 Maple 인가?

모든 이름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빌립보 2:9)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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